머언 시베리아에서 수문포 해변으로 백학이 날아왔어요
매년 새해가 되면 복을 한 아름씩 준다네요
-김선미(광주), ‘백학 날다’
학이 시베리아에서 오는 동안 황해도를 거쳐왔나 보다. 황해도굿의 백학이 장흥 수문포 해수욕장을 날고 있다. 황해도굿에서는 백학을 상징적으로 쓴다. 종이로 만든 백학을 굿청 중앙의 깃대에 세워놓았다가 굿 마지막에 날려 보낸다. 학은 십장생의 하나로 무병장수를 상징하며 인간의 염원을 담은 상서로운 새로 여기기 때문이다. 집안의 불길함이 물러나고 건강이 좋고 재수가 넘쳐나기를 치성하는 마음이 백학을 불러온다.
우리가 설을 정성스럽게 맞이하는 이유도 누구나 바라는 안녕 때문이다. 삶이 지금보다 나아지리라는 기대와 나아지기를 바라는 염원이 합쳐질 때 정성은 더 지극하게 된다. 백학의 저 염원의 몸짓처럼. 모두 새해 복 많이 짓고 복 많이 받는 해가 되기를 시베리아에서 온 저 백학에게 빈다.
시인·두원공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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