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철저한 대응 태세 구축으로 대형산불 예방하자
[기고]철저한 대응 태세 구축으로 대형산불 예방하자
  • 경남일보
  • 승인 2024.05.16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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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하철 함양국유림관리소 소장
신하철 함양국유림관리소 소장


꽃샘추위가 지나가고 기온이 높아지면서 산행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입산자 실화 건수가 점점 높아지고 있고, 산림과 인접한 논·밭에서 봄농사 준비를 위한 농산폐기물 소각 행위로 인해 산불 발생이 빈번해지고 있다.

산림청에서는 지난 2023년 산림보호법을 개정해 산림 인접지 100m 이내에서 소각을 전면 금지했지만, 여전히 불법 소각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금년 봄철만 해도 산림청 산불상황관제시스템을 통해 불법 소각 신고가 300건 이상 접수됐다.

지난 2023년 발생한 산불 피해는 총 596건, 피해 면적은 4992ha로 축구장 약 340개 크기의 산림이 산불에 소실됐고, 대형산불도 5건 발생했다.

산불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소각 산불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산림청과 지자체, 농업진흥청이 협력해 영농부산물 파쇄에 나서고 있다. 영농부산물 파쇄반과 소형파쇄기 등 인력과 장비를 지원해 고춧대, 깻대 등을 파쇄한다. 파쇄물은 바로 논밭 비료로 활용하고 소각으로 발생하는 미세먼지와 산불의 가능성 자체를 줄이고 있다.

대형산불을 예방하기 위해 산림청은 주도적으로 지상 진화 임무를 수행하는 신전략 이행을 위한 고성능 산불진화차량(UNIMOG)의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고성능 산불진화차는 일반 산불진화차량에 비해 담수량이 3~4배 많아(3500ℓ) 임도 등 산악지형에서 산불 진화능력이 탁월하다. 2023년까지 전국 각지에 18대 배치해 진화 현장에서 활용하고 있으며 앞으로 전국 총 100여대를 배치해 산불 발생 30분 내 초동 진화 완료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또한 산림청에서는 2021년부터 산불진화임도를 확충해 산불 발생 초기, 발화지점에 진화 인력과 진화 차량이 신속하게 접근해 대형산불로 확대되기 전에 초동과 야간진화를 가능하게 할 계획이다. 우리나라와 유사한 산림 환경(국토의 60%가 산림, 침엽수림이 약 50%)을 가진 핀란드에서도 약 13만㎞ 이상의 임도를 체계적으로 구축해 진화 인력 및 장비의 접근성을 향상시켜 산불 피해를 감소시킨 사례가 있다.

최근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기온으로 장기간 폭염이 지속돼 대기 중의 습기를 줄여 가뭄이 더 극심해지면서 식물이 바싹 말라 화재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고, 그 규모 또한 대형화되고 있다.

지난 수년간 전 세계적으로 초대형 산불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23년 8월 발생한 하와이주 마우이섬 산불은 피해면적 6879ha 이상, 시설물 2200채 파괴, 사망 100여명 발생 그리고 약 850여명의 실종자가 발생했으며, 캐나다 산불은 남한 면적(10만㎢)을 훌쩍 뛰어넘는 19만㎢ 이상을 태웠다. 산불 연기가 국경을 넘어 미국 동부와 남부 지역을 뒤덮기까지 했다.

이 수치들은 결코 먼 나라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나라의 2020년대는 2010년대보다 산불 피해 면적은 10배, 대형산불은 4배 증가해 평균 산불면적/대형산불 건수:(2010∼2019) 857㏊/1.3건→(2020∼2023) 8369ha/6건으로 심지어 2023년에는 역대 3번째로 많은 동시다발 산불(4.2, 35건)과 최초로 피해면적이 100㏊이상인 대형산불이 5건(4.3) 동시에 발생했다.

‘나 하나쯤이야, 안 걸리면 되지’, ‘이정도로는 불 안난다, 산불로 번지면 내가 얼른 끄면 되지’하는 안일한 마음이 수 천명의 평안한 밤을 앗아간다. 산림청 중앙산림재난상황실과 직원들, 전국 지자체의 산림 관련 부서 직원들, 소방관계자들이 오늘 밤도 무사히 지나가길 한마음으로 기원하고 있다. 현재까지 잘 가꾸어 온 산림이 한순간의 실수로 소실되는 일이 없도록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후대에게 온전히 물려주기 위한 국민 모두의 동참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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