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전체 319건)
[디카시] [차민기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봄 날
자꾸만 생각이 넘친다무겁게 눌러두었다자꾸만 생각이 흩날린다열매가 밀고 올라와어쩔 수가 없구나-조영래언어학자 로만 야콥슨에 따르면 ‘은유’는 선택을 통해 기존의 의미 대상에서 다른 의미를 추출하는 것이고, ‘환유’는 결합을 통해 의미 계열을 확장해 가는
경남일보   2014-04-18
[디카시] [차민기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충전
바람개비가 바람의 세기를 알려주자꽃은 단박에 전신주에게 무전을 타전한다.동풍은 오후 1시를 기점으로 마하 5의 세력으로 북상 중이라 하니 백만 볼트의 전류로 하루 종일 나를 충전시킬 것.-이기영시인은 늘 곤두선 감각으로 일상을 관찰해야 한다. 그리하면
경남일보   2014-04-11
[디카시] [차민기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피다
일하다 손가락이잘려 나갔다고꿈이 사라지는 것 아니듯나를 자른다고봄꽃 못 피우겠는가!-이시향 “세련된 남녀들이 화사한 봄빛으로 흘러 다니던 화사한 봄날 오후, 선반 기계에 잘려 나간 손을 공장 담벼락 양지 바른 곳에 묻으며 온 가슴으로 피울음을 삼켜야만
경남일보   2014-04-04
[디카시] [차민기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하늘 잎
물그림자로 젖으면이미 산이 아니다.잎맥이 움직이는하늘의 이파리다. -황영자 ‘모든 것은 변한다’는 명제 아래 변하는 것들의 찰나적 아름다움에 주목한 이들이 바로크시대 예술가들이었다. 우리를 둘러싼 외부 세계뿐 아니라 우리의 이성, 정신, 마음까지도 쉽
경남일보   2014-03-28
[디카시] [차민기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봄2
실어 오지 않아도뿌리지 않아도메말랐던 혈관 사이로물이 오르는 계절-조영래어딘가에 불이 났나 보다. 물주머니 매단 헬기의 프로펠러가 다급해 보인다. 그런데 시인은 저 물주머니를 아직 움 틔우지 않은 빈 가지와 연결 짓는다. 낱낱의 사물로 존재하는 저 아
경남일보   2014-03-21
[디카시] 꽃의 눈물
차갑던 그가 떠나고사랑이 찾아와 어루만지는 걸까.자꾸만 눈물이 흐른다.아직 뜨지도 않은 눈망울 사이로아무도 모르게 -조영래 우수도, 경칩도 모두 지난 날이다. 떠나는 것들과 다시 맞는 것들이 잠시 시간을 포개 앉아 서로를 토닥이거나 혹은 어루만지는 시
경남일보   2014-03-14
[디카시] 햇살 빨래
파란 하늘 말려 판판하게 다려낸 아침빨래집게가 남은 햇살 집어 말리고 있다.잘 마른 빨래냄새가 좋다, 비누냄새가 좋다.다냥한* 날에 잘 마른 봄날 하루를차곡차곡 개켜 어머니 곁에 놓아두고 싶다. -신진호 * 다냥하다 (=당양하다) : 햇볕이 잘 들어
경남일보   2014-03-07
[디카시] 두둠칫 둠칫
두두칫 둠칫쿵다리 사바라는 갏쏆쓯이니라. 두둠칫 둠칫 갏쏆쓯이니라.얄리 얄리 얄랑셩 얄라리 얄라. 전설 아니라 역사니라. 어쭈구리니라.구름에게 물어 봤죠. 무슨 뜻이냐고. 생각이 뭐냐고. 구름이 전봇대에게 가로등에게 소곤대더군요.제가 받아 적었습니다.
경남일보   2014-02-28
[디카시] 체온
햇살이 눈부시다. 그대를 기다리는 아침오지 않는 그대는 바람의 기둥서방인가.단 한 번 그대가 잡아준다면 그때의 체온으로천년만년 녹슬어 가도 좋을 텐데그대 없이 슬어가는 녹만 울음처럼 뜨겁다.-김왕노 햇살 아래 반질반질 손때가 묻어 검게 반짝이던 쇠문고
경남일보   2014-02-21
[디카시] 망부석
기다림이 멈춰버린 호흡 한 점 영원한 사랑의 풍장-황시은이탈리아 화가 모딜리아니는 평생을 가난과 질병(결핵)에 시달리다 죽었다. 그가 파리에서 열 다섯 연하의 미술학도 잔 에뷔테른을 만난 것은 그의 나이 서른 세 살 되던 해였다. 에뷔테른의 부모는 이
경남일보   2014-02-14
[디카시] 빗장
지금 내 시간은 갇혀 있다.당신을 그리워한 것도 아닌데무엇이 그리 서러운지말없이 당신을 보낸 어느 밤에비로소 내 울음이 들렸다.당신을 잠그고, 나를 잠그면사랑을 알게 될까.찰칵,-이재훈 우리는 어쩌면 평생을 가슴 반쪽으로 사는 지도 모른다. 철 들기
경남일보   2014-02-07
[디카시] 단체사진
쭈그려 앉아 있는 비닐하우스무릎을 구부린 언덕고개만 빠금 내밀고 있는 산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와버젓이 가운데를 차지한 전학생, 아파트아파트에게만 초점을 맞추는얄미운 선생님 -배정민 이 땅에 아파트가 처음 들어선 건 1962년의 일이었다. 70년대 초,
경남일보   2014-01-24
[디카시] 나이테
나무 안엔 수많은 바퀴가 있다.아침이면 달려서 나무가 밤에 이른 것도 이 바퀴 덕분새해 첫날에 출발하여 섣달그믐에 이른 것도 이 바퀴 덕분아니라면저 구름을, 바람을 누가 실어 날랐단 말인가.그걸 모르는 사람만이 나무를 쓰러트려 놓고야 확인한다.-복효근
경남일보   2014-01-17
[디카시] 복도
당신이라는 벽걸이를 힐끔거리며 지나가는 이 길의 끝을나는 알지 못한다.패턴처럼 누워 있는 시간의 정수리를 밟으며걸어갈 뿐 -정푸른새해 새 다짐으로 목청 돋웠던 일들이 허물어지고 말았다는 한숨소리를 여기저기서 듣는다. 돌이켜보면 그 다짐도, 허물어짐도
경남일보   2014-01-10
[디카시] 속수무책
필시 무허가 조업이지 싶다이판사판 휘갈겨대는 생애사의 한 모퉁이지구가 자전을 멈출 만큼 절박한 것들은 대개대본이나 인허가 없이 시작되는 법왈칵, 시퍼런 그리움 또한 그런 것이니-이문자 ‘그리움’이 ‘무허가 조업’과 같다는 발상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돌
경남일보   2014-01-03
[디카시]
초롱한 눈 위에 눈 쌓인다눈 위에 눈, 자꾸 내린다시퍼렇게 겨울을 읽는 저 눈거짓말은 하얗게 드러났다-권선희 겨우내 시린 바람에 온몸을 베이면서도 형형한 눈빛을 잃지 않는 청어떼들을 본다. 문득 멀거니 뜨고 있는 내 두 눈이 청맹과니같다는 생각.하얗게
경남일보   2013-12-27
[디카시] 변이
심장을 등지고 다리가 길어 나왔다내가 당신을당신이 나를오래 씹어 삼킨다-박우담 어느 날 아침, 단단한 등껍질과 여러 개의 가느다란 다리가 달린 벌레로 변해 버린 사내가 있었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 왔던 그는 더 이상 가족을 부양할 수 없게 된다. 사
경남일보   2013-12-20
[디카시] 타임캡슐
아직도 따뜻한 그의 가슴에 기대어천오백 년 전과 교신 중-김영주 함안의 옛 이름은 ‘아라가야’이다. 아라가야의 대표 유적지인 ‘말이산 고분군’에서 ‘말이(末伊)’는 ‘머리’의 한자음을 빌려온 표기이다. 따라서 ‘말이산’은 ‘우두머리의 산’을 일컫는다.
경남일보   2013-12-13
[디카시] 동행
언제인지도 모른 채너에게 젖어들고나에게 젖어들어둘이 같은 빛깔로물들어 가고 있다-고순덕 E. 프롬은 인간의 원죄를 ‘고독’으로 규정하면서 인간의 종교와 예술은 그 고독감을 견디기 위한 행위에서 비롯하였다고 보았다. 때문에 인간은 절대 그 고독을 온전히
경남일보   2013-12-06
[디카시] 사랑
진정 사랑을 원하므로 아득히 깊은 지층 같은 세상에수맥처럼 흐르는 네 사랑에게 나를 마중물로 내려 보내다오네 사랑을 만나 끝없이 철 철 철 지상으로 길어 올리게네 사랑이 나를 넘쳐나 그 누군가를 흠뻑 적셔도 좋으니팍팍한 세월이여, 나를 마중물로 아낌없
경남일보   2013-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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