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전체 319건)
[디카시] 사랑
진정 사랑을 원하므로 아득히 깊은 지층 같은 세상에수맥처럼 흐르는 네 사랑에게 나를 마중물로 내려 보내다오네 사랑을 만나 끝없이 철 철 철 지상으로 길어 올리게네 사랑이 나를 넘쳐나 그 누군가를 흠뻑 적셔도 좋으니팍팍한 세월이여, 나를 마중물로 아낌없
경남일보   2013-11-29
[디카시] 어머니 몸
고슴도치도제 자식이 제일이라지만모두 주고텅 빈 어머니 몸-권창순 평생을 품 안에 품고 애면글면 자식 앞날만 비는 목숨이다. 억센 가시를 보듬고도 행여 그 가시끝 뭉개질까봐 여린 속살로 온 가시를 보듬는 사람. 그렇게 아프게 찔리고도 짧은 비명 한 번
경남일보   2013-11-22
[디카시] [디카시] 환승역
마음은흔들리고 덜컹이는데시간은 소리없이 미끄러지듯 다가온다-조영래 가을, 떠남이 잦은 계절이다. 떠나는 사람과 보내는 사람이 각자의 길 앞에서 망연해질 때를 이르는 말을 헤아려 본다. ‘배별(拜別)’은 존경하는 사람과의 작별을 높여 이르는 말이다. ‘
경남일보   2013-11-15
[디카시] 글씨교본
저 빈칸에는 무엇을 적어야 할까.살, 살자, 그래 살아야지이, 이놈, 그래 이놈이밤새 술꾼들이 떠난 선술집 유리창글씨들이 입씨름 중이다.-임창연 모든 문학은 곧 ‘사람살이’에 대한 비유이고 치환이다. 저마다 살아가는 그 낱낱의 표정들이 시가 되고, 소
경남일보   2013-11-08
[디카시] 땅바닥 거울
단지 거울만으로 나를 볼 수가 없다해의 방향과 기울기와 뜨거움에 따라시시각각 변하는 산사나무 그림자네가 바라보는 동안만 선명한 내 맘 같은 -이문자 ‘그림자’는 고대로부터 하늘의 질서를 읽는 도법이었다. 영국의 스톤헨지, 이집트의 피라미드 그리고 신라
경남일보   2013-11-01
[디카시] 말 안하기
간밤에조신하기로 소문난 남원댁과어촌계장 박씨가초승달을 떨구고 갔다등허리에 꽂혀 내가 아프다.- 님의 디카시당 말기에 열한 명의 천자를 섬기며 백성의 어려움을 보살핀 ‘풍도(馮道)’라는 사람은 말(言)이 시대를 어지럽히는 한 까닭임을 깨닫고 ‘입은 재앙
경남일보   2013-10-25
[디카시] [디카시] 그랬으면
몰랐지내가 여문 게 아냐어느새 땅을 닮은 것일 뿐절로 고개 숙일밖에내 밥 먹은 사람들도서로 물들어갔으면-최광임 수천 년 이래, 사람이 자연을 본으로 삼는 것은 하늘 아래 절로 고개를 숙이는 저 겸손함 때문일 것이다. 사소한 일에 이름을 드러내고, 조그
경남일보   2013-10-18
[디카시] 마실 중
가을 햇살 너무 맑아 잠시 들에 나갑니다 모처럼 오시는데 서운함을 어쩌지요 굳이 날 찾으려거든 바람 끝으로 오시지요 -김영철 구한 말, 고종은 당대 유명한 화가인 소치 허련(許鍊·1809~1892)을 골탕 먹이려고 그에게 춘화(春畵) 한 점을 그리라
경남일보   2013-10-11
[디카시] 아버지
딸내미 시집보낼 때 얻은 빚이 아직 막막한데아내의 수술비가 파도보다 높다작은 호롱불로 저 거대한 섬광과 싸우는 사람- 이용철 누구에게나 어린 시절의 아버지는 ‘거대한 섬광’과도 같았을 터. 꼿꼿이 올려다보기엔 여린 목덜미가 뻐근해 늘 그 앞에선 절로
경남일보   2013-10-04
[디카시] 창원집 대추나무
비록 몸이 베이고 상한들내 영혼 한 잎 푸르르면야…….-이상옥 2008년 7월 4일 ‘이상옥 시인의 디카詩로 여는 아침’이라는 제목으로 연재를 시작한 지 8년이 되었다. 매주 금요일마다 디카시 1편을 소개하고 간단한 해설을 다는 방식의 이 연재는 디카
경남일보   2013-09-27
[디카시] 포용
강이 하늘을 품었다.달빛이 부축하는 어느 밤에소리 없이 별을 낳을 것이다.-詩門 거대한 우주도 유기체적인 관점에서 보면 인생사와 별반 다를 게 없다. 강이 하늘을 품으면 또 다른 생명체가 탄생한다. 달빛 고운 어느 밤에 강은 영롱한 별을 낳을 것이다.
경남일보   2013-09-13
[디카시] 태양초
처마밑에 비를 피하던 애들은송사리가 되었는데거친 비바람을 견뎌낸 아이들은붉은 연어가 되어 돌아왔다.-조영래 최근 디카시는 보다 정교하게 개념정리가 되고 있다. 디카시란 누구나 일상에서 만나는 사물의 이미지를 스마트폰 카메라에 담고 그 이미지가 전하는
경남일보   2013-09-06
[디카시] 여름과 가을 사이
뜨겁고 목마른 길을 간다고통을 이겨낸 열매들이 웃고 있다작은 거울 뒤로수확 창고가 보인다-조영래 인생길은 아무래도 뜨겁고 목마른 길이니, 계절로 치면 여름에 해당하는 것이리라. 물론 생에서 청춘시절은 봄일 것이고, 노년은 겨울에 해당하겠지만 전 생을
경남일보   2013-08-30
[디카시] 침묵의 여름
며칠 전 제초제를 뿌렸는데풀들은 그대로 말랐고풀벌레 소리는 끊겼다침묵의 여름이다머잖아 침묵의 봄*도 오려나* 레이첼 카슨이 쓴 책 제목-임창연 시골의 여름은 풀들로 무성하다. 풀의 무성함은 여름의 생명성을 상징하는 것이다. 그것이 지나쳐 풀은 금방 농
경남일보   2013-08-23
[디카시] 화양연화
하수구 아래 자리 잡았어도꽃 빛깔은 달라지지 않았구나베르사이유 정원이나하수종말처리장 옆이나피고 지는 시간은 공평한 것을-임창연 ‘생의 가장 아름다운 한때’를 의미하는 화양연화는 왕가위 감독의 걸작으로 알려져 있다.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때가 20대인지
경남일보   2013-08-16
[디카시] 그리고 오늘 아침
밤새도록 창에 기대 누가 훌쩍였다.흉터로 남은 저 울음 끝자락 낯설지가 않다.-이문자 사람만 슬픈 게 아닌가 보다. 너무 큰 슬픔 앞에서는 하늘도 우는 게 분명하다. 하늘이 밤새 울고 난 다음날 아침은 가슴이 시릴 정도로 청명하다. 그것은 하늘의 카타
경남일보   2013-08-09
[디카시] 전설
상족암 위에서 바다를 바라보는 원시인 시간의 지층 얼굴에 주름지고 초록빛 새살도 돋지만기다림은 끝내 돌로 남았다.-임창연 상족암에 저렇듯 늠름한 원시인이 계신 줄 몰랐다. 바다를 바라보는 원시인은 무슨 생각에 잠긴 것일까. 기다림은 끝내 돌로 남아 표
경남일보   2013-08-02
[디카시] 해킹
저 나무 이파리 모기장 같은 골조를 남겨두고 초록을 훔쳐가는 이는 누구신가 내 마음 수천 갈래 저곳으로 막 빠져나간다 -나석중 참 정교하다. 초록을 훔치는 기술이 예술이다. 필요한 초록만 훔쳐가고 초록을 형성하는 잎맥만 남겨둔 정교한 도둑이 아닌가.
경남일보   2013-07-26
[디카시] 구름
너무 무거우울어버리지 뭐.-詩門, 디카시는 일반 문자시와 달리 SNS 등을 활용하여 순간 포착 실시간 순간 소통하는 것이 이상이다. 일반 문자시와는 달리 착상 자체가 완결성을 지니는 것이다. 디카시가 경물의 순간 포착이니, 하이쿠처럼 짧은 언술을 지향
경남일보   2013-07-19
[디카시] 로드 킬 road kill
남들보다 더 높이나무와 허공 사이를 가볍게 날아다니던 그도결국길에 내려와 길을 멈추었다-조영래 아시아나 항공의 착륙사고도 인류가 과학기술로 자연적 질서를 넘어 더 빠르고 편리한 삶으로 무한질주하는 것이 과연 능사인가,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어차피 생
경남일보   2013-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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