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전체 319건)
[디카시] 저녁 무렵
하늘 위에긴 지퍼가 채워진다.어긋난 오선지에음표들이 맴돌던 하루아침까지는 악보 다듬을 시간이다.-조영래 거대한 우주를 한 장의 색종이로 담아 놓은 것 같다. 굉음을 울리며 하늘을 긋는 비행기 소리도 신의 오선지 속에서는 파리가 윙윙거리는 소리에 불과한
경남일보   2013-06-27
[디카시] 생명
누구의 작품일꼬 참 묘하십니다-임채주 생명만큼 질긴 것도 없다. 흙이 아닌 자동차 철판을 딛고 생명을 꽃 피우고 있지 않는가. 그러나 생명은 너무 허망할 때가 많다. 어느 신문 칼럼에서 읽은 군산 한길문고의 이민우(52) 사장 부음소식도 그렇다. 장서
경남일보   2013-06-21
[디카시] 아침
부드럽고 고요하다마음 하나 얹어스스르 여는 아침-김수안 어부는 아침을 스스로 여는 사람인지도 모른다. 미명 아직 어둠이 완전히 가시지 않았는데, 어부는 아침을 스스로 열고 있지 않는가. 아침이 오니까 할 수 없이 바다로 가는 것이 아니라 어부가 바다로
경남일보   2013-06-14
[디카시] 낙화
패잔병 아니다, 이 아름다운 전사들소명을 완수하고 맞이한 이 장렬한 주검들 -나석중, ‘낙화’는 시에 자주 등장하는 소재이다. 아름답게 피었다가 지는 모습을 보면서 사람들은 생의 덧없음을 느끼곤 하지만 시인들은 관습적 인식체계에 충격을 준다. 이형기의
경남일보   2013-06-07
[디카시] 풍경이란 이름으로
누가 더 아름다운지누가 더 빛나는지그들은 서로 묻지 않는다.그냥 ‘풍경’이라는 이름으로우릴 보고 웃는다.-김수안 그렇다. 자연은 최소한 아름다움을 다투지는 않는 것 같다. 누가 더 아름다운지, 누가 더 빛나는지 그들은 묻지도 않고 관심도 없는 듯하다.
경남일보   2013-05-31
[디카시] 소리의 몸
어느 별에서 칠년 묵언 수행 마치고살과 뼈가 바스러지는 오체투지로 여기 당도했는가득음을 이룬 뒤에 빠져나간 허물의 시간불볕에 지친 맴이* 스스로 풀어지는 그늘 아래소리의 몸이 금빛 통으로 남았다*‘마음’의 경상도 사투리-조경석 지난 4월 1일부터 5월
경남일보   2013-05-24
[디카시] 자족
난 괜찮아요그래도 여기가 내 집인 걸요 -나석중 벼랑 끝에 매달린 것 같은 위태로운 삶 속에서도 꽃을 피우고 의연히 민들레 홀씨를 바람에 날려 보낼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민들레 자신은 최악의 상황에 놓여 있지만 곧 홀씨는 바람을 타고 더 넓고 큰
경남일보   2013-05-17
[디카시] 등잔 밑
나팔꽃을 사랑한다고초록잎이 고백하고 있네요.날 사랑하는 이를 찾아보아요.사랑은 아주 가까이에 있어요.-김수안 하트 모양의 초록잎이 나팔꽃에게 사랑한다고 고백한다. 나팔꽃은 수줍은 듯 그 말을 듣고 있는 듯하다. 이 디카시를 쓴 김수안 씨는 사진작가로
경남일보   2013-05-10
[디카시] 꽃이 지다
비오고 바람불기 두어 세 번꽃잎 낱낱 새하얗다.꽃그늘 꽃자리 애닯은 꽃무덤-김수안 그렇다. 비 오고 바람 불기 두세 번이면 꽃잎 낱낱이 새하얗게 떨어져 금방 애닯은 꽃무덤을 만들고 만다. 그것이 생명의 법칙이다. 그런데 꽃은 어찌하여 주검조차 처연하게
경남일보   2013-05-03
[디카시] 성선설
아무리 모질고 매운 것들도외로움이 깊어지면온몸으로 푸르른 싹을 틔운다-조영래 저 빛나는 생명의 의지는 선임에 분명하다. 어떤 악조건 속에서도 생명의 의지를 꺾지 않는 저건 우리 시대를 향한 웅변과도 같은 것이다. 모질고 매운 것들도 외로움이 깊어지면
경남일보   2013-04-26
[디카시] 단감나무 속 그녀를 읽다
봄날 오후누가 가두어 놓았을까나이테가 따로 앉은 두 개의 방그녀는 날고 있다-황시은 단감나무를 베어 보니 나무 속에 갇혀 있던 그녀가 날아가고 있다. 참으로 신비한 형상이다. 무슨 신화 같기도 하다. 나무가 베어지지 않았으면 그녀는 영원히 감춰져 자신
경남일보   2013-04-19
[디카시] 하늘밭 이랑 사이
백설공주가 두고 간 겨울 속옷 몇 조각발갛게 열리는 외딴섬의 봄길-김경식 2012 공룡세계엑스포 디카시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고 ‘열린시학’(통권 66호) 2013년 봄호를 통해 시인으로 등단한 김경식 경남대학교 산학협력단 부단장의 작품이다. 지
경남일보   2013-04-12
[디카시] 낙화
짧다, 속절없다말하지 마라.무량히 피었다가무량히 지는 것,내 삶의 방식이다-하회당 영원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지상에서의 삶은 한 점과 같다. 50년을 살든 100년을 살든 윤동주처럼 20대에 생을 마감하든 한 점이기 마찬가지다. 그러니 무량히 피었다가
경남일보   2013-04-05
[디카시] 연륜
그의 나이는비바람과 햇살에 퇴색되어가늠할 수가 없다그래도 봄이 오면 꽃을 피운다-조영래 참, 자연은 신비롭기만 하다. 비바람과 햇살에 퇴색되어 나이조차 가늠할 수 없는 지경에도 한결같다. 아니, 연륜이 쌓일수록 더 기품 있고 고고하다. 저 매화가 내뿜
경남일보   2013-03-29
[디카시]
그대가 옆에 있어젖 부른 아가처럼 마음 늘 부르니이 봄 온통 아름다울 수밖에김수안 그대라는 이름을 부를 수 있는 대상이 있어 봄이 봄답고 봄이 더욱 아름다울 수밖에 없다. 그대가 옆에 있어 젖 부른 아가처럼 마음이 늘 부르다고 노래한다. 젖을 듬뿍 먹
경남일보   2013-03-22
[디카시] 마라토너
머나먼 바다의 자궁을 향하여산의 정충인 물방울들앞발과 뒷발을 모으고아득한 골짝물 굽어보고 있다 -나석중 참으로 신기하다. 거대한 우주가 인간의 몸 같기도 하지 않은가. 산속 거미줄에 걸린 물방울은 산의 정충인지도 모른다. 바다라는 자궁을 향해 출발하기
경남일보   2013-03-15
[디카시] 하남성 정주행 고속철에서
끝없이 펼쳐지는 중국 대륙에는하늘이 바다 대신 내려와 앉았다-이상옥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중국 북경을 거쳐 하남성 정주를 다녀왔다. 북경역에서 정주행 고속철을 타고 3시간 30분가량 달려 정주에 도착했다. 중국은 넓은 대륙이라 고속철로 달려도 끝없이
경남일보   2013-03-08
[디카시] 동행
당신과 함께 걸어온 이 길이 더 이상 오르막은 없는 듯합니다.하지만 이 멋진 세상의 내리막도 당신과 함께여서 행복합니다.-김명숙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포즈다. 동행이다. 수도승이 아닌 다음에야 혼자서는 외로워서 못 가는 것이 인생길이다. 퇴근 후 빤
경남일보   2013-03-01
[디카시] 등대
그는 바위섬에 서서어두운 항로를 멀리 비추는데나는 벽 앞에서앞가림에 급급하구나-조영래 신과 인간, 천상과 지상, 선과 악. 생에서 느끼는 절대적 간극 앞에서 절망스러운 적이 어디 한두 번이었나. 벽 앞에서 인간은 여러 가지 문화를 만들어 내었다. 종교
경남일보   2013-02-22
[디카시] 가족
우리 가족들의 대이동 가족이라는 조직으로 그 먼 길을 달려온 우리도란도란 피가 흐른다-박철현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말을 굳이 떠올리지 않아도 사람은 혼자서 살 수는 없다. 성경에서도 신은 남자인 아담을 먼저 만드시고 후에 아담이 남자로서 혼자 있는
경남일보   2013-02-15
 11 | 12 | 13 | 14 | 15 |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