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전체 319건)
[디카시] 의자
바다가 보이는 골목길혼자 비를 맞는다.오후 네 시의 칸트가 산책을 나서고빗방울 몇이 앉아 종알거린다-조영래 바다가 보이는 골목길을 개와 함께 산책하는 사람 뒤로 빈 의자가 있다. 매일 오후 네 시에 쾨니히스베르크의 산책로를 따라 산책하는 칸트의 모습을
경남일보   2013-02-08
[디카시] 겨울비에 젖는 저녁
높이를 버리고서야 비로소넓이를 얻는 빗방울들이 만든 레드 카펫,뽀송뽀송한 연인의 밀어 속 들어가는 길-이문자 유럽에서 전통적으로 빨간색이 권위를 상징하고 귀족을 대표하는 색인 바, 레드 카펫은 최고의 환대라는 뜻이 담기게 되어 영화제 같은 데서 참석
경남일보   2013-02-01
[디카시] 사색의 의자
느낌은…외롭다는 말뿐!그래도…기다린다 그날!-이종천 낙엽이 수북한 가운데 의자가 있다. 가만히 보면 의자도 망가져 있는 모양이 버려진 것 같다. 저 의자도 한때는 주인이 애지중지하던 때도 있지 않았을까. 무릇 사물이나 사람이나 유통기한이 있다. 음식도
경남일보   2013-01-25
[디카시] 가을 햇살
너는 무량한데나는 쉬이 방전하느냐-이상옥 자연 앞에 인간은 너무 왜소하다. 영원이라는 시간 속에서 백년이 주어진다고 해도 생은 한 점도 아니다. 무량한 태양, 영원히 주고도 또 줄 것이 남아 있는 저 태양의 에너지를 생각하면 인간의 의지나 열정은 너무
경남일보   2013-01-18
[디카시] 대우릉 가는 길
하나라 왕조를 창건한우, 우릉 가는 길말고삐를 풀어 놓고 걸어서 간다 /이상옥 지난해 중국 상해를 거쳐 소흥에 세미나가 있어 간 길에 하나라 왕조를 창건한 우왕이 묻혔다는 회계산의 대우릉을 갔다. 치수를 잘하여 순에게 선양을 받아 8년간 재위하다가 과
경남일보   2013-01-11
[디카시] 오 솔레 미오
당신은 언제나 그 자리에눈부시고 뜨겁게 타오르지만나는 하루에 한 번 몸을 뒤집고어둠과 밝음의 먼 길을 돌아삼백육십오일째 되는 날, 거듭 태어납니다.-조영래 계사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의 태양은 더욱 눈부시고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 2012년 임진년 3
경남일보   2013-01-04
[디카시] 시련
나의 향기와 자태가 이토록 아름다운 것은당신과 함께하는 까닭이겠지요.-황시은 눈과 매화가 잘 어울린다. 눈이 없는 매화는 매화가 이미 아니다. 매화가 매화인 것은 눈이 있기 때문이다. 눈속에서 피어나는 꽃이어서 매화가 아닌가. 무릇 당신이라는 말은 사
경남일보   2012-12-28
[디카시] 낯선 고향
되돌아갈 수 있을까?날 기억 못하는 내 기억창고 같은저 유년의 오솔길-이문자 길이 있고 새들이 날고 있다. 나도 어머니가 살아 계실 때에는 힘든 일만 있으면 어머니가 계신 고향의 품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지금은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셨으니, 고향에 가도
경남일보   2012-12-21
[디카시] 빙어
차디찬 물 속투명한 몸을 헹구고 있다.섬광처럼 스쳐가는작디작은 생-김수안 우주라는 거대한 시야에서 보면 인간이라고 저 빙어와 뭐 다를 것 있을까. 영원이라는 우주적 시간에서 보면 섬광처럼 스쳐가는 작디작은 생에 불과하다. 그 속에서 누가 더 잘났고,
경남일보   2012-12-14
[디카시] 그리움의 일
저렇게 하늘 수천 수만 평 파랗게 열어놓는 것은그리움 밖에 없다.혁명이 열어놓은 하늘이란 피 비린내 풍기는 하늘저렇게 하늘 수천 수만 평 파랗게 물들이는 것도그리움 밖에 없다./김왕노 저 길을 따라 무한히 열려 있는 수천 수만 평의 파란 하늘은 그리움
경남일보   2012-12-07
[디카시] 여름밤의 꿈
길과 길은 만나고물과 물은 흘러야하리지척에 두고 겉돌다어둠의 경계에 빛이 난다-조영래, 길과 물, 무한한 상상력을 유발한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도 있다. 길을 가면 길을 만난다. 물은 흐른다. 흐르는 물 따라 가면 바다를 만난다. 너를 만난
경남일보   2012-11-30
[디카시] 수목장(樹木葬) 7-77-A
날씨도 칠칠 울어주고눈물이 슬픔을 달래주는 날하늘 가까운 정정한 소나무 아래한 줌의 가루로 심어지는 내 아우 7-77-A-나석중 생로병사라는 생의 질서를 누구도 거부할 수 없다. 한 줌의 가루가 된 고인을 소나무 아래 심는다. 이날따라 하늘도 울고 사
경남일보   2012-11-23
[디카시] 헤세의 하늘
날개를 펼쳤다방금 알을 깨고 나온 아프락사스(abraxas)*,너는 우주를 향해 날아가는 새너는 나* 헤르만 헤세(Hermann Hesse)의 소설 ‘데미안’속-새가 알에서 나오려고 싸운다. 알은 곧 세계이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
경남일보   2012-11-16
[디카시] 가을
바람이 휘익 불어 나뭇가지 흔들리고붉은 잎 뚝뚝 떨어질 때마다호숫가의 가을은 한걸음씩 깊어라.-김수안 가을이 한걸음씩 깊어간다. 날로 더욱 붉어지고 더욱 푸르다. 인사는 없고 자연만, 계절만 있는 것 같다. 사람이 없으니 더욱 평화로워 보이는 건 왜일
경남일보   2012-11-09
[디카시] 대륙
절강성 소흥 가는 길태양이 가로등처럼내려와 있다-이상옥 지난달 26일부터 28일까지 2박 3일간 중국 상하이를 거쳐 절강성 소흥에 다녀왔다. 푸동공항에서 리무진을 타고 상해 남녘을 거쳐 고속버스를 타고 소흥까지 3시간여 달렸다. 버스창에서 스마트폰 디
경남일보   2012-11-02
[디카시] 말이산은 회임(懷妊) 중
배불러 본 사람은 안다 터뜨리고 싶은 몸부림을-남춘화 생은 역설이다. 탄생은 죽음이고 죽음 또한 탄생이고 부활이다. 아라가야 최고 지배층 공동묘지로 추정된다는 함안 말이산 고분군이 웅변하지 않는가. 저 무덤도 새 봄이 돌아오면 피어나는 꽃처럼 또 하나
경남일보   2012-10-26
[디카시] 제비꽃
추석 지나 조용한 성묘길아버지 어머니 봉분 위에 나와 계신다.어린 제비꽃으로 나와늙은 불효자를 웃으며 맞으신다.아들아, 괜찮다. 여기는 언제나 봄날이란다, 하는 -나석중 '제비꽃'우리말만큼 높임법이 발달한 언어는 없다고 한다. 우리말의 높임법은 비인격
경남일보   2012-10-19
[디카시] 연인
당신은 눕고 나는 서 있네 날마다 푸른 잎 흔들어 노래하네 나는 당신의 수호천사아라가야 불꽃나무야-최춘희 아라가야 고분군의 한 포즈다. 당신은 눕고 나는 서 있다고 한다. 당신은 고분으로 누워 있고 나는 날마다 푸른 잎 흔들어 노래하는 수호천사, 곧
경남일보   2012-10-12
[디카시] 나뭇잎 화석
균열의 아픔 누르고 짓밟혀납작한 돌덩이로 누워 있었다.제 형체 허물지 않고 굳게 버텨오늘 세상에 당당히 말한다.'나 존재했었노라'고….-김수안 존재의 아이덴티티는 아픔을 전제로 한다. 균열의 아픔을 간직하지 않고서 어찌 “나 존재했었노라” 말할 수
경남일보   2012-10-05
[디카시] 거리의 이발사
잿빛 사과를 먹는 사람들허리를 숙이면 해가 사라진다는 사람들얼룩 같은 기억이 어슴푸레 끼어드는 그 찬란함,우리의 내일도깊은 발효의 시간일 게다.-유승영 이국적 정서는 낯설지만 미적 충격을 준다. 60년대는 더러 저런 풍경도 없지 않았다. 얼마나 단출
경남일보   2012-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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