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전체 319건)
[디카시] 거리의 이발사
잿빛 사과를 먹는 사람들허리를 숙이면 해가 사라진다는 사람들얼룩 같은 기억이 어슴푸레 끼어드는 그 찬란함,우리의 내일도깊은 발효의 시간일 게다.-유승영 이국적 정서는 낯설지만 미적 충격을 준다. 60년대는 더러 저런 풍경도 없지 않았다. 얼마나 단출
경남일보   2012-09-28
[디카시] 좀작살나무
못된 정신을 후려쳐서바로잡는 회초리 같다깨우친 눈망울 같은 저 열매들이 또렷하다-나석중 어른들의 기침소리가 그리워지고, 사랑의 회초리 또한 마찬가지다. 요즘은 가정이나 교단에서도 못된 정신을 후려치는 소리가 사라진지 오래인 것 같다. 그러니 어디에서
경남일보   2012-09-21
[디카시] 달팽이 택시
달팽이 택시가 시속 5m로 달리고 있습니다어찌나 빨리 달리는지 구름이 휙휙 지나갑니다영업시간은 풋고추 붉어지는 시간과 같습니다네비게이션이 고장났는지 자꾸만 동네를 맴돕니다택시에 탄 잠자리 한 마리 눈동자가 뱅뱅 돕니다-김순진 시간의 흐름도 상대적이다
경남일보   2012-09-14
[디카시] 여름밤의 꿈
표류하던 마음 묶어두고세워보다가 뒤척이다가테트라포드 방파제에 누워 꿈을 꾼다별 두 개 내려와 빛나는 밤-조영래 정말 한여름 밤의 꿈이다. 영화의 한 장면 같기도 하고. 그럴 것 같다. 천상의 두 별이 지상에 내려와 잠시 인간의 몸을 입고 있는 것이 분
경남일보   2012-09-07
[디카시] 박물관의 초대장
아라가야국옹기장이와 공주이루어질 수 없던 사랑이야기760년 잠에서 깨어나니세상 사람들 축복하네 -황시은 2009년 함안 성산산성에서 발굴된 고려시대 연씨가 2010년 700여년 만에 첫 꽃을 피운 ‘아라홍련’. 올해도 함안박물관에서 아름다운 아라홍련
경남일보   2012-08-31
[디카시] 꽃자리
돌절구 속의 물그 위에 만개한 부레옥잠화그리고 마중물이 모두의 배경이 되어주는 시린 잡초들과 햇살그리고 나-황시은 저 잡초들이 제공하는 따스한 그늘과 푸름 없이 어찌 돌절구 속의 부레옥잠화가 빛날 수 있을까. 마중물 없이 어떻게 생명수 한 줌인들 취할
경남일보   2012-08-24
[디카시] 사랑이미지
온몸이 찌그러지는 고통이 올지라도그대의 새하얀 미소를 위하여 영원히 사라져버리는 거품이고 싶습니다-변현상 서정주의 ‘신부’라는 시에 나오는 사랑 이미지(?)는 이 시대에는 흔적조차 없지만, 그 원형질은 어디 가겠는가. 온몸이 찌그러지는 고통이 와도 그
경남일보   2012-08-17
[디카시] 산책
밤이 뛰어오고 사람들은 구름의 방향으로 걸어갑니다. 나는 투명한 몸으로 흘러갑니다. -권민경, < >아침 산책도 좋지만 깊은 밤의 산책도 좋다. 나도 도심공원의 깊은 밤길 산책을 즐긴다. 밤의 길 위에서는 누구나 투명한 몸이 된다. 아무도 없는 적막한
경남일보   2012-08-10
[디카시] 초대장
떠나고 싶으신가요버릴 만큼 버리시고비울 만큼 비우시고꽃잎 쪽배에 오르세요-류안 법정 스님의 ‘무소유’가 떠오른다. 무릇 행복은 가지고 싶은, 소유하고자 하는 모든 욕망으로부터 벗어나야 겨우 누릴 수 있는 역설이 아닌가 한다. 스님의 이 책은 김수환 추
경남일보   2012-08-03
[디카시] 꽃잎 발자국
그때 너는 몇 송이 꽃잎이었는지 몰라꽃 피는 뜨거운 봄날, 혼자 나들이 갔는지 몰라온몸 꽃물 드는 마음 감출 수 없어여기 꽃 잎 몇 장, 시(詩)로 남기고 갔는지 몰라참방참방 빗물따라 피고 지는 저 꽃! -조경식 이 작품도 2012 경남 고성 공룡세계
경남일보   2012-07-27
[디카시] 윤회
그래, 이제 나갈 때가 된 거야1억 만년 너머의 세상거기 어디쯤우리들 다음 세상이 있을지니이것 봐,-서미희 이 작품도 2012 경남 고성 공룡세계엑스포 디카시 공모전 수상작이다. 공룡이나 사람이나 같은 생명체다. 무릇 생명이 있는 것은 하나의 예외도
경남일보   2012-07-20
[디카시] 어리연꽃이 피었습니다
핀 새도 없이참 조용하게도 그 계집애 담 너머 웃음 같이도 -나석중 자신의 존재를 야단스럽게 드러내지도 않고, 참 조용하게 예쁜 자태의 어리연꽃이 피었다. 담 너머 그 계집애의 웃음 같다. 무엇을 유혹하려는 꽃, 웃음이 아니다. 그냥 무위자연으로 핀
경남일보   2012-07-13
[디카시] 백악기 동화
책들이 젖지 않으려책장을 조금씩 높인다비바람 내리치면공룡 울음소리서고 안을 가득 채운다 -임효식, 이 작품도 2012 고성공룡세계엑스포 디카시 공모전 수상작이다. 공룡세계엑스포는 이 작품처럼 동화적 모티브를 적극 활용하여 성공을 거뒀다. 당항포의 엑스
경남일보   2012-07-06
[디카시] 상족암 암각화를 읽다
쥐라기 전설 새긴 발톱의 흔적들켜켜이 쌓여 해변의 도서관 되었다파도는 책장을 닦느라 언제나 분주하다-황시은, 공룡세계엑스포 디카시 공모전 수상작이다. 쥐라기 전설 새긴 발톱의 흔적들, 그 흔적들이 쌓여 역사가 되고 해변의 도서관이 되었다. 사람들은 그
경남일보   2012-06-29
[디카시] 초록에 바치다
초록이 포효한다. 한낮의 포도송이 불을 켜듯, 푸른 근육 환한 이빨 알알이 몸을 세워 꽝꽝한 절망을 찢고 네가 왔다. 녹슨 새벽 사이로 무른 팔뚝 내밀어 나 너를 먹이리니 살아다오! 붉은 잇몸 펄럭이며 생생히 삶을 전해다오, 희망이여.-이환길 2012
경남일보   2012-06-22
[디카시] 따뜻한 발
너, 찾아오는데 수억 년의 시간 그림자 건너왔기에너, 만나고 돌아가는데 다시 수억 년의 빛살 지나가야 하리처음 만난 그 호숫가 떠나 자드락길 따라백악기에 발자국 남기고 육탈골립(肉脫骨立)하여 당도한 초식 공룡의 오래된 사랑, 미래에서 찾아온 따뜻한 발
경남일보   2012-06-15
[디카시] 묻고 묻다
양지 바른 복사꽃 언덕이 그토록 찾던그곳인지 묻습니다-최별, 묻고 또 묻어 외롭지 않겠다. 양지 바른 복사꽃 언덕에 묻은 그곳이 정말 그곳인지 묻는다. ‘묻고 묻다’의 이중적 의미도 재미있는 발상이다. 죽어서도 혼자보다 둘이면 좀 더 위안이 될까. 인
경남일보   2012-06-08
[디카시] 이별
아픔을 안고 몸을 떼어낸다.이 화창한 봄날에떠나가야만 하는 너는-김수안, 생은 역설이다. 높고자 하면 낮아져야 하고, 살고자 하면 죽어야 한다. 물도 흐르지 않으면 썩는다. 흐르는 건 멀리 떠나는 것이다. 품 안의 자식도 품을 떠나야 또 하나의 품을
경남일보   2012-06-01
[디카시] 찔레꽃
흰옷을 즐겨 입던 초등학교 짝 순이십리 길 학교 가다가 길가에 퍼질러 앉아 사귀자던 말에 가시 같은 향내 풍기던 -김종찬, 한 편의 동화를 보는 느낌이다. 예전 시골 초등학교는 예사로 십리 길이 넘었다. 초등학생들은 십리 정도는 그냥 걸어 다녔다. 자
경남일보   2012-05-25
[디카시] 마음에 걸어둔 액자
훤히 보입니다 그때 그 길아카시아 내음 첫사랑처럼 만져지는 날에는 눈 감아도-최별, 성경은 “사람이 독처하는 것이 좋지 못하다”고 말씀하고 있다. 조물주가 아담을 만드시고는 다른 흙으로 하와를 만드시지 않고, 아담이 잠든 사이에 아담의 갈비뼈를 취하여
경남일보   2012-05-18
 11 | 12 | 13 | 14 | 15 |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