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3,985건) 리스트형 웹진형 타일형 [지난기사검색] 전체4.23(화)4.22(월)4.19(금)4.18(목)4.17(수)4.16(화)4.15(월) [박주원 장편소설] 갈밭을 헤맨 고양이들 12 (194) [박주원 장편소설] 갈밭을 헤맨 고양이들 12 (194) [박주원 장편소설] 갈밭을 헤맨 고양이들 12 (194)그가 아무리 유화적인 말을 해도 이미 암암히 내려진 마음의 빗장은 끄떡도 하지 않는다. 짧지 않은 기간 남자로 기대보고 싶었던 적도 없지 않았지만 이제는 굿바이다.‘내가 너와 결혼을 하겠다니 무슨 너의 여성적인 뇌살스러움이 탐나서 안달인 걸로 생각하면 착각이다. 나는 남녀 간의 음양의 이치도 부정 이전에 깡그리 도외시하는 너의 그 오만한 석녀증을 치유해 주고 싶은 거다. 가슴에 멍들어 있는 그 시커먼 독소를 내가, 이 박 현태의 넉넉한 남성으로 치유시켜 주려는 거다. 하하하&h 연재소설 | 경남일보 | 2016-05-16 18:43 [박주원 장편소설] 갈밭을 헤맨 고양이들 12 (193) [박주원 장편소설] 갈밭을 헤맨 고양이들 12 (193) [박주원 장편소설] 갈밭을 헤맨 고양이들 12 (193)양지를 따라 큰 병원으로 가기 전에 언양에서 갖고 온 돈의 전달을 의미하는 것이리라. 어머니의 부름을 받은 그 여자 쪽의 사람인지도 몰랐다.성근 울타리 사이로 얼핏얼핏 형체를 드러내며 남자는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양지는 어머니가 누워있는 안방을 일별한 뒤 바깥마당으로 나와 상대방을 기다렸다.바람이 한결 누그러져 햇살도 몹시 푸근했다. 짚북데기를 뒤집어쓰고 참새 몇 마리가 노닥거리고 있는 게 저만큼 서있는 마당가의 향나무 아래 보였다. 뇌리를 짓누르는 양지 자신의 심정과는 연재소설 | 경남일보 | 2016-05-16 18:42 [박주원 장편소설] 갈밭을 헤맨 고양이들 12 (192) [박주원 장편소설] 갈밭을 헤맨 고양이들 12 (192) [박주원 장편소설] 갈밭을 헤맨 고양이들 12 (192)양지는 들고 있던 부지깽이를 돌연한 동작으로 아궁이 속의 불길에다 던져버리고 벌떡 몸을 일으켰다. 피 맺힌 듯 처절하던 어머니의 절규가 뇌리 속에서 쟁쟁 되살아났다‘이 몸 저 몸에서 아아만 숫자를 불리노모 뭘로 믹이고 뭘로 입힐 끼요. 죽어도 좋소 끝까지 내 몸으로 내가 낳을 끼요’사잇문 쪽으로 흘깃 어머니가 있는 안방을 돌아보는 양지의 얼굴에 차가운 미소가 비쳤다. 그만 툭툭 끊어서 나누어버리지 무슨 이득 볼 꾸러미라고 끝까지 혼자 끌어안고 뒹굴기를 어머니는 자원했을까.어머니 연재소설 | 경남일보 | 2016-05-16 18:42 [박주원 장편소설] 갈밭을 헤맨 고양이들 12 (191) [박주원 장편소설] 갈밭을 헤맨 고양이들 12 (191) [박주원 장편소설] 갈밭을 헤맨 고양이들 12 (191)지금 어머니의 병은 능력의 한계에 이른 자궁이 반란을 일으키도록, 어머니의 단념 없는 생산의지가 가학적인 수태욕구를 불태워서 만들어 낸 병일 수도 있었다.어머니는 할아버지의 며느리로 선택 된 것이 아니라 운명의 가계에 부품으로 선택된 것이었다. 여러 명의 여자들이 나누어서 해도 힘겨울 일을 혼자서 버팅 기며 헤쳐 나가야 하는 고통스럽고 억지스러운 삶의 멍에와 끄싱개.양지는 아버지가 한창 혈기 방장한 혈기를 뿌리고 다닐 때를 떠올리면 조금도 외롭다거나 불행하지 않고 오히려 특권을 연재소설 | 경남일보 | 2016-05-16 18:41 [박주원 장편소설] 갈밭을 헤맨 고양이들 12 (190) [박주원 장편소설] 갈밭을 헤맨 고양이들 12 (190) [박주원 장편소설] 갈밭을 헤맨 고양이들 12 (190)끓고 있는 물솥 앞에서 불을 쑤석거리며 생각에 잠겼다. 새까맣게 윤기 나는 두말지기 무쇠 솥에 한 껏 가득 밥을 지어 온 자식들에게 먹이는 들썩들썩 풍성한 날은 어머니의 꿈이자 조상 대대로의 염원이었다. 양지는 어머니의 인생을 녹여먹고 식인거미처럼 웅크리고 있는 무쇠솥을 가만히 응시했다.어머니는 아직도 저 큰솥에다 밥을 지어야할 정도로 많은 식구가 불어날 것을 소망하며, 혼자 사는 썰렁한 부엌에다 쓸데없이 큰 솥을 모셔 놓고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 기름을 칠한 듯 반질반질 윤나 연재소설 | 경남일보 | 2016-05-16 18:41 처음처음이전이전이전191192193194195196197198199200끝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