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444건) 리스트형 웹진형 타일형 [지난기사검색] 전체10.4(금)10.3(목)10.2(수)10.1(화)9.30(월)9.27(금) [차민기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속내 [차민기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속내 -김영빈내 마음을 들킨 것 같다.한꺼풀 옷만 벗어서는절대 보이지 않는 속내지금 내 안에 품고 있는 것이긍정의 힘이었으면 좋겠다.속내를 숨기며 사는 일이 ‘처세’의 한 방법이 된 지 오래다. 그러다 보니 사람과 사람의 일이 늘 겉으로만 돈다. 속내를 들켜 배반당하거나 자신의 속내만 내비쳐 작은 손해라도 입을까 염려스러운 탓에 딱 그만큼의 거리에서 안부를 묻고 일상의 이야기들을 나눈다. 그러다 보면 정작 자신마저 스스로의 속내를 잊고 말 때가 부지기수다. 한 해의 남은 날들이 빠듯하다. 지난 한 해 잊고 지냈거나 감추고 지냈던 디카시 | 경남일보 | 2014-12-04 09:10 [차민기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홍시 [차민기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홍시 언젠가부터 조등(弔燈)이 내걸리는 풍경이 사라져 버렸다. 아파트 위주의 주거환경과 무관하지 않으리라. 골목 끝에 조등이 내걸리는 밤이면, 그 골목 안에서 울컥울컥 곡성이 터지던 날들이면 도회지의 이웃들조차 서로서로 목소리를 낮추고 발걸음을 조심하곤 했었다. 서로 모르는 사람이었을지라도 떠나는 목숨 앞에 산 자들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문이었다. 그래서 조등 하나씩 피고 질 때마다 산 사람들끼리 낯을 익히며 서로의 이름을 알아가던, 조등만큼이나 아름다운 날들이 있었다. 이제 조등을 내걸 만한 골목마저 사라진 자리, 곡성을 꾹꾹 속울 디카시 | 경남일보 | 2014-11-27 09:55 [차민기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수의 만드는 집 [차민기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수의 만드는 집 수의 만드는 집 -조영래금빛 계단은 하늘로 가는 길회색빛 골목은 지상으로 가는 길찬란한 황금빛 수의보다살아 있는 남루한 옷이얼마나 감사할 일인가 생은 언제나 갈림길이다. 그래서 적당한 때를 가릴 줄 알아야 하고, 적절한 상황 선택을 할 줄 알아야 한다. 지난 3월, 생활고를 비관하던 송파 세 모녀는 마지막 집세와 공과금을 남겨두고 죽음을 선택했다. 어느 60대 노인은 자신의 장례비용을 남기고 ‘금빛 계단’으로 올랐다. 문득, ‘찬란한 황금빛’을 지어내는 저 수의점 앞에서, 흉지게 생을 겪어 왔을 저 남루한 옷가지들의 주인들을 떠올려 디카시 | 경남일보 | 2014-11-19 16:02 [차민기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연목구어(緣木求魚) [차민기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연목구어(緣木求魚) 연목구어(緣木求魚) -이기영 물을 길어 숲을 짓는 일은 나무의 일죽은 나무에서는 물소리 들리지 않는다언젠가 저 물고기 물길 잃어버린 나무처럼오랫동안 물비린내 그리울 것이다누가 깜빡 잊고 간 것인지, 저 물고기들의 한 생이 위태롭게 걸렸다. 돌이켜 생각하면 살아있는 것들의 목숨이 다 같을진대 저보다 작은 것들, 혹은 저보다 못난 것들, 아니 그리 여기는 것들을 대하는 인간의 됨됨이가 참 그악스럽다. 저 나무의 물길을 끊어버린 것도 인간이 저지른 만행일 것이고, 말라가는 나무 껍질에 위태롭게 생을 방치해 둔 것도 인간이 저지른 참상일 디카시 | 경남일보 | 2014-11-13 13:42 처음처음이전이전이전212223끝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