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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17>
이때다 싶은 얼굴로 민숙은 잽싸게 방문을 열었다. “이년아 이 에미 죽은 꼴 볼래?” 고쟁이를 내리다 말고 화성댁은 측간 밖으로 튕겨져 나왔다. 삔 발목을 빌질 끌며 밖으로 나오는 딸을 보곤 눈이 확 뒤집어졌다. “어, 엄마!” 놀란 민숙은 목을 양어
이해선   2012-03-29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16>
지금 한동네에서 살아온 정을 따질 때가 아니었다. 딸년을 위해 여주댁과 진석이가 빨리 주재소로 끌려가길 바라고 있었다. 순사를 그 지경으로 만들어놓았으니 쉽게 빠져나오지 못할 것이라고 주문을 외기도 했다. “그러지 말고 뒷간에 다녀오세요.” 창호지 문
이해선   2012-03-29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15>
그녀는 그곳에서 귀신의 울음소리가 들린다고 소문을 퍼뜨렸다. 사람들의 발길을 끓어놓기 위하여. “당신은 어머니 될 자격이 없어.” 진석은 판결을 내리듯 그렇게 말했다. 자식 생각을 빈대눈물만큼이라도 했다면 보낼 수 없었더라도 보냈을 것이었다. “네가
이해선   2012-03-29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14>
‘니들 목숨을 구해주지 않았니? 네 아버지가 도둑질을 했니? 강도짓을 했니? 살인을 했니? 순사 놈 앞잡이노릇을 했니? 재수가 더럽게 없어서 몹쓸 병에 걸린 것뿐이다.’ 여주댁은 입속으로 아들을 실컷 원망하며 부르짖었다. 아들이 아버지를 혐오의 대상으
이해선   2012-03-29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13>
학동마을은 깊은 물속에 가라앉아 있는 것처럼 고요했다. 첫새벽에 남산으로 오른 진석은 아버지의 빈 무덤을 파고 있었다. 이번에는 정말 그를 묻기 위해. 바로 그 옆에 광목에 둘둘 말린 김씨의 시신이 있었다. 등불을 든 여주댁은 남편 곁을 지키고 있었다
이해선   2012-03-29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12>
한발 앞서 뒷산 자락에 도착한 여주댁은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두 남자를 발견했다. 나환자에게 눈을 꽂으며 얼굴이 비참하게 일그러졌다. 그에게 와락 달려들어, “여보, 진석 아버지!”라고 하곤 그 위에 맥없이 풀썩 쓰러졌다. 이어 통곡도 울음도 아닌
이해선   2012-03-29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11>
“이 악질 왜놈의 쌕끼얏!” 그는 사나운 몸짓으로 순사한테 와락 달려들었다. “이 쏀징 놈은 뭐야?” 뒤로 벌렁 나자빠지며 총을 놓치고 만 순사는 독이 머리끝까지 올랐다. “이 순사 놈의 쌕끼야 오늘 너 죽고 나 죽자.” 순사의 배 위에 올라탄 그는
이해선   2012-03-29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10>
그 소리에 맞추어 진석은 숲이 우거진 방향으로 몸을 잽싸게 꺾었다. 발을 떼어놓으려다 돌부리를 찼다. 앞으로 맥없이 넘어질 뻔했는데 간신히 중심을 잡았다. 그러다간 뿌리가 박혀 있지 않는 돌덩이를 건드렸다. ‘투루룩’ 하는 돌의 파열음이 순사의 귀에
이해선   2012-03-29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9>
학동 뒷산으로 단숨에 갈 수 가는 지름길 같은 건 없었다. 자전거길이 따로 있는 건 더욱더 아니었다. “그래, 걱정하지 마.” 쿵쿵거리는 민숙의 가슴진동을 느끼며 진석은 다시 걸음을 재촉했다. “오빠, 이제 내려주세요.” 산자락이 가까워지면서 길이 평
이해선   2012-03-29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8>
집으로 향하고 있던 화성댁은 마을 쪽으로 되돌아오는 순사를 발견하곤, “저 여우같은 놈이……!”하는 소리를 뇌까리며 휘청거리는 몸을 간신히 세웠다. ‘여주댁에게 되돌아가서 계속 싸우는 체해야 할까?’ 화성댁은 떨리는 다리로 뒷걸음을 치는가싶더니 몸을
이해선   2012-03-29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7>
화성댁과 여주댁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의 머리칼을 움켜잡았던 손을 슬그머니 놓았다. 서로를 향하여 무척 미안했지만 굳이 말로 하지는 않았다. 그냥 적당한 거리를 두고 떨어져선 옆모습들을 힐긋거리며 옷의 흙을 툭툭 털었다.“괜찮아요?”화성댁이 그
이해선   2012-03-29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6>
혀를 깨물고 죽을 수는 있어도 아이들이 사지로 끌려가는 것을 보고 있을 수는 없다고 다짐했다. 입언저리를 파르르 떨며 가슴을 정확하게 두 번 탁탁 쳤다. 자전거가 서는 기척을 등 뒤로 느낀 화성댁도 이젠 제정신이 아니었다. 이대로 순사가 대문을 발로
이해선   2012-03-29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5>
여주댁은 사방으로 눈을 튀긴 후 양손으로 완강하게 거머잡고 있던 대문의 입을 조금 더 벌렸다. 대문 안으로 쏙 빨려 들어간 민숙은 뒤뜰로 괭이걸음을 하기 시작했다. 원래 진석의 방은 안채와 마주 보이는 아래채에 있었다. 전쟁에서 지고 있던 왜놈들이 이
이해선   2012-03-29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4>
하루에 수십 번씩 화성댁은 민숙을 빨리 시집보내야겠다고 벼르며 입술을 깨물곤 했다. 위안부로 끌려가는 길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매파한테 말을 넣어둔 지도 꽤 오래되었다. 이쪽 형편도 내놓을 것이 없는 터여서 입에 살살 녹는 그런 떡을 물
이해선   2012-03-29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3>
수원에서 경성방향으로 가면서 지지대 고개가 있었다. 고개 왼쪽에는 뒷산과 남산이 어깨와 이마를 비비며 마을사람들을 감싸 안고 있었다. 여남은 집이 모여 있는 학동마을은 뒷산자락에 얌전하게 안겨 있었다. 학동에선 목을 많이 돌리지 않아도 산들이 다투어
이해선   2012-03-29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2>
처음부터 용진은 어머니가 뼈저리도록 아픈 외로움의 종착역이 되어 줄 것이라고잔뜩 기대하지 않았다. 믿음은 있었다. 마음 붙일 곳이 없어서 찾아가는 아들을 내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하는. 언제나 그랬듯 용진의 어머니는 아들을 깊이 품어주지도 않으면서 다가
이해선   2012-03-29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1>
시간은 흘러가야 한다. 멈춤이 허락되지 않기 때문에. 뒷산을 오르고 있던 용진은 까만 양복 호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냈다. 땀을 훔치다 말고 안고 있던 흰 상자로 눈길을 당겨갔다. 그저께 유명을 달리한 노모의 뼛가루가 들어 있었다. 강에 뿌려 달라고 했
이해선   2012-03-29
[연재소설] 소외계층의 아픔… 충격적 ‘실화’
경남일보는 새해를 맞아 故이수정 시인의 차녀인 소설가 이해선 작가의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을 새롭게 연재한다. 어린시절 우연히 듣게된 충격적인 실화를 바탕으로 이해선 작가만의 긴장감 넘치는 기법으로 풀어낸다. 독자들의 기대와 격려 속에 창작의 길로
경남일보   2012-03-29
[라이프] 오곡이 보약
한의학에서는 중요시여기는 것이 비위(脾胃)를 상하지 않게 하는 것이다. 사람이 태어나서 그 성(性)과 명(命)을 이어가는 게 천기(天氣)와 지기(地氣)를 받아들여 유지하는 바이다. 그 중 지기 -곡기(穀氣)를 받아들이는 장부가 비위가 된다. 그래서 먹
   2012-03-28
[라이프] 4월부터 생후 66~71개월 아동 건강검진
다음달부터 초등학교 입학 전 생후 66~71개월된 아동도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다.국민건강보험공단은 그동안 영유아건강검진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생후 66~71개월 아동을 대상으로 7차시기 검진을 다음달 1일부터 실시한다고 27일 밝혔다.검진 대상자는
   2012-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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