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486건) 리스트형 웹진형 타일형 [지난기사검색] 전체1.21(금)1.20(목)1.19(수)1.18(화)1.17(월)1.14(금)1.13(목)1.12(수) 초록에 바치다 초록에 바치다 초록이 포효한다. 한낮의 포도송이 불을 켜듯, 푸른 근육 환한 이빨 알알이 몸을 세워 꽝꽝한 절망을 찢고 네가 왔다. 녹슨 새벽 사이로 무른 팔뚝 내밀어 나 너를 먹이리니 살아다오! 붉은 잇몸 펄럭이며 생생히 삶을 전해다오, 희망이여.-이환길 2012 경남 고성 공룡세계엑스포 제1회 디카시 공모전 우수 수상작이다. 최우수와 마지막까지 겨루다가 우수상을 받게 된 이 작품은 “초록의 밀림 같은 곳에서 살아나 움직이는 공룡의 모습이 느껴집니다. 이 시대 이런 강렬한 희망이 느껴지는 시를 읽는 것은 행운입니다. 어떤 기교 디카시 | 경남일보 | 2012-06-22 00:00 따뜻한 발 너, 찾아오는데 수억 년의 시간 그림자 건너왔기에너, 만나고 돌아가는데 다시 수억 년의 빛살 지나가야 하리처음 만난 그 호숫가 떠나 자드락길 따라백악기에 발자국 남기고 육탈골립(肉脫骨立)하여 당도한 초식 공룡의 오래된 사랑, 미래에서 찾아온 따뜻한 발-김경식, 제1회 경남 고성 공룡세계엑스포 디카시 공모전 최우수 수상작이다. 이번 공모전은 디카시문화콘텐츠연구회가 주최하고 공룡엑스포조직위원회 및 한국문학평론가협회가 후원하여 성황을 이루었다. 뭉툭하고 흰 공룡의 발을 통해 ‘따뜻함’과 ‘오래된 사랑’을 읽어낸 후 그것을 ‘ 디카시 | 경남일보 | 2012-06-15 00:00 묻고 묻다 묻고 묻다 양지 바른 복사꽃 언덕이 그토록 찾던그곳인지 묻습니다-최별, 묻고 또 묻어 외롭지 않겠다. 양지 바른 복사꽃 언덕에 묻은 그곳이 정말 그곳인지 묻는다. ‘묻고 묻다’의 이중적 의미도 재미있는 발상이다. 죽어서도 혼자보다 둘이면 좀 더 위안이 될까. 인간이면 누구나 생로병사의 길을 간다. 단 하나의 예외도 없이. 영웅호걸도 결코 피할 수 없는 길이다. 한정된 시간 동안에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다시 물어야 한다. -이상옥(창신대학 문예창작과 교수) 디카시 | 경남일보 | 2012-06-08 00:00 이별 이별 아픔을 안고 몸을 떼어낸다.이 화창한 봄날에떠나가야만 하는 너는-김수안, 생은 역설이다. 높고자 하면 낮아져야 하고, 살고자 하면 죽어야 한다. 물도 흐르지 않으면 썩는다. 흐르는 건 멀리 떠나는 것이다. 품 안의 자식도 품을 떠나야 또 하나의 품을 만들 수 있다. 화창한 봄날 이제 막 떠나는 민들레 홀씨 하나 바람에 몸을 의탁하여 어디론가 간다. 떠나는 홀씨를 향한 민들레의 선연한 마음이 보인다. 아픔을 안고 몸을 떼어내는 민들레.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 /이상옥·창신대학 문예창작과 교수 디카시 | 경남일보 | 2012-06-01 00:00 찔레꽃 찔레꽃 흰옷을 즐겨 입던 초등학교 짝 순이십리 길 학교 가다가 길가에 퍼질러 앉아 사귀자던 말에 가시 같은 향내 풍기던 -김종찬, 한 편의 동화를 보는 느낌이다. 예전 시골 초등학교는 예사로 십리 길이 넘었다. 초등학생들은 십리 정도는 그냥 걸어 다녔다. 자율성이 강하니 자의식도 지금의 아이들보다 앞섰을 터. 어리지만 찔레꽃 같이 제법 소녀티가 났을 짝 ‘순이’가 그리워지기도 하겠다. 오늘의 우리는 흙을 밟고 다닐 기회도 없다. 사람의 근원인 흙을 잃어버린 세대는 순수 서정도 잃어버린 것이다./이상옥 (창신대학 문예창작과 교수) 디카시 | 경남일보 | 2012-05-25 00:00 마음에 걸어둔 액자 마음에 걸어둔 액자 훤히 보입니다 그때 그 길아카시아 내음 첫사랑처럼 만져지는 날에는 눈 감아도-최별, 성경은 “사람이 독처하는 것이 좋지 못하다”고 말씀하고 있다. 조물주가 아담을 만드시고는 다른 흙으로 하와를 만드시지 않고, 아담이 잠든 사이에 아담의 갈비뼈를 취하여 만드신 것은 깊은 의미가 있다. 사람은 혼자만으로는 쓸쓸할 수밖에 없는 존재다. 아담만으로는 온전할 수가 없고 곁에는 반드시 하와가 있어야 한다. ‘마음에 걸어둔 액자’는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이 아닌가./이상옥, 창신대학 문예창작과 교수 디카시 | 경남일보 | 2012-05-18 00:00 처음처음이전이전이전2122232425끝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