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486건) 리스트형 웹진형 타일형 [지난기사검색] 전체1.21(금)1.20(목)1.19(수)1.18(화)1.17(월)1.14(금)1.13(목)1.12(수) 체온 체온 햇살이 눈부시다. 그대를 기다리는 아침오지 않는 그대는 바람의 기둥서방인가.단 한 번 그대가 잡아준다면 그때의 체온으로천년만년 녹슬어 가도 좋을 텐데그대 없이 슬어가는 녹만 울음처럼 뜨겁다.-김왕노 햇살 아래 반질반질 손때가 묻어 검게 반짝이던 쇠문고리의 기억이 오랜만이다. 문고리 끝에선 언제나 오래된 집의 늑골이 비틀리는 소리가 들렸다. 마실이라도 나갈 양이면 숟가락 하나 질끈 질러두면 그만이던 세월이 있었다. 그 어설프기 짝이 없는 자물쇠를 아무도 함부로 열지 않던 세월이기도 했다. 한겨울 밤이면, 손바닥 쩍쩍 올라붙던 디카시 | 경남일보 | 2014-02-21 00:00 망부석 망부석 기다림이 멈춰버린 호흡 한 점 영원한 사랑의 풍장-황시은이탈리아 화가 모딜리아니는 평생을 가난과 질병(결핵)에 시달리다 죽었다. 그가 파리에서 열 다섯 연하의 미술학도 잔 에뷔테른을 만난 것은 그의 나이 서른 세 살 되던 해였다. 에뷔테른의 부모는 이 둘의 교제를 완강히 반대했지만, 이듬해 에뷔테른은 모딜리아니의 딸을 낳으며 그들의 사랑을 굳게 이어갔다. 그렇게 불꽃같은 3년이 지난 뒤 결국 모딜리아니는 병세를 이기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사랑하는 이의 죽음에 절망한 에뷔테른은 다음 날 5층 건물에서 스스로 몸을 던졌다. 디카시 | 경남일보 | 2014-02-14 00:00 빗장 빗장 지금 내 시간은 갇혀 있다.당신을 그리워한 것도 아닌데무엇이 그리 서러운지말없이 당신을 보낸 어느 밤에비로소 내 울음이 들렸다.당신을 잠그고, 나를 잠그면사랑을 알게 될까.찰칵,-이재훈 우리는 어쩌면 평생을 가슴 반쪽으로 사는 지도 모른다. 철 들기 시작하면서부터 가슴 한 켠은 늘 누군가를 향한 그리움으로 빼곡했거나, 빈 자리 외로움으로 먹먹했거나…. 저 유폐된 시공간 안에서 온 밤을 울며 샜던 스물 한두 살의 절망. 말없이 보냈거나 울며불며 매달렸거나, 시간 지나 돌아보면 온통 후회와 아쉬움으로만 가득한 기억들. 온 가슴 디카시 | 경남일보 | 2014-02-07 00:00 단체사진 단체사진 쭈그려 앉아 있는 비닐하우스무릎을 구부린 언덕고개만 빠금 내밀고 있는 산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와버젓이 가운데를 차지한 전학생, 아파트아파트에게만 초점을 맞추는얄미운 선생님 -배정민 이 땅에 아파트가 처음 들어선 건 1962년의 일이었다. 70년대 초, ‘와우아파트’의 붕괴로 잠시 주춤할 때도 있었지만, 이후로 아파트는 대한민국의 주거문화와 생활문화를 획기적으로 바꾸어 놓는 데 기여했다. 그렇게 50여 년이 흘렀다. 이제 아파트는 단순한 주거공간을 넘어 실물경제의 표본이 되었고, 아파트 그 자체가 사회적 지위를 나타내게 되 디카시 | 경남일보 | 2014-01-24 00:00 나이테 나이테 나무 안엔 수많은 바퀴가 있다.아침이면 달려서 나무가 밤에 이른 것도 이 바퀴 덕분새해 첫날에 출발하여 섣달그믐에 이른 것도 이 바퀴 덕분아니라면저 구름을, 바람을 누가 실어 날랐단 말인가.그걸 모르는 사람만이 나무를 쓰러트려 놓고야 확인한다.-복효근 근대 이성은 과학문명의 바탕이 되었지만 동시에 사람들은 그때부터 합리성이라는 이름으로 인과관계를 밝히는 일에 몰두했다. 눈으로 볼 수 있는 것들만 믿게 되었고,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것들만이 진리가 되는 세상이었다. 그리하여 볼 수 없고, 전혀 논리적이지도 않은 사람의 디카시 | 경남일보 | 2014-01-17 00:00 복도 복도 당신이라는 벽걸이를 힐끔거리며 지나가는 이 길의 끝을나는 알지 못한다.패턴처럼 누워 있는 시간의 정수리를 밟으며걸어갈 뿐 -정푸른새해 새 다짐으로 목청 돋웠던 일들이 허물어지고 말았다는 한숨소리를 여기저기서 듣는다. 돌이켜보면 그 다짐도, 허물어짐도 매년 반복되는 일들이다. 문예학에서 ‘패턴’은 결정적인 하나의 계기를 위해 준비되어 있는 ‘의미 있는 반복’을 뜻한다. 의미 없이 나열된 저 패턴의 끝에 ‘벽걸이’ 하나를 걸면 저 칸칸들은 벽걸이로 향하는 의미 있는 반복(과정)들이 된다. 이맘때면 매년 허물어지는 다짐들 끝에 걸 디카시 | 경남일보 | 2014-01-10 00:00 처음처음이전이전이전2122232425끝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