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전체 1,199건)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214>
아내와 여자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여자이기 때문에 아내가 될 수 있었다는 사실을 도대체 남자들은 알지 못했다. 나아가 아내의 존재가 남편의 소유물이 아닌데도 그들은 자기만 바라보아 주기를 열망하고 있었다.구름 속으로 흐르고 있었던지 음력 유월의 초승달
경남일보   2012-11-05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213>
눈물을 왈칵 쏟으며 민숙은 점박이를 힘껏 껴안았다. 따뜻한 녀석의 체온에 핫옷 속으로 깊이 느껴졌다. 얼어붙었던 몸과 마음이 한꺼번에 다 녹고 있었다. 녀석은 주인의 얼굴을 마구 핥아대기 바빴다.기어이 진석은 대문 밖으로 나오고 말았다. 점박이까지 돌
경남일보   2012-11-02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212>
초저녁잠에 빠져 있던 화성댁의 귀에 개 짖는 소리가 걸려들었다. 곤한 얼굴로 인상을 찌푸리며 몸을 뒤척였다. ‘둘이 같이 갔는데 무슨 걱정이야?’그냥 잠을 자기로 마음을 정했다. 컹컹대던 점박이가 초조히 사립문과 안방 앞을 왔다 갔다 하고 있었다. 지
경남일보   2012-11-01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211>
“성라자로 마을이 생겼대요.”본론을 꺼내고 만 형식의 얼굴에 긴장감이 감돌았다.“그게 뭔데?” 상대의 말뜻을 직감적으로 알아차렸지만 발성기관에서 튀어나온 말은 이랬다. “나환자들을 잘 치료해 준다고??.”“그러니까 날더러 그곳으로 가라는 말이지?”진석
경남일보   2012-10-31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210>
“용진이 얼굴 봤으면 됐다. 늦기 전에 가거라.”여주댁은 며느리를 향하여 싸늘한 얼굴을 했다. “진짜 너무 하시네요. 자식을 키워 본 사람이 새끼 안아보고 싶은 어미 마음을 어찌 그리도 모르세요?” 동숙이도 덩달아 눈시울을 붉히고 있었다.할머니 품에
경남일보   2012-10-30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209>
“언제까지 서로 떨어져 살 거니?” 민숙은 정자의 얼굴을 떠올리며 친누나라도 되는 것처럼 따져 물었다. 할머니도 세상을 떠난 마당에 정자가 시골집을 지키고 있을 이유가 전혀 없는 것이었다.“나한테 맺힌 게 많은가 봐요. 누나가 말 좀 잘해 주세요.”형
경남일보   2012-10-29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208>
“허허허, 그 친구 말없이 이사를 갔군.”아내의 웃음이 가여웠던 진석은 어이없이 한바탕 웃었다. 이어 희망이 급히 충전된 얼굴로 돌변해선 병원 쪽으로 달려갔다.주제모를 그 희망에 전염된 민숙이도 남편 뒤를 따라갔다.진석은 병원건물 앞쪽을 꼼꼼하게 살펴
경남일보   2012-10-26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207>
“민숙아, 우리 뛰어갈까?”온몸으로 추위를 느끼고 있던 진석은 속도 없이 펄쩍펄쩍 뛰기 시작했다. “아뇨. 뛰지 말고 달려가요.”또 우스갯소리를 한 그녀도 팔짝팔짝 뛰기 시작했다.길 양옆으론 산이었다. 평평한 곳이 가끔씩 나타나더라도 인가는 없어서 둘
경남일보   2012-10-25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206>
지지대고개에 가까울수록 발 아래로 깔리던 산은 눈앞을 가로막으며 가파르게 다가왔다. “당신 친구 만나보고 우리 곧장 용진이 보러 갑시다.”지지대고개에 올라서면서 민숙이가 숨을 크게 몰아쉬며 웃었다. 나병증세가 거의 없어진 진석은 의전을 나온 그 친구를
경남일보   2012-10-24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205>
“허허허? 이제 와서 죄송하다고?”기절했다 깨어나도 딸의 반응을 이해할 수 없었던 화성댁은 몸을 일으켜 아궁이로 다가갔다. 그리고는 솥 안에 눈을 넣었다. 회심의 미소가 눈가에 살짝 스쳤다. 눈꺼풀을 번쩍 치켜들고 봐도 싸리나무 잎만 솥 안에 가득할
경남일보   2012-10-23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204>
&lt;204&gt;오늘의 저편 다짜고짜 솥뚜껑부터 열려고 했다. “부정 탄다. 뜸도 들여야 하고??.” 딸을 가로막았다. 그래도 지금 열래요.”말 그대로 부엌으로 들이닥친 딸을 본 화성댁은 기겁을 했다. “솥 안 좀 볼게요.” 다짜고짜 솥뚜껑부터 열
강민중   2012-10-23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203>
“어미는 눈에 불을 켜고 다니는 사람이니까 그런 걱정일랑 하지 말거라.”화성댁은 아랫목에 깔려 있던 이불을 푹 뒤집어썼다. 냉기가 뼛속까지 파고들어 있어서인지 좀처럼 몸이 풀리지 않았다.“잘도 넘어지시면서??. 그럼 쉬세요.” 민숙은 입을 쑥 내밀며
경남일보   2012-10-19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202>
'그래. 차라리 잘된 일이야. 할 짓이 따로 있지.' 머리를 가로 흔들며 산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뭔가 생각이라도 난 얼굴로 밖에 나온 민숙은 우물 쪽으로 가보기로 했다. 중공군이 밀고 내려온 이후에는 물을 길으러 가는 일도 대낮에는 피해야 했다. 한
경남일보   2012-10-18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201>
기 싸움에서 지고 만 민숙은 그냥 할 말을 잃어버렸다. 피부병에 바르는 약은 어릴 적부터 어머니가 만들곤 하는 것을 보아왔던 터여서 잘 알고 있었다. 그 사실마저도 입에 올리지 못했다. 밤이 깊어가고 있었다. 어둠을 뚫어보며 동공을 굴리고 있던 화성댁
경남일보   2012-10-17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200>
아랫목에 옹그리고 있던 화성댁은 일어나 방문을 열었다. 노을 없는 해거름이 마당에 내리고 있었다. '비질을 하려면 제대로 하던지.' 마당가에 지푸라기와 감잎들이 어지럽게 늘려 있는 것을 본 화성댁은 보이지 않는 바람을 향하여 버릇처럼 중얼거렸다. 방문
경남일보   2012-10-16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199>
"날래 내 아기래 살려내라우욧!" 아기를 방바닥에 내려놓은 아낙은 벌떡 일어나 화성댁의 머리칼을 움켜쥐었다. "이, 이 무슨? 이거 놔. 이거 놓지 못해?" 어안이 벙벙해진 화성댁은 맥 빠진 소리로만 대응했다. 아기가 하늘나라로 가버렸다는 것을 확신할
경남일보   2012-10-15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198>
아낙은 잉어를 구해달라고 하며 사례는 후히 하겠다고 같은 말은 몇 번씩이나 해댔다. 사례가 문제가 아니었다. 잉어란 놈은 흙도 물도 다 얼어붙어버린 이런 겨울철에 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화성댁은 혀를 차며 목을 가로저었다. “함부로 나다닐 때가
경남일보   2012-10-12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197>
“넘어지셨어요? 다친 데는 없으세요?” 인사치레로 몇 마디 물은 민숙은 냄비뚜껑을 열었다. 지난번 것의 절반밖에 되지 않아 보여서 버려진 그 분량에 대하여 아깝다는 생각부터 들었다. “약은 빨리 또 구해 보마.” 빤히 보이는 딸의 마음을 외면할 수 없
경남일보   2012-10-11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196>
약을 냄비에 떠 담은 화성댁은 서둘러 집을 나섰다. 눈이 쌓이기 전에 딸네 다녀올 요량이었다. 냄비를 신주 모시듯 양손으로 들고는 얼음 위를 걷듯 조심조심 걷기 시작했다. 눈발이 한사코 그녀의 눈앞을 가리고 있었다. 도무지 눈을 뜰 수가 없었던지 걸음
경남일보   2012-10-10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195>
핫이불 속에 다리를 집어넣고 있던 아낙은 뜨악한 얼굴로 민숙을 보았다. “왔냐? 빨리 방문 닫아라. 바람 들어간다.” 마침 부엌에서 나오던 화성댁이 딸을 보았다. “누구예요?” 방문을 닫으며 화성댁에게로 눈을 돌렸다. “피난 나온 사람이지 누구겠니?”
경남일보   2012-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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