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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78>
진석에게 한풀이를 하다 지친 화성댁은 이제 민숙을 붙들고 ‘아이고아이고’ 미친 듯 통곡을 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어미도 데려가라고 하며 악을 써댔다. ‘페니실린!’ 별안간 형식이는 벌떡 일어났다. 정말 페니실린만 있으면 민숙을 살릴 수 있을 것 같았다.
경남일보   2012-04-20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77>
지칠 대로 지친 민숙은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버렸다. “일어나라. 갈 길이 멀다.” 아버지는 민숙에게 손을 내밀었다. “다리가 아파서 더는 걸을 수가 없습니다.” 민숙은 울상을 지었다. “이 아비가 업어주마.” 아버지는 딸 앞에 등을 들이댔다. “
경남일보   2012-04-19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76>
식은땀을 흘리며 잠을 깬 정자는 밖으로 나가려다 말고 귀만 문에다 꽂아두고 있었다. ‘많이 아픈가 봐. 어떡하면 좋아?’ 얼굴도 모르는 민숙을 동정하고 있었다. “진석이 학생한테 연통은 넣은 거요?” 달아나려는 화성댁의 꽁무니를 붙잡듯 말을 급히 던진
강민중   2012-04-18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74>
“진석이 놈이 오고 있다니까 무슨 소리냐?” 딸이 또 정신 줄을 놓아버릴까 봐 겁이 난 화성댁은 진석이 이름부터 들먹였다. 민숙은 목을 벽으로 돌리며 그냥 눈을 감아버렸다. 눈꺼풀 사이로 뜨거운 눈물이 삐어져 나왔다. ‘저 년이 귀가 먹었냐?’ 팔짝
강민중   2012-04-17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74>
“예. 다녀오겠습니다.” “오냐. 그래. 민숙이 그 아이도 진석이하고 빨리 혼례식을 올려야 할 텐데.” 노파는 정자의 등에다 대고 일부러 중얼거렸다. “예엣?” 정자는 자신도 모르게 몸을 뒤로 홱 돌렸다. ‘민숙·진석·혼례’ 이런 낱말 조각들이 그녀의
경남일보   2012-04-16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73>
“예. 다녀오겠습니다.” “오냐. 그래. 민숙이 그 아이도 진석이하고 빨리 혼례식을 올려야 할 텐데.” 노파는 정자의 등에다 대고 일부러 중얼거렸다. “예엣?” 정자는 자신도 모르게 몸을 뒤로 홱 돌렸다. ‘민숙?진석?혼례’ 이런 낱말 조각들이 그녀의
경남일보   2012-04-13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72>
손자며느리가 물을 길러 나가자 형식의 할머니는 기다렸다는 듯 밖으로 나갔다. ‘여우같은 고것을 빨리 시집보내라고 해야지.’노파는 무작정 또 민숙의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어쩌자고 손자만 사라지고 나면 민숙이가 물귀신작전이라도 쓰는 것만 같은지 참 기분
강민중   2012-04-12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71>
굳이 ‘왜?’ 라고 반문할 필요까지는 없었다. 철없는 기생들을 끼고 장사를 해 온 덕택이라고 해도 될지 모르지만 어쨌든 사랑에 목숨을 거는 어리석은 것들을 많이도 보아온 그녀였다. 바로 얼마 전에는 돈 벌어서 동생 공부시키겠다던 기생이 사랑에 빠졌다가
경남일보   2012-04-11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70>
할머니의 눈길이 느껴져 마음이 영 편하지 않아서인지 정자는 목을 아래로 늘어뜨리고 있었다. “일밖에 모르는 데다 성격이 그리 살갑지 않아서 옆에 있는 사람한테 서운하게 할 데도 있을 것이다.”민숙이한테 바친 마음을 다 거두어들이지 못하고 있는 손자의
경남일보   2012-04-10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69> 5 길이 없는 만남
타고난 운명은 거슬릴 수 없는 것일까. 그렇다면 더럽게 타고난 팔자를 한번 고쳐보겠다고 죽을힘 살 힘 동원해 가며 발버둥을 칠 필요가 없지 않겠는가. 그 누구도 하늘이 맺어준 사람을 갈라놓을 수는 없었다. ‘또 경성으로 달아나 버린 것일까?’ 이른 새
이해선   2012-04-09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68>
앉은자리에서 스스로를 탓하며 화성댁은 너무 못마땅한 자신을 향하여 입을 삐죽거렸다. 인간의 탈을 쓰고 있기에 사람의 도리는 알고 있었고 그래서 가슴이 찔려오는 것도 막을 수가 없었다.그러나 황성댁은 지금 사람의 도리 같은 것을 따지고 있을 때가 아니었
경남일보   2012-04-07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67>
‘내가 미쳤어. 이 무슨 날벼락 맞을 짓이더란 말인가? 내 새끼 살리자고 남의 새끼 죽일 궁리를 했으니 말이다.’ 막 사립문 안으로 들어가는 형식의 뒷모습을 보며 화성댁은 또 가슴을 툭툭 쳤다. 곧장 인동넝쿨을 찾아 뒷산으로 올랐다. 인동넝쿨 달인 물
이해선   2012-04-06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66>
늦은 오후의 햇살이 하루의 더위를 푹푹 삭이고 있었다. 의식을 또다시 놓아버린 민숙의 몸은 불덩어리였다. 화성댁은 파뿌리와 댓잎을 함께 넣고 달인 물을 줄기차게 딸의 입에 떠놓곤 하고 있었다. “이년아, 한 모금이라도 삼켜라. 삼켜야 산다!” 열을 내
이해선   2012-04-05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65>
마루에서 마당으로 몸을 굴린 민숙은 수채 있는 데로 기어가고 있었다. ‘이년이 이거 아무래도 단단히 탈이 난 것이 틀림없어.’ 화성댁은 손의 물기를 치마에 닦으며 몸을 집 쪽으로 돌렸다. 아비 없는 호래자식 소리 듣지 않게 하려고 딸자식 하나 있는 그
이해선   2012-04-04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64>
“이년아, 네 년 때문에 여러 사람 마음병 들게 생겼다.” 화성댁은 벽을 보고 누운 딸의 등에다 대고 소릴 지르곤 방문을 닫아주었다. “경성으로 사람을 보내 형식이 끌고 오세요.” 민숙은 있는 힘을 다해 소릴 질렀다. 까닭 없이 달라붙어버린 입술만 조
이해선   2012-04-03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63>
“아무래도 신랑각시가 신행을 함께 할 순 없겠습니다.” 정자 숙부는 새신랑한테 사람을 보내 학동으로 바로 오라고 하는 편이 낫겠다고 덧붙였다. “이 할미가 위독하다고 하면 만사 제쳐놓고 달려올 것입니다.” 노파는 자신 있게 맞장구를 쳤다. 정자 숙부를
경남일보   2012-04-02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62>
“이제 넌 그 집 귀신이다.” 사립문 밖으로 목을 길게 빼곤 하던 시흥댁은 또 신방으로 들어와 딸에게 주입식 교육이라도 시키듯 ‘그 집 귀신타령’을 한바탕 읊었다. 딸이 시집에 가지 않겠다고 떼라고 쓸까 봐 그러는 것일까. 정자는 말없이 목만 끄덕였다
이해선   2012-03-30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61>
‘이럴 때 막막하다고 하는 걸까?’ 형식은 터덜터덜 집으로 발걸음을 옮길 수밖에 없었다. 두 발에 쇳덩이가 달린 것처럼 앞으로 발이 잘 나아가지 않았다. 판자촌을 막 벗어나고 있던 그는 눈을 번쩍 떴다. ‘내가 이젠 헛것을 다 보는군?’ 눈을 비볐다.
이해선   2012-03-29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60>
“으, 으, 무, 물…….” 심한 갈증을 느끼며 철주는 눈을 떴다. “엉, 철주야!” 졸음에 못 이겨 또 목으로 방아를 앞으로 쿡 찧던 형식은 반가움에 겨워 눈을 번쩍 떴다. “목이 말라요?” 가까스로 정신을 차린 철주는 건조한 목소리로 갈증을 호소했
이해선   2012-03-29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59>
한약방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순간 형식은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버리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마, 맞아. 살림방이 딸려 있었어.’ 이내 눈을 불을 켜며 문을 쾅쾅 두드리기 시작했다. “누구세요?” 한참만에야 아주 조심스러운 목소리가 안에서 나왔
이해선   2012-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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