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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일시단] 터미널 (이홍섭 시인)
젊은 아버지는어린 자식을 버스 앞에 세워놓고는 어디론가 사라지시곤 했다강원도하고도 벽지로 가는 버스는 하루 한 번뿐인데아버지는 늘 버스가 시동을 걸 때쯤 나타나시곤 했다늙으신 아버지를 모시고서울대병원으로 검진받으러 가는 길버스 앞에 아버지를 세워놓고는
경남일보   2013-06-10
[경일시단] 내 그림자 (이상원 시인)
내 그림자 밟지 마라긴 날을 함께 걸었어나 한 번도내 가진 색깔을 가지지 못했다.검정 단벌 깊숙이 모가지를 묻은 체눈도 귀도 접고 풀 포기에 던져져도 각인되는 법도 없이 묵묵히 내 가는 걸음을 따랐을 뿐이다.지나가면 그뿐, 누구의 꿈도 아닌허접한 길을
경남일보   2013-05-27
[경일시단] [경일시단]세상의 모든 길 -혜초의 길-
걸어간 사람들이 길을 만드는 법길은 가고자 하는 마음이 만드는 법세상의 모든 길은 내 앞의 사람들이 만들었다혜초에 앞서 현장이 걸었고현장에 앞서 부처가 걸었던 길어디든 길 나서서 보라내 앞에 걸어간 사람들의 수너무 많아서 헤아릴 수 없을 테니▲작품설명
경남일보   2013-05-13
[경일시단] 30cm
거짓말을 할 수 없는 거리,마음을 숨길 수 없는 거리,눈빛이 흔들리면 반드시 들키는 거리,기어이 마음이 동하는 거리,눈시울을 만나는 최초의 거리,심장 소리가 전해지는 최후의 거리,눈망울마저 사라지고 눈빛만 남는 거리,눈에서 가장 빛나는 별까지의 거리,
경남일보   2013-04-29
[경일시단]
칼을 들고 목각을 해보고야 알았다나무가 몸 안에 서로 다른 결을 가지고 있다는 것촘촘히 햇빛을 모아 짜 넣던 시간들이 한 몸을 이루며 이쪽과 저쪽 밀고 당기고 뒤틀어가며 엇갈려서오랜 나날 비틀려야만 비로소 곱고단단한 무늬가 만들어진다는 것 제 살을 온
경남일보   2013-04-15
[경일시단] 담쟁이
담쟁이 손이 둥근 것은 꿈이 한 동 크기 때문이다순한 별들을 데리고 세들 집을 찾다돌아서던 곱사등이 여인이바람이 불때마다제 잎들끼리 어루며세상의 벽을 껴안듯유리문 너머 허공을 안는 걸 보았다그녀의 굽은 등 보름달로 내려앉아 내일은,별들이 잠들 방 찰랑
경남일보   2013-04-01
[경일시단] 목련과 그믐달
누가 슬어놓았나저 많은 사생아들수십 개의 입술이 움찔거리네저 많은 입들 누가 다 먹여 살리나잇바디 시큰이큰 젖 빠는 소리에내 젖이 핑그르르-도네매일 밤 누가 와서 수유하다 가는 걸까허연 젖내 물큰물큰한 가지마다뽀얗게 젖살 오른 몽우리들입가에 허연 젖
경남일보   2013-03-18
[경일시단] [경일시단]목련
쪼끄만 새알들을 누가추위 속에 품어 주었는지껍질을 쪼아 주었는지언제 저렇게 가득 깨어나게 했는지 가지마다 뽀얗게 새들이 재잘댄다허공을 쪼아도 보고바람 불때마다촉촉한 깃을 털고꽁지깃을 치켜 세우고우왕좌왕 서투르게 날갯짓을 하고 있다벌써 바람의 방향을 알
경남일보   2013-03-04
[경일시단] 고백성사
휘어진 못을 뽑는 것은여간 어렵지 않습니다못이 뽑혀져 나온 자리는여간 흉하지 않습니다오늘도 성당에서아내와 함께 고백성사를 하였습니다못자국이 유난히 많은 남편의 가슴을아내는 못본 체 하였습니다나는 더욱 부끄러웠습니다아직도 뽑아내지 않은 못 하나가정말 어
경남일보   2013-02-18
[경일시단] [경일시단]칼과 사과
1둥근 유혹으로 부푼 이브의 몸에 차갑게 세운 내 금속성의 본성이 최대한 객관적으로 개입하는 그 순간,2너와 나의 관계항은 단순 명쾌하다꽉 물고 있던 긴장이 쩌억 갈라진다오, 나의 불가항력은 깨끗하고 적나라하다※작품설명=여자의 자물통은 채워져 있지만
경남일보   2013-01-28
[경일시단] 소금
소금이바다의 상처라는 걸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소금이바다의 아픔이라는 걸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세상의 모든 식탁 위에서흰 눈처럼소금이 떨어져내릴 때그것이 바다의 눈물이라는 걸아는 사람은많지 않다그 눈물이 있어이 세상 모든 것이맛을 낸 다는 것을 작품설명=
경남일보   2013-01-14
[경일시단]
눈사람 한사람이 찾아왔었다 눈은 그치고 보름달은 환히 떠올랐는데 눈사람 한사람이 대문을 두드리며 자꾸 나를 불렀다 나는 마당에 불을 켜고 맨발로 달려나가 대문을 열었다 부끄러운듯 양볼이 발그레하게 상기된 눈사람 한사람이 편지 한장을 내밀고 어디론가 사
경남일보   2012-12-31
[경일시단] 둥지
태양이 죽음으로부터 부활하는 날우레가 땅 속에서가만히 때를 기다리는 시간입니다비익총에 든 두 사람의 뼈는 포개져 있을까요생을 거듭한 지금나는 어디로 가야 하나요붉고 노랗고 창백한 흰 달에 이끌려 나는 언제까지고 들길을 헤매 다니지요사랑이나 슬픔보다더
경남일보   2012-12-17
[경일시단] 감나무
감나무 저도 소식이 궁금한 것이다 그러기에 사립 쪽으로는 가지도 더 뻗고 가을이면 그렁그렁 매달아 놓은 붉은 눈물 바람결에 슬쩍 흔들려도 보는 것이다 저를 이곳에 뿌리박게 해놓고 주인은 삼십년을 살다가 도망 기차를 탄 것이 그새 십오년인데… 감나무 저
강민중   2012-12-03
[경일시단] 화전
나 잡목 우거진 고랭지 이 여름, 깊은 가뭄으로 흠뻑 말라 있으니 와서, 어서들 화전하여라 나의 후회들 화력 좋을 터 내 부끄러움들 오래 불에 탈 터 나의 그 많던 그 희망들 기름진 재가 될 터 와서, 장구 북 꽹과리 징 치며 불, 불 질러라, 불질러
경남일보   2012-11-19
[경일시단] 노숙
헌 신문지 같은 옷가지들 벗기고 눅눅한 요 위에 너를 날것으로 뉘고 내려다본다 생기 잃고 옹이 진 손과 발이며 가는 팔다리 갈비뼈 자리들이 지쳐 보이는구나 미안하다 너를 부려 먹이를 얻고 여자를 안아 집을 이루었으나 남은 것은 진땀과 악몽의 길뿐이다
경남일보   2012-11-05
[경일시단] 나목시대
보 삼백 월 이십의광고지가 비 맞으며근 한달 전봇대에 거꾸로 매달려도이명에 환청만 듣는 선소리꾼 원룸 투룸전세 든 전전셋집에월세 든 떠돌이가새벽 인력시장에바람맞아 돌아서면월말이 등을 다독이며 사글세를 청한다담보냐 물으면신불이라 답하며 흑싸리나 똥껍데기
경남일보   2012-10-23
[경일시단] 나사 못
헐렁한 것들을 위하여 탱탱해야지조금씩 그리고 조금씩 다가 가야해상처를 주면서 상처를 메우는 거야힘들 때는 한 박자 쯤 쉬는 것도 좋아틈새에서 간격을 척도하고조심스레 가슴에다 사리 하나씩 박아 두는 거야깊을수록 좋지들어왔던 방향으로는 절대 빠져 나가지
경남일보   2012-10-08
[경일시단] 추분호박
천지가 쓸쓸해지기 시작한다는 추분 무렵삶이 그대를 꽤나 속이겠지만곧 스산하게 감이파리 떨어지고바람결 쌀쌀해지면아버지 빛바랜 삼베적삼같은 허수룩 농막 지붕위에사부작 사부작 기어올라 앉으신 미륵사 보살 두 분붉누른 저 미소 살갑지 않으신가작가 프로필= 1
경남일보   2012-09-24
[경일시단] 아들에게
를 닮지 말거라 모습도 행동거지도 애비의 애환… 사랑까지도 닮지 마라 기우는 달 바라보는 꼴도 별빛 살라먹는 청승도 술잔 비우는 외로움도 닮지 마라 너는 너의 길을 가거라 애비의 반쪽 삶도 애비의 반쪽 자만도 절대 닮지 말거라 애비의 이름 석자마저도
경남일보   2012-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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