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146건) 리스트형 웹진형 타일형 [지난기사검색] 전체4.24(수)4.23(화)4.22(월)4.19(금)4.18(목)4.17(수)4.16(화) [강재남의 포엠산책] 소세양 판서를 보내며 소세양 판서를 보내며 /황진이달빛 아래 오동잎 모두 지고서리 맞은 들국화 노랗게 피었구나누각은 높아 하늘에 닿고오가는 술잔은 취하여도 끝이 없네흐르는 물은 거문고와 같이 차고매화는 피리에 서려 향기로워라내일 아침 님 보내고 나면사무치는 정 물결처럼 끝이 없으리------------------------------------------------------------------소세양은 중종 4년에 등과하여 대제학까지 오른 인물입니다. 시문에 능한 만큼 여색을 밝히기로 유명했다는군요. 그런 그가 송도 명기 황진이의 소문을 들은 겁니다. 경일시단 | 경남일보 | 2021-02-14 17:33 [주강홍의 경일시단]바닥 바닥 -곽향련바닥을 들켰다.피곤한 다리를 무심코 쭉 뻗었다가발바닥을 바라보는 눈을 발견하고흠칫 숨겼다.감춰야 할 것이 발 모양이었는지바닥이었는지스스로도 알 수 없지만바닥은 숨기는 것인가 보았다.언론 속의 카메라는 바닥에다 초점을 비추는데너도나도 아니라고 숨기는 걸 보면분명 바닥은 들키는 것이 수치스러운 것이다.바닥에는 비밀스러운 무엇이 그리 많을까?-------------------------바닥은 더 낮아질 수 없는 것들이 모여서 형태를 갖춘다.그것을 파헤치면 퇴적층의 화석처럼 역사의 증좌가 제 멋대로유추될 수도 있다.죽은 사실에 경일시단 | 경남일보 | 2021-02-07 16:12 [강재남의 포엠산책]까자끼 자장가를 들으며 까자끼 자장가를 들으며 /정철훈자장가는 왜 이리 슬플까그건 꿈에서 왔기 때문이지이루지 못한 꿈바유시키 바유 바유시키 바유자장가는 전생에서 오는 것세상이란 슬픈 곳이며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리게 될지태어나기 전부터 알기 때문이지바유시키 바유 바유시키 바유자장가는 태반에서부터 빙글빙글 돌아가는 음반바늘이 운명의 표면을 긁을 때 나는 소리하늘의 별도 그렇게 태어나고 그렇게 소멸한다지바유시키 바유 바유시키 바유자장가는 아기의 귀에 수면의 묘약을 흘러보내며 말하지세상 같은 거 잊으라 잊으라지구는 회전하고세상의 모든 자장가는 그 회전축을 따라 경일시단 | 경남일보 | 2021-01-31 16:42 [주강홍의 경일시단]살다보면 살다보면 /김무영살아보고 사는 사람은 없다세상은 미리 손 내밀지 않는다정해져서 리허설 하고공연하는 것이 아니라즉석에서 바람 부는 대로 쓰려졌다가어느 골짜기에 가서늘 시작이거늘모난 것은둥글어져서 더는 무디지 않을 때까지가르치고 있는 거다-------------------------가고자 하는 길과 가지는 길이 다르고 또 가야 할 길을 구하는 번민과 갈등 속에서 등을 미는 시간 따라 이만큼 끌려온 생의 단막극. 각본이 없는 연출에 주역이지 조역 인지도 애매한 서툰 한 생을 모두가 딛고 산다.지우고 다시 할 수 없는 완성처럼 결과는 과정 경일시단 | 경남일보 | 2021-01-24 15:33 [강재남의 포엠산책]아침 식사 아침 식사 /자크 프레베르그이는 잔에 커피를 담았지그이는 커피 잔에 우유를 넣었지그이는 우유 탄 커피에 설탕을 탔지그이는 작은 숟가락으로 커피를 저었지그이는 커피를 마셨지그리고 잔을 내려놓았지내겐 아무 말 없이그이는 담배에 불을 붙였지그이는 연기로 동그라미를 만들었지그이는 재떨이에 재를 털었지내겐 아무 말 없이그이는 나를 보지도 않고 일어났지그이는 머리에 모자를 썼지그이는 비옷을 입었지비가 내리고 있었기에그리고 그이는 빗속으로 떠나버렸지말 한마디 없이 나는 보지도 않고그래 나는 두 손에얼굴을 묻고 울어버렸지-------------- 경일시단 | 경남일보 | 2021-01-17 16:39 [주강홍의 경일시단]동파 동파 /주강홍꼭지를 열어 두었는데도 물이 나오지 않는다망치로 몇 번 쳐보고 흔들어도눈물샘이 막혔는지 울지를 못한다계량기의 눈금이 고정되어 있는 것으로 봐서는어딘가 단단히 막힌 것은 확실한데대체 거기가 어딘지 알 수가 없다그런다고 저 깊은 땅을 다 파낼 수도 없고궁리를 하고 있는데도 입주자들은 난리다토치카로 입을 달구었다추달에도 자백은 쉽지 않다몇몇은 허리를 내려치고 머리를 흔들었다증좌는 있는데 실토가 없는 깜깜한 지하실처럼작은 신음만 먼 은하처럼 수신된다차가운 것들을 차갑게 오래 두었다차가운 것들이 너무 차갑게 뭉쳤다소통이 차가워졌 경일시단 | 경남일보 | 2021-01-10 16:15 처음처음이전이전12345678끝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