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창섭의 단편소설 무대위에 펼쳐
손창섭의 단편소설 무대위에 펼쳐
  • 경남일보
  • 승인 2012.03.29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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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경남연극제 <혈서>

혈서(작 / 손창섭, 각색 / , 연출 / 이재희)

한국연극협회 창원지부 - 창원예술극단

29일 오후 7시30분 함안문화원 대공연장

▲연출의 변=1955년 1월‘현대문학’에 발표된 손창섭의 단편소설.

한 방에서 기거하는 세 명의 젊은이와 한 명의 소녀를 통해서 전후를 살아가는 인간의 삶의 무의미성을 강조한 작품이다. 달수는 매일 취직 자리를 알아보러 다닌다. 그러나 저녁마다 ‘최선을 다한 나의 노력은 오늘도 수포로 돌아갔다’는 생각을 하면서 집으로 돌아온다.

이들의 삶은 그것이 어떠한 모습이든 긍정성을 발견할 수 없는, 어둡고 암울한 삶의 반복이다.

준석과 달수의 논전은 “영원히 일치점에 도달 할 수 없는 괴이한 논전”, 즉 무의미한 행위의 반복으로 그려지고 있고, 달수는 자신의 헛수고는 “오늘이라는 시간”에서 만이 아니라 “출생 이전의 무한한 공간에서부터 이랬고 앞으로는 또 죽은 뒤에까지도 영원히”계속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두 무의미한 삶의 반복일 뿐이다. “혈서라도 쓰듯/ 순간을 살고 싶다”는 규홍의 시는 이러한 무의미와 환멸에서 벗어나 의미있는 삶을 살고자 하는 이들의 욕망을 나타낸다. 그러나 이들의 현실은 여전히 무의미할 뿐이다. 그래서 이 작품은 손창섭 작품 세계의 특징인 무의미성의 강조, 결말 없는 이야기, 그리고 무의미의 반복이라는 시간 의식 등을 잘 보여주는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작품줄거리=모두 무의미한 삶의 반복일 뿐이다. 혈서라도 쓰듯 순간을 살고싶다.

날이 어두워져서야 달수는 친구인 규홍의 집으로 들어왔다. 달수는 법학과를 다니는 고학생으로 직장을 구하기 위하여 이리저리 뛰어다니지만 결국 취직자리는 아무데도 그를 기다리지 않았고 오늘도 친구네 집에 신세를 지고있다. 집에는 국문과를 다니는 자칭 시인인 집주인 규홍이와 중공군에게 한 쪽 다리를 잃고 달수와 마찬가지로 얹혀 살고 있는 친구 준석이 있다. 또 창애라는 간질병 환자인 여자가 식모 살이를 하며 살고 있었다. 집의 주인인 규홍은 밤 늦도록 손가락을 호호 불어 가며 시를 썼다. 최근 한 달 동안 걸려서 그가 만들어 놓은 시는 '혈서'라는 것이었다. 그는 거의 매달 신문이나 잡지에 투고를 하지만 그의 시가 한 번도 발표된 일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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