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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부모님의 품
양성범  |  san1226@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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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3.3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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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영산 지리산은 1967년 12월 29일 지정된 우리나라 최초의 국립공원으로 3개도(경남·전남·전북) 1개 시, 4개 군, 15개 읍·면의 행정구역이 속해 있다. 그 면적이 48만3022㎢로 20개 국립공원 중 가장 넓은 산악형 국립공원이다.

지리산(智異山)을 글자 그대로 풀면 ‘지혜로운 이인(異人)의 산’이라 한다. 이 때문인지 지리산은 여느 산보다 많은 은자(隱者)들이 도를 닦으며 정진해 왔으며, 지리산 골짜기에 꼭꼭 숨어든 은자는 그 수를 추정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지리산은 예로부터 금강산, 한라산과 함께 삼신산(三神山)의 하나로 민족적 숭앙을 받아 온 민족신앙의 영지(靈地)였다. 지리산의 영봉인 천왕봉에는 1000여년 전에 성모사란 사당이 세워져 성모석상이 봉안됐으며, 노고단에는 신라시대부터 선도성모를 모시는 남악사가 있었다.반야봉, 종석대, 영신대, 노고단과 같은 이름들도 신앙을 상징한다.

구름 위에 떠 있는 고봉준령마다 영기가 서리고, 계곡은 웅장하면서도 유현(幽玄)함을 잃지 않는다. 천왕봉에서 노고단에 이르는 주 능선의 거리가 25.5km로 60여리가 되고, 둘레는 320여km로 800리쯤 된다. 지리산의 너른 품안에는 1500m가 넘는 20여개의 봉우리가 천왕봉(1915m), 반야봉(1732m), 노고단(1507m)의 3대 주봉을 중심으로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그러나 민족의 영산이 훼손되고 있다. 국립공원 관리공단 지리산 관리사무소에 따르면 2010년 93t, 2011년 60t의 쓰레기가 발생해 처리비용만 해도 1000여만원에 이르고 있다. 그나마 전년대비 40% 감소한 것은 사찰쓰레기를 전량 지자체가 처리하고 야영장 발생쓰레기를 지속적으로 전량 종량제 봉투를 통해 반출한데 이어 그린포인트 제도를 적극 운영한 결과다.

또한 불법행위 건수가 최근 2년간 300여 건에 이르고 있다. 모든 행위를 예방 단속하기는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고 단속과정에서도 욕설 및 위협 등에 노출돼 있는 것도 현실이며 이를 대응할 수 있는 수단도 제대로 없다. 특히 산중에서 대부분 불법행위가 이루어지고 있어 단속때 불법 행위자들은 막무가내식 버티기로 신원확인에도 애로를 겪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일부에서는 다른 공단직원과는 다르게 산에서 업무가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공단직원들에게 강력한 사법권을 부여해 불법 행위자들에게는 엄격한 법집행을 하도록 해 줘야 한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산을 찾는 탐방객들은 마냥 일신의 건강과 즐긴다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부모님의 품을 찾듯이 경건한 마음과 나의 몸을 아끼듯이 사랑하여 후대에 한점 부끄럼 없이 물러주어야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사람은 때가 되면 떠나지만 자연은 영원히 그 자리에서 사람들을 품고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되새겨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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