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의 허울뿐인 환경사랑
창원시의 허울뿐인 환경사랑
  • 경남일보
  • 승인 2012.03.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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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진 ((사)경남수렵인 참여연대 회장)

 창원시는 람사르 협약 당사국 총회의 모태이고 환경수도라는 것을 자랑하면서 동양 최대의 철새도래지인 주남저수지를 겨울철새 보금자리로 만들기 위한 생태보전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한다. 또한 창원천과 남천을 생태하천으로 개발하여 시민에게 양질의 강변여과수 공급도 약속하고, 공원 등 생태환경, 물 환경, 대기환경, 누비자 자전거 등 창원시의 환경자랑은 대단하다.

하지만 창원시 공무원들의 환경에 대한 의식은 낙제점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 사례로 지난 2007년에 시작하여 2013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남천의 생태하천 조성공사를 들 수가 있다. 불모산에서 발원하여 창원 도심으로 흐르는 남천은 갈대와 수초가 우거져 있기 때문에 노루, 오소리, 너구리, 수달, 꿩 같은 야생동물은 물론 희귀식물이 많이 서식하고 있다. 따라서 창원시는 남천에 서식하는 야생동·식물에 대한 실태를 조사하여 분포내용을 확인했지만 남천공사에 따른 야생동물 이주 및 보호대책은 없었던 것이다.

 야생동물이 살고 있는 하천공사는 하류에서부터 시작해야 하고, 야생동물 서식지인 수초와 갈대를 제거한 강에 펜스를 설치하여 공사장과 동물 서식지를 구분하므로 야생동물이 공사장에 넘나드는 것을 막아야 한다. 또한 공기(工期)가 다소 늦어지더라도 하류에서부터 공사를 시작하여 상류로 올라가야 하지만 전 구간에 걸쳐 동시에 공사를 시작하면 갈 곳을 잃은 야생동물이 창원 도심으로 뛰어들 수밖에 없게 된다. 따라서 야생동물을 상류인 불모산 방향으로 서서히 몰아가는 (이동시키는) 방식으로 공사를 해야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야생동물 보호대책이 없었기 때문에 공사장 안에 야생동물이 살고 있고, 소음에 놀란 노루가 한낮에도 뛰어다니고 있는 것이다. 특히 공사장 인근 도로에 야생동물 로드킬 사고가 자주 일어나고 공사현장에 노루의 사체가 나뒹굴고 있어 이를 보다 못한 인근 공장 근무자들이 야생동물 보호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곧 환경에 대한 창원시 공무원들의 의식수준이 시민들보다 낮다는 것을 확인한 사례이다. 따라서 우리 참여연대는 창원시에 문제를 제기했고 언론보도가 시작되자 비로소 임시 펜스를 설치하는 등 부산을 떨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의창구청은 유해 야생동물 자력(自力)포획을 허가하면서 민원인의 농장이 아닌 마을전역을 허가한 바 있다. 유해 야생동물 자력포획 허가는 농장 경계로부터 500m를 넘지 않는 것이 상식이다. 자신의 농장에 피해를 주는 야생동물은 퇴치한다는 개념으로 허가하는 것이기 때문에 농장주변을 크게 벗어나서는 아니 된다.

 그러나 마을전체를 야생동물 포획지역으로 허가하면 허가지역은 몇 십만 평에 이르게 되어 마을전역이 수렵장이 되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유해 야생동물 자력포획은 수렵보험과 수렵면허가 없는 총기 미숙자에게 동물포획을 허가하기 때문에 수렵보다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높아 자신의 농장을 벗어나 총기사용을 허가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이는 곧 환경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은 물론 행정의 ABC도 모르는 한심한 짓이다. 

또한 통합 창원시를 관통하는 도로는 2500km가 넘지만 야생동물 이동통로 및 로드킬 예방시설에 필요한 예산은 단돈 일원도 없다고 한다. 그러나 진동면과 북면 등 도심 외곽지역에는 야생동물 로드킬 사고가 자주 발생한다는 신고가 있다. 도로를 건설하고 난 후 야생동물 출현으로 로드킬 사고가 자주 발생한다면 그 원인을 찾아 로드킬 예방시설과 야생동물 이동통로를 만들어줘야 하지만 예산이 없어 구경만 하고 있는 실정이다.

환경수도는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곳이다, 이러고도 창원시가 환경수도라고 말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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