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익과 제해권(制海權) 확보를 위해
국익과 제해권(制海權) 확보를 위해
  • 경남일보
  • 승인 2012.03.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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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완 (합동참모본부 사후검토관)

 “이엇사나, 이어도사나. 이엇사나, 이어도사나 우리 배는 잘도 간다‥.” 이어도는 제주도민의 전설에 나오는 환상의 섬, 피안의 섬으로 잘 알려져 있다. 전설에 의하면 이 섬을 보면 돌아올 수 없다는 말이 있는데, 이는 먼 옛날에 이곳에 와서 조업을 하다 파고가 10m 이상이 되면 이 섬이 보였고, 당시 어선으로는 그런 해상 상황에서 무사히 돌아갈 수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어도의 위치는 마라도로부터 서남쪽으로 149km, 중국의 서산다오(山島)로부터 동쪽으로 287km, 일본의 도리시마(鳥島)로부터 서쪽으로 276km의 거리에 있다. 우리 정부가 1995년부터 현장 해양조사 등 공사를 시작(중국 및 일본대사관에 기지건설 계획을 통보)해 2003년 6월 종합해양과학기지를 완공함으로써 해양 및 기상예보, 해상교통 안전 등 필요한 자료를 실시간으로 수집, 제공함으로써 동북아 해양안전과 지구적 환경변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어도의 역사적 사실이나 지리적 근접성 등을 볼 때 명백히 우리의 배타적 경제수역(EEZ)내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3월3일 류츠구이(劉賜貴) 중국 국가해양국 국장(장관급)은 “중국 해양국이 관할해역을 선박과 비행기를 동원, 정기순찰하며 중국의 해양권익을 지키고 법을 집행하는 체제를 마련했다. 현재 해양국 소속 감시선과 비행기의 정기순찰 범위에 이어도도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이어도뿐만 아니라 센카쿠열도, 난사군도(南沙群島) 등 동·남·북 아시아 국가와 영토분쟁 중이다. 그렇다면 왜 이어도에 대해 그들이 이토록 집착하는 것일까. 이어도 해역은 한·중·일 3국의 배타적 경제수역이 교차하고 이어도를 포함한 동중국해에 최대 1000억 배럴의 원유와 72억여t의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며 자국의 해양 수송로 보호, 중국의 해군력이 우리의 6배 이상이니 미국과의 해양 패권경쟁 등 국가전략이 내포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북한은 3월16일 “김일성 주석 생일(4월15일 100회)을 맞으며 자체의 힘과 기술로 실용위성(광명성 3호)을 4월12일부터 16일 사이에 쏘아 올리게 된다”고 밝혔다. 지난 2월29일 미국과 동시에 발표한 ‘핵실험 및 장거리 미사일 발사중단 합의’를 16일 만에 번복했으니 북한과는 대화와 협상이 불가능하다는 불신을 국제사회에 심어주는 결과를 자초했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중국의 패권주의와 북한의 핵위협 등 한반도 상황이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때에 일명 ‘고대녀’로 불리는 통합진보당의 김지윤 청년 비례대표 후보가 3월4일 “제주 해적기지 반대합니다. 강정마을, 구럼비 바위 지켜냅시다”를, 소설가 공지영씨는 3월10일 “제주도민의 말도, 국회의 예산삭감 행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시민을 패고 물속에 처넣는 너희들은 해적이 맞다”를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니 어안이 벙벙해 말이 안 나온다.

 대한민국은 언론·출판·집회·결사 등의 자유가 확실히 보장된 자유민주주의 국가다. 왜냐하면 정당의 설립은 자유며 그 목적·조직과 활동이 민주적이면 되고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하는데 필요한 조직을 가지면 되며 당원의 잘잘못은 자기 판단에 맡기고, 소설가는 공인에 관계없이 언론의 자유를 보장받기 때문에 보육원에 다니는 어린애한테 물어도 ‘해군과 해적’을 구분할 수 있을진대 본인들은 해군을 해적으로 보면 그만이니 말이다.

 사실 제주해군기지 건설은 2007년 노무현 정부 때 국책사업으로 강정마을(주민투표 결과 찬성 54.3%)을 확정했고, 한국 수출입 물량의 90% 이상이 통과하는 남방해역의 핵심 해상수송로 안전통항 보장, 이어도 등 제주 남방해역의 안정적 관리 등에 중점을 두고 추진됐다. 중국은 국가이익을 위해 해군력 증강으로 패권주의의 야망을 달성하려 하는데 우리는 제주 해군기지 건설조차하지 못한데서야 말이 되겠는가.

 국가안보에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고 국가안보를 위한 국책사업이 선거 쟁점화돼서도 안 되며, 제주 해군기지를 ‘해적기지’라고 불러서도, 써서도 안된다. 당신들은 대한민국을 방위하는 국군을 단 한번이라도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지금 우리에겐 ‘우리들과 우리들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할 이어도를 해군이 지킬 수 있도록 전 국민이 결집해 뜨거운 성원을 보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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