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렬사 제향
창렬사 제향
  • 경남일보
  • 승인 2012.04.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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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동섭 (진주향교 사무국장)
지난 3월 27일 진주성 내 창렬사 에서는 엄숙한 분위기 속에 제례악이 울려 퍼지고, 유관기관 단체장과 후손, 시민 500여명이 운집한 가운데 향례를 봉행하였다. 향례 봉행 후 모든 제관들은 임진대첩 계사순의단을 참배하고 호국 영령들의 높은 뜻을 기렸다.

진주의 창렬사는 만력 정미년(1607)에 임진년과 계사년에 물밀듯이 밀려온 왜구와 맞서 진주성을 사수하다 소중하고 귀중한 목숨을 장렬히 조국에 바친 제장들을 제사하기 위해서 창건되어 선조대왕 때 사액하였다.

사람의 목숨은 누구에게나 단 하나뿐이고 천수(天壽)가 정해져 있다고 하거늘, 그것을 조국에 반납하고 먼저 떠난 임들의 숭고한 정신은 억겁의 세월이 흘러도 이어질 것이며 더욱 찬란히 빛날 것이다.

권재규 선생은 창렬사 중수기문에 말하기를 "천지는 무궁한데 인생은 그 사이에서 다만 순간일 뿐이다. 그러나 충성과 의리가 뛰어나고 훌륭함을 지닌 분은, 천지를 꿰뚫어 천지와 같이 무궁하니 그 까닭이 무엇인가? // 충성과 의리가 뛰어나고 훌륭함을 지닌 분에 대해 감격해하고 사모하며 탄식하고 노래함은, 세대가 멀거나 가깝거나, 나라가 존재하거나 망한다고 하여도 중단될 수 없으니, 이것이 바로 천지와 더불어 유구해지는 까닭이다." 라고 역설하였다.

오늘날 하찮은 부귀영화를 위해, 어제한 말이 오늘에 바뀌고 자신의 영달을 위해서는 의리도 지조도 헌신짝처럼 팽개쳐버리는 소위 지도층 인사(?)들이 정말 귀담아 듣고 느껴야 할 말이다.

무궁한 천지(天地) 가운데에서, 찰나에 스쳐가는 인생을 살면서, 흔적도 없이 사라질 부귀영화를 위해 허둥대는 모습은, 창렬사 제향을 봉행하며 어떻게 살고 어떻게 봉사하며 떠날 것인지 모두가 고민했으면 한다.

34만 진주시민을 대표하여 이창희 시장, 김두행 시의회의장, 정호영 진주향교 전교는 경건히 잔을 올리며 삼가 고하였다.

"호국의 영령들이시어! 향을 피워 제향을 드리오니 부디 기쁘게 흠향하시어, 그날의 처절했던 분노를 거두시고, 약동하는 오늘의 조국을 지켜보시며, 님들을 추모하는 겨레의 지극한 정성을 보금자리 삼아 부디 편히 잠드시어 명복을 누리소서."

낭랑한 음성으로 고하는 축문을 들으며 옷깃 여미고 가슴가득 명복을 빌었다. 그리고 당연한 일이지만 호국 선열을 기리는 이 뜻 깊은 행사를 400년이 넘도록 면면히 이어 오도록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는 관계당국과 후손들의 정성, 시민들의 관심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오늘도 남가람 푸른 물은 유유히 흐르고 진주성 언덕에 개나리는 꽃망울을 터트리는데 나라위해 몸 바친 호국영령들을 추모하며 가슴이 저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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