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필 서한 공개‥자상함·배려 등 새로운 면모 엿보여
헤밍웨이가 쓴 10여통의 서한이 28일(현지시간) 미 보스턴 케네디도서관에서 처음으로 일반에게 공개됐다.
헤밍웨이가 1953년 2월 친구 지안프랑코 이반치치에게 보낸 편지를 보면 자신이 키우던 고양이 '엉클 윌리'가 차에 치인 후 안락사시켜면서 느낀 슬픈 감정을 상세하게 적어놓았다.
이번에 공개된 서한은 1953년부터 자살하기 1년전인 1960년까지 쓴 것으로, 자택인 쿠바의 핀카 비히아 별장을 비롯해 유럽과 고향인 미국 아이다호주, 아프리카 사파리 여행중에 쓴 것도 있다.
헤밍웨이와 이반치치는 1949년 베니스의 한 호텔에서 만났다. 두 사람은 20년의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모두 전쟁에서 다리 상처를 입은 관계로 동병상련의 절친한 사이였다.
전문가들은 헤밍웨이의 서한이 전쟁, 투우, 낚시, 사냥 등을 주제로 한 글을 쓴 남성적인 작가로 알려진 그의 또다른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학회지 헤밍웨이 리뷰의 편집인 수전 비겔은 "헤밍웨이의 서한은 대체로 그의 온화한 측면과 있고 아버지의 자상함이나 손아래 친구에 대한 배려를 엿보게 한다"고 평가했다.
헤밍웨이는 여러 통의 편지에서 친구의 여동생 아드리아나 이반치치의 안부를 묻고 있다.
이탈리아 사교계에서 알려진 그녀는 헤밍웨이와 오리사냥 모임에서 만난 후 작품의 영감을 떠올리는 대상이 됐다.
비겔은 아드리아나 이반치치가 헤밍웨이의 소설 '강을 건너 숲속으로'의 여주인공 모델이라고 말한다.
헤밍웨이는 퓰리처상 수상작인 '노인과 바다'를 쓰게 된 배경은 1950년 그녀가 쿠바로 찾아온 것이 계기가 됐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헤밍웨이는 1954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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