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
취업난
  • 경남일보
  • 승인 2012.04.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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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근 (창원시의원)
우리 젊은이들의 취업이 너무나 어렵다는 것은 언론을 통하지 않더라도 주변을 둘러보면 금세 알 수 있는 내용들이다. 가정이나 학교에서 졸업 후 진로를 생각해 나름 준비를 열심히 하고 있지만 막상 취업을 하려고 보면 자기의 적성이나 수준에 맞는 직업을 갖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취업을 준비하는 젊은 세대와 이를 지켜보는 가족들은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잘나간다는 서울의 유명대학에 다니는 친구 딸이 휴학을 했는데, 복학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이제 1년을 더 다니고 나면 졸업을 해야 하는데 졸업 후 직장 찾기가 너무 어렵다고 하는 것이다. 그럴바엔 차라리 졸업 후 취업 못한 백수가 되느니 학생신분으로 취업준비에 매달려 보겠다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취업을 빙자한 도피생활이라고도 볼 수 있다. 세계 10위권의 무역국이란 허울 좋은 현실을 볼 때 마음이 착잡하다.

얼마 전 어느 중견기업에 다니고 있는 이웃의 형님이 하시는 말씀이 “우리 회사에 용접공 중 내가 막내다”라는 것이다. 그 형님의 나이는 얼추 50대 중반을 넘어서고 있다. 젊은이들이 그 일을 하려고 하지 않아서 이제 막내가 되었다는 것이다.

우리도 젊은 시절엔 그랬던 것 같다. 시골에서 태어났던 우리들은 학교를 졸업하면 도시로 나가 넥타이매고 근사한 직업을 가지고 폼나게 살 것이라는 꿈을 가지고 있었다. 이런 시골에 남아서 남의 집 도배와 장판을 갈아주고, 창문을 고쳐주는 일은 우리와 상관없는 전혀 고려의 대상이 아니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고향을 방문했을 때 친구들이 이런 일을 즐겁게 하고 있고 고향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보면서 많은 것을 느끼기도 하였다. 그랬다. 직업에 대한 귀천의식이 우리 세대에서부터 자녀들에게까지 유전되어져 있는 것은 아닌지 뒤돌아볼 일이다.

일이 있음으로써 내가 행복해질 수 있다면 그 일은 세상의 어떤 직업보다 귀한 것이며, 취업난을 극복할 수 있는 최대의 무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지금부터 내가 잘하고,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는 것이 취업난에 당면한 우리 젊은이들이 더 강하고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이 아닌가 생각해보게 된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고학력과 보여주기식 직업의식은 누군가 우리 사회의 요소요소에서 일을 해야 하는 현실에서 일할 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젊은이들과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하는 중소기업들로 인해서 가정과 국가의 경쟁력을 잃어가게 되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한다.

/창원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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