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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유권자들이 승리하는 선거변옥윤 (객원논설위원·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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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4.0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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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바탕 일진광풍이 한반도를 강타했다. 상층에서 형성된 찬 기운으로 갑자기 형성된 강한 저기압의 영향이었다고 한다. 이 이상저기압으로 서울에서는 19년 만에 4월 눈이 내렸고 전국은 태풍급 강풍으로 많은 피해를 입었다. 국회의원 선거전이 한창 달아오른 지난 3일 일어난 기상이변이었다. 바람의 영향인지 우리네 선거판도 갑자기 기상도가 돌변했다. 선거 때마다 불어닥치던 ‘선거 계절풍’이 이번 선거에도 어김없이 찾아온 것이다.

 그것은 다름 아닌 폭로와 책임 떠넘기기로 형성된 선거 저기압이 낳은 오랜 고질병이다. 선거 광풍은 많은 부작용을 동반한다. 국민의 여망인 정책선거, 인물선거를 밀어내고 그 자리에 비방과 흑색선거, 상대방과 출신정당 흠집내기로 선거판을 이전투구의 장으로 만들어 나간다. 과거 수십년 어김없이 선거 때마다 있어 온 ‘선거 바람’이다. 이제는 우리도 성숙된 선거문화로 거품보다는 인물을 볼 수 있을까 하는 기대는 이번 선거에도 물건너 간 듯하다. 선거문화는 단 한발자국도 진화하지 못하고 오히려 뒷걸음질을 하는 양상이다.

 선거전이 중반에 접어들면서 폭로와 비방, 책임 떠넘기기가 점입가경일 것 같다. 방송 3사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초박빙, 오차 범위내의 경합지역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전황에 여차하면 나락으로 떨어져 치명상을 입고 재기불능의 상황에 처할 수 있어 더 많이 상대방을 비방하고 폭로하고 과격한 언어로 공격하는 것이 최선의 방어인 듯 광분하는 모습이 여기저기서 엿보인다.

 마치 삼국지에서 제갈공명이 바람과 비, 구름을 이용하여 불리한 전황을 뒤짚고 승리를 쟁취하듯 선거 광풍을 열세를 모면하고 승리를 굳히는 전기로 삼으려는 듯 ‘선거판 제갈공명’도 눈에 띈다. 그들은 백전노장들이다. 순진한 유권자들이 어떤 바람에 속아들고 주눅들며 불안해 하는가를 어느 누구보다 잘 안다. 선거바람을 잘 활용하는 제갈공명들인 것이다. 사실 삼국지의 제갈공명은 항상 불어오는 편서풍과 여름에 부는 남동, 남서 계절풍, 겨울에 부는 북서 계절풍을 꿰고 있는 지략가로 바람을 전쟁에 활용한 높은 혜안을 가졌지만 우리네 선거판의 제갈공명들은 어떻게 하면 한 건의 폭로로 선거판을 뒤집어 놓을까 하는 얕은 수에 목숨을 걸고 있는 것이다.

 여든, 야든 이제는 선거판을 사이비 제갈공명에서 백가들이 쟁명하는 원래의 모습으로 돌려 놓아야 한다. 바람이 아니라 유권자들이 냉정하게 숲속의 나무를 하나하나 관찰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하고 각 후보들의 정강정책과 출신지역에 대한 애정, 나라에 기여하고 이바지할 수 있는 역량과 국가관, 살아온 과거를 살펴볼 수 있어야 한다. 과연 경국지책을 갖고 있는지와 소외된 자, 약자들의 소리를 듣고 국정에 반영할 수 있는가도 중요하다. 여러번 국회의원에 당선돼 선수를 훈장처럼 달고 있는 노련한 후보는 그가 그런 경력을 자랑할 만큼 지역과 국가를 위해 일했는지를 보면 다시 뽑아줘야 할지 판단이 서게된다. 그 속에서 지금까지는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경국지책이 엿보이는 정치신인도 보이고 자신을 가다듬으며 절치부심해온 과거의 실패자도 보일 것이다. 선거는 그런 각양각색, 백가쟁명의 인재들 중 우리를 대표할 한사람을 뽑는 것이다. 따라서 정당도 중요하지만 인물은 더욱 중요하다. 인물이 우선이고 다음에 출신정당을 보는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바람이 불어도 그 바람에 편승하지 않고 냉정을 유지하는 것은 유권자들의 몫이다. 허황하고 일방적인 목소리를 ‘4월에 내리는 눈’으로 치부하고 농부가 차분히 농사를 준비하듯 향후 4년을 책임질 일꾼을 눈여겨 골라야 한다. 비전을 제시하고 국리민복에 앞장서면서도 포퓰리즘에 편승하지 않는 그런 후보를 선택하기 위해선 선거판 제갈공명들은 흥분할지라도 유권자들은 이성을 되찾아야 한다. 지금 SMS상의 선거양상은 점입가경이다. 확인되지 않은 정보들이 활개를 친다. 편가르기도 심상찮다. 그래서 이번 총선이 어는 정치집단의 승리보다는 인물다운 인물을 선택한 현명한 유권자들의 승리가 되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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