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죽 팔아서 돈 벌어 와라" 조폭 무더기 검거
"폭죽 팔아서 돈 벌어 와라" 조폭 무더기 검거
  • 허성권
  • 승인 2012.04.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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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유등축제 기간, 중고생에 판매 강요…5명 구속

진주유등축제 기간 학생들에게 강제로 폭죽장사를 시키고 수익금을 가로챈 진주지역 조직폭력배가 경찰에 무더기로 붙잡혔다. 이들은 또 자퇴한 고교생들을 영입하고 보도방 독점운영을 노려 업주를 협박, 보호비를 뜯어내거나 채무자와 영세업자를 협박해 돈을 갈취하기도 하는 등 상습적인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경남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진주 개천예술제와 유등축제 기간 동안 폭죽장사를 강요해 수익금을 빼앗은 이모(18)군 등 5명을 구속하고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은 또 달아난 1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범행에 가담한 나머지 일당 2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진주지역 폭력조직인 ‘범우파’ 조직원 이군 등 5명은 지난해 10월 개천예술제·유등축제 행사기간 중 중·고교생 12명에게 폭죽장사를 강요하고 수익금 1200만원 상당을 빼앗은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이들은 피해 학생들을 2인1조로 짝을 지어 하루에 폭죽을 100개씩 배분해 개당 300원짜리 폭죽을 3000원에 팔게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축제 개막 10일 전부터 진주시 하대동에 조직합숙소를 마련하고 폭죽구입, 운동, 동원학생 모집, 감시하는 역할을 각각 분담한 후 부모가 경찰, 공무원, 교사인 학생들을 제외한 학생들만 골라 폭죽장사에 강제동원시키기로 하는 등 치밀한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 학생들은 폭력조직의 감시를 당했으며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면 집에도 돌아가지 못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심지어 일부 학생은 행사기간인 12일 동안 오후 5시부터 새벽 2시까지 장사에 동원됐고 집에 갈 차비도 받지 못했다. 피해 학생들은 이른바 싸움을 잘하는 ‘학교짱’으로 통하는 피의자들에게 협박을 받아 강제적으로 폭죽장사를 했다고 진술했다.

폭죽장사를 강요한 10대들도 폭력조직 내에서 협박을 당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조폭이 개입된 축제 폭죽장사의 연결고리가 밝혀졌다. 검거된 일당 가운데 범우파 행동대원 김모(22)씨 등은 이모(16)군이 지난해 12월 몰래 합숙소를 탈출해 고향에 내려가자 승용차로 납치해 4시간 동안 감금한 후 조직활동을 강요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은 지난 2010년부터 조직세력을 확장하기 위해 고교생이나 자퇴생 중 싸움을 잘하는 자퇴 고교생을 영입해 합숙을 하며 조직행동 강령 등을 교육시키는 등 조직원으로 양성시켜 왔던 것으로 조사됐다.

시내파 조직원 정모(32)씨는 2010년 8월 지역의 보도방을 독점 운영하기 위해 업주들에게 ‘보도방을 통합하겠다’고 통보한 후 이를 반대하는 업주들에게는 조직원들을 동원해 협박하거나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통합 보도사무실 임대료, 인테리어 비용, 각종 회비, 광고비 명목으로 돈을 요구하며 17차례에 걸쳐 2700만원을 갈취하고 조직원을 보도방 운전기사로 고용하도록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같은 조직원 유모(27)씨 등 3명은 박모(61)씨에게 도박자금 1400만원을 빌려 줬으나 이를 갚지 않는다는 이유로 집으로 찾아가 협박하고 5일간 감금했으며 입원해 있는 병원까지 찾아가 박씨를 협박해 500만원 상당의 승용차를 빼앗아 가져간 혐의도 받고 있다.

시내파 조직원 서모(36)씨 등 3명은 2010년 8월께부터 지난해 3월까지 진주시내 모 주점에서 1000만원 상당의 술값을 빼앗고 같은 조직원 이모(43)씨는 지난해 5월 자신이 운영하던 주점의 여종업원을 임신시켰다는 이유로 김모(32)씨를 쇠파이프로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심태환 경남경찰청 광역수사대장은 “이번 단속을 계기로 학생들을 상대로 한 폭력조직원 영입과 금품갈취, 학생과 폭력조직 간의 연계 사슬고리를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며 “앞으로도 성인 조직폭력과 연계된 학교폭력에 대해 철저히 단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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