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물 포럼을 다녀와서
세계 물 포럼을 다녀와서
  • 경남일보
  • 승인 2012.04.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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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만 (환경부 기획조정실장)

지난 3월 11일부터 일주일 동안 제6차 세계 물포럼(World Water Forum)이 열리는 프랑스 마르세유에 다녀왔다. 세계 물포럼은 21세기 물 분야의 도전과제와 장기비전을 탐색하고자 1997년 모로코에서 처음 열렸고, 2000년에는 21세기 세계 물비젼(World Water Vision)을 제시하였다. 그동안 참가하는 인원과 논의하는 의제도 계속 확대돼 이제는 세계 최대의 물 관련 국제행사로 자리매김했다.

예로부터 동양에서는 물을 귀한 존재로 여겼다. 노자(老子)는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도 다투지 않기에 물을 으뜸가는 선의 표본으로 여겨 상선약수(上善若水)라 하였다. 또한 물에는 겸손, 지혜, 융통성, 포용력, 인내와 끈기, 대의 등 여섯 가지 덕이 있다고 칭송하였다.

그러나 현대에는 기후변화로 인해 점점 심해지는 가뭄과 홍수, 도시화·공업화로 인한 하천과 호소의 수질관리, 인구증가와 경제발전을 따라가지 못하는 물 공급, 수생태계 보호 등 물과 관련하여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제법 있다. 이러한 다양한 물 문제를 해결하고자 120여 국가의 정부대표와 NGO(비정부기구), 학계, 산업계 등 2만여명의 전문가들이 프랑스 마르세유에 모였다. ‘Time for Solution(해결을 위한 시간)’이라는 슬로건 아래 200여건의 세미나를 개최해 물 관련문제 전반을 다루었다.

전통적 이슈인 깨끗한 물 공급과 개발도상국 지원방안 이외에도 최근 부각되는 과제인 기후변화 대응과 물 관련 재해저감, 물과 녹색성장, 하천 부영양화에 대하여도 심도 있게 논의하였다. 김황식 국무총리가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물 문제 해결과 녹색성장의 모델로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소개해 참석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총괄 토론세션에서는 앙헬 구리아 OECD 사무총장이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직접 소개하면서 대한민국은 정책적 의지를 가지고 물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국가라고 높이 평가했다.

환경부 대표단도 지난 80∼90년대 고도성장에 따른 하천·호소 수질오염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겪은 다양한 정책과 경험을 발표했다. 특히 선진적인 수질관리 기법을 모두 망라하는 새만금 수질관리계획과 4대강 유역관리 시스템을 소개해 포럼 집행위원회와 예정에도 없던 인터뷰를 할 만큼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선진국 대부분이 겪고 있는 하천 부영양화 문제를 해결하고자 UNESCO와 공동으로 프로그램을 주관해 다른 나라와 해법을 공유하기로 했다. 덴마크, 루마니아, 벨기에, 모로코 환경장관과 만나서 환경 분야 국제협력과 국내 물산업이 해외에 원활하게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노력도 잊지 않았다.

세계 물포럼에 참가해 보니 물 문제에 대한 세계 여러 나라들의 관심이 얼마나 높은지 확인할 수 있었다. 물산업이 세계적으로도 각광 받고 있는 유망한 성장분야이며, 다른 나라들도 자국의 물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모습도 보았다. Veolia, Suez 등 굴지의 유럽 물 관련 기업들은 세계 물포럼을 기업홍보의 기회로 십분 활용하고 있었다.

미국 국무부는 3월 22일 ‘세계 물의 날’을 맞이해 지구적 차원의 물 문제를 평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서 “깨끗한 물은 건강과 위생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국가안보와 관계된 문제”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물 문제는 치수·환경문제에만 국한되지 않고 정치, 경제, 문화 등 사회 각 분야에서 주요한 화두가 될 것이다.

2015년 제7차 세계 물포럼은 대한민국에서 개최된다. 성공적 포럼을 위해 앞으로 3년간 열심히 준비해야 한다. 건강한 물환경을 위해 그동안 우리가 해 온 노력들을 정리하는 일부터 해야 할 것이다.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에 걸맞게 인류 전체의 물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하는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 물 관련 전문가 3만여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물 산업을 홍보하는 최적의 기회로도 활용해야 한다. 우리나라 물기업이 세계로 진출하는 도약의 발판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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