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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양호 동물원, 기적을 만들자
허성권  |  lookhsk@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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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4.0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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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찾은 진주 진양호 동물원에는 활기찬 관람객과는 대조적으로 지친 모습의 동물들이 시야에 들어왔다. 물개와 곰은 죽은 듯 미동조차하지 않고 원숭이는 의미없는 동작만 반복하고 있었다. 낙타는 긴 혀를 늘어뜨린 채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으며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사자와 호랑이는 등만 보일 뿐이었다.

문득 ‘기적의 동물원’으로 이미 유명해진 아사히야마 동물원이 떠올랐다. 일본 최북단 홋카이도 아사히카와시의 아사히야마 동물원. 인구 35만명 정도로 진주시와 비슷한 도시의 조그만 시립동물원으로 처음엔 진양호 동물원과 비슷했다. 1967년에 세워진 아사히야마 동물원은 여우를 매개로 한 에코노쿡스 감염증이 발생해 일시 폐쇄되는 등의 악재를 겪었고, 1996년에는 역대 최저인 26만명의 관람객만을 맞게 된다. 테마파크와 레저산업의 발달로 동물원의 사정은 더욱 어려워졌다. 1995년 시의회는 동물원에 폐쇄 혹은 민간매각 권고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고스케 마사오(小菅正夫) 동물원장은 문닫기 일보 직전 기적을 일으킨다. 그가 만든 혁신은 성공을 거두며 2006년에만 300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다녀가고 2009년에는 ‘아사히야마 동물원 이야기 : 펭귄, 하늘을 날다’라는 영화로까지 만들어지는 신화를 만든다. 삼성전자 윤종용 전 회장은 2009년 ‘삼성전자를 아사히야마 동물원처럼 만들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고스케 마사오 동물원장은 어떻게 기적을 만들었을까. 그는 우선 시장과 담판해 예산을 얻어냈다. 이 돈으로 ‘어린이 목장’, ‘새의 마을’ 같은 새 시설을 만들고 ‘아사히야마 동물원 클럽’이란 시민모임을 발족시켰다. 토끼와 염소, 오리 등을 직접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공간배치를 했고, 원숭이의 튀어 나온 이빨을 잘 볼 수 있도록 관찰용 창에 원숭이가 좋아하는 꿀을 발라 놓기도 했다. 이 중 상황을 극적으로 반전시킨 아이디어는 펭귄수족관이다.

아래쪽에 투명통로를 개설해 펭귄의 헤엄치는 모습을 마치 펭귄이 날아가는 것처럼 느끼도록 한 것이었다. 펭귄은 날 수 없는 새이지만 헤엄치는 모습을 보며 아사히야마 동물원에 가면 ‘펭귄이 날아다닌다’라는 소문이 나고 결국 유명한 볼거리가 된 것이다. 다이빙하는 백곰을 볼 수 있도록 한쪽 면을 투명하게 만든 점도 호응을 모았다. 바다표범을 운동시키는 일도 보통 관람객이 퇴장하고 나서 하는 일정이지만 이 동물원은 이 과정을 그대로 보여줘 호응을 모았다. 투명 캡슐에 머리를 내밀면 호랑이와 백곰을 바로 옆에서 볼 수 있는 장치도 인기를 더했다. 기적은 발상의 전환으로부터 시작된다. 발상의 전환은 시각의 변화를 의미한다. 진양호 동물원장은 물론 총선을 앞둔 후보자도 꼭 염두해야 할 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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