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정남이 정한 주법(酒法)
애정남이 정한 주법(酒法)
  • 경남일보
  • 승인 2012.04.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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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관 (한국국제대학교 교수)
모든 모임에는 규정이 있다. 크게는 나라에 헌법이 있고 작게는 개인들 간의 계모임에도 회칙이 있다. 이러한 규정들은 그 조직의 규율을 서게 만들고 혼란을 방지해 사전에 갈등 소지를 차단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술좌석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그래서 예부터 주법이라는 것이 만들어져 술자리에서 입에서 입으로 구전되고 있다. 이렇게 구전되는 주법을 살펴보면 어른들에게서는 두 손으로 잔을 받아야 하고 마실 때는 얼굴을 돌려서 마셔야 하고 주량에 맞춰 마셔야 하고 등의 법칙들이다.

음주문화는 우리 인류가 태동하면서부터 인간과 같이한 문화다. 술로 인한 부정적인 측면도 많이 있지만 긍정적인 측면도 부인할 수 없다. 이제 술은 인간사회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이렇게 우리와 밀접한 음주문화로 인하여 부정적인 면보다 긍정적인 면을 더욱 부양시키려면 유쾌하고 건전한 음주문화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우리는 오래전부터 앞에서 이야기한 주법들을 강조해 왔다. 그러나 현대사회와 부합되지 않는 점이 있고 술좌석의 분위기를 돋우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현대에 맞는 주법을 몇 가지 정해 보려고 한다.

주법 제1조. 술자리의 분위기를 맞춰라. 좋은 분위기의 술자리는 인간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하는 윤활유 역할을 하지만 분위기가 좋지 않으면 인간관계뿐만 아니라 건강까지 해친다. 예를 들어 술자리가 친구의 입사시험 낙방을 위로하는 자리라면 내가 로또복권에 당첨됐더라도 친구를 위로하는 분위기에 맞춰야 한다. 또한 과음해 분위기를 망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분위기가 깨지면 술자리를 갖지 않는 것보다 못하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것이 술자리의 분위기를 맞추는 일이다.

주법 제2조. 술친구의 잔을 비게 하지 마라. 스스로 술을 따라 마시는 것도 좋지만 술을 권하는 재미도 크다. 따라서 친구의 잔이 비었는지 정도는 관심을 가지고 같이 즐기는 자리가 중요하다. 주법 제3조. 잔을 거부하지 말고 양을 거부하라. 술좌석에 동석을 하더라도 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 사람은 있게 마련이다. 이런 사람은 정중히 술잔을 사양하는 것도 좋지만 분위기를 맞춘다는 생각으로 술잔은 받되 적은 양만 받아 전체 분위기를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할 것이다. 주법 제4조. 받은 잔은 돌려주라. 상대방이 권한 술잔을 받고 술잔을 돌려주지 않는 것도 예의에 어긋난다. 술좌석에서도 상대방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이 중요하다.

모 방송의 오락프로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물론 이러한 주법들을 지키지 않는다고 형사처벌당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분위기를 맞춰 가면서 즐겁게 음주하는 문화는 사회 전체적으로 볼 때도 바람직한 일이라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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