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운동부 부패, 근본대책부터
학교운동부 부패, 근본대책부터
  • 곽동민
  • 승인 2012.04.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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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운동부의 부패행위는 관행적이라 할 정도로 심각하다. 경남도교육청이 이런 운동부에 대해 상시감사 체제를 가동하겠다고 나섰다.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가 실시한 기관 부패조사에서 경남교육청이 아주 나쁜 성적을 거뒀고, 그 주요원인이 운동부의 부패였기 때문이다. 도교육청은 감사기구를 동원, 최소 월 1회 이상 감사를 실시해 학부모와 일반 시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투명성을 확보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도교육청은 운동부의 경비 불법운용, 학부모를 대상으로 불법 찬조금을 수수하는 행위, 학생선수들을 훈련을 핑계로 폭행하는 행위 등을 중점적으로 감사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사실 그동안에도 운동부에 대한 파행운영은 끊임없이 문제가 제기돼 왔다. 특히 훈련경비 부족과 대규모 경기에 앞서 공공연하게 거두는 로비명목의 찬조금 수수는 관행화됐을 만큼 심각하다는 게 학부모들의 반응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훈련을 명목으로 학생선수들에게 가해지는 폭력이다. 운동부 지도자들은 폭력이 아니라 기합이라고 합리화하지만 당하는 학생들이 폭력으로 받아들인다면 그것은 폭력인 것이다.

운동부 운영을 둘러싼 부패관행은 매우 광범위하다. 우선 운동부를 운영할 예산이 턱없이 부족해 선수들을 육성하기에는 사실상 학부모들의 찬조 없이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게 일선교사들의 푸념이다. 근원적으로 부패구조를 안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시합이 잦고 선수규모가 많은 축구, 야구 등 인기종목의 경우 원정경기 비용과 전용버스 운영비용이 만만찮은 게 현실이다. 따라서 운동부 상시감사가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먼저 예산지원이 합당한지 살피는 것이 우선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부패방지의 성과를 기대할 수 없다. 오히려 학생선수들을 육성하는 지도자들의 사기저하와 경기력 하락이라는 부작용만 키울 것이다.

또한 학생선수와 지도자간의 불신조장이라는 늪에 빠질 수도 있다. 상시감사가 능사가 아니라 학교 운동부가 건전하게 육성되고 경기력이 향상되기 위해 취해야 할 조치가 우선돼야 하는 것이다. 소 잃고 외양간마저 부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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