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시장제도의 허와 실
명예시장제도의 허와 실
  • 양철우
  • 승인 2012.04.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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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우 기자
각 자치단체에서 ‘명예시장제도’를 앞다퉈 시행하고 있다. 시정에 대한 이해와 신뢰를 높이고 시민들의 정책제언이나 아이디어를 효율적으로 접목하고 열린 행정을 펴기 위해서다. 이런 명분 외에도 위촉된 명예시장을 통해 주요시책에 대한 홍보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나름의 계산도 깔려 있다.

밀양시는 지난 2006년 하반기부터 이 제도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전국에서 최초는 아니지만 6년째 시행하고 있어 아마도 ‘최장수 시행 자치단체’일 것이다. 밀양시의 명예시장은 밀양시에 주소를 두고 거주하는 각계각층의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참여 신청서 통해 선정하며, 매주 월요일 위촉장 수여 후 목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시장실과 현장에서 근무를 한다. 오전에는 시장실에서 시정의 당면 현안에 대한 청취 등 내무행정 중심으로 각 실과와 밀양시의회를 방문하고, 오후에는 시립도서관, 사명대사 생가지, 교동 정수장 등 환경·사회복지·문화시설 등의 현장방문을 통해 시정의 이해도를 높인다. 이렇게 배출된 명예시장만도 무려 240여명이다.

밀양시는 명예시장의 입을 통해 주요시책을 홍보하고 나아가 시정목표인 ‘기업하기 좋은 도시, 성장하는 밀양’의 첨병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들도 “명예시장 근무를 통해 시정에 대한 이해와 신뢰가 높아졌으며 시정홍보를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며 자부심 또한 대단하다. 이 때문에 시정의 이해와 신뢰도를 높이는 순기능적인 면이 돋보인다. 그러나 각 부서나 주요 시설 등을 돌며 천편일률적으로 업무를 체험하는 이른바 ‘보여주기식 행정’에 치우치다 보니 명예시장들이 ‘홍보맨’ 또는 ‘우리편 만들기’의 한 방책으로만 전락되는 역기능적인 면도 사실 우려된다.

경북 김천시에서 시행하는 명예시장제도가 돋보이는 이유는 이러한 단점들을 잘 보완했기 때문이다. 김천시는 지난해 7월 이 제도를 도입했다. 명예시장에 위촉되면 시장과 같은 동선을 그리며 하루일과를 보낸다. 오전에 시장과 함께 간부 공무원들의 업무보고를 받는다. 회의가 끝나면 시장실로 찾아오는 민원인들의 방문에 접견실에서 시장과 면담도 같이한다. ‘마을회관이 허술해 비가 샌다’, ‘공장부지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등의 다양한 민원을 듣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는데 의견을 보태기도 한다. 초기에는 결재서류에 명예시장난을 둬 결재까지 했다고 한다. 시장과 일부 공무원만이 소유했던 정보의 공유로 막연하게 생각했던 지역현안을 자세하게 알게 되는 등 소통의 장이 되고 있는 것이다.

시민이 참여하지 않는 행정은 실패한다. 일일 명예시장 제도는 시민의 참여를 끌어내고 서로 소통하는 시스템을 보다 강화해 나가야만이 진정성과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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