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관 (한국국제대 실내건축학과 교수)
‘3의 법칙(rule of 3)’이라는 것이 있다. 18세기 말 프랑스혁명에서 보인 군중의 모습을 관찰하여 펴냈던 사회심리학 책에 나오는 내용이다. 군중을 움직이는 데 세 사람만 있으면 된다는 것으로 ‘군중심리(herd behavior)의 법칙’으로도 불린다.
많은 사람들이 지나가는 군중 속에서 아무 것도 없는 허공을 한두 사람이 가리키며 쳐다보고 있으면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던 행인들이, 세 사람이 허공을 가리키면서 쳐다보면 많은 행인들이 같은 방향의 허공을 쳐다보며 관심을 갖는다는 실험으로 이를 입증해 보이기도 한다. 분명한 판단이 쉽지 않다면 주변 사람들 상황에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실험인 셈이다.
유사한 3의 법칙들도 많다. ‘비전을 같이할 3명만 확보하라. 전체가 움직일 것이다’는 기업조직 혁신의 열쇠로 풀어쓰는 사례도 있고, 건축에서 구조, 기능, 미라는 세 가지가 균형있게 어우러져야 완벽한 건축이 가능하다는 건축의 3요소도 유사한 개념이다.
기업가에게 3의 법칙은 더할 데 없이 중요한 화두일 것이다. 일 따기(수주)-일하기(시공/제조)-돈 받기(수금)라는 3가지 축이 잘 돌아가지 않는 기업이 존재할 수 있을까. 대학도 기업과 다르지 않다. 학생모집-교육-취업이 핵심요소다. 이처럼 3의 법칙은 개인이나 기업은 물론 국가까지 연결 지어 생각할 수 있는 포인트이다.
복잡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받고 있는 스트레스를 줄이는 방법은 결국 ‘쉬운 길 찾기’에 연결된다고 본다. 그리고 그 길 찾기의 핵심은 수많은 정보와 지식을 단순화시켜서 핵심을 공략해 나가는 과정이다.
지금은 위기의 시대다. 개인이나 기업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무엇이 필요한지 이를 어떻게 단순화하여 집중 공략할 것인가에 대한 해답이다. 생존이 최우선의 화두라면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론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 3명이 모이면 3가지 핵심요소가 어우러져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자.
/한국국제대 실내건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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