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FC- 수원 삼성 K리그 '축구도시 진주' 증명
“정말 비가 억수같이 내리는 데도, 경기장을 찾아주신 진주시민들과 축구 팬들에게 너무 고맙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선수들도 팬들의 응원에 자신감과 용기를 얻었을 것입니다.”
90분간의 빗속 혈투가 펼쳐진 21일 진주종합경기장. 이날 진주는 하루동안 100mm에 가까운 많은 비가 내렸다. 아침 일찍부터 내린 빗방울은 오후 들어 더욱 세차게 뿌려대기 시작했다.
경기를 준비하는 스태프와 경남FC 관계자들에게는 ‘오늘 과연 얼마나 많은 진주 팬들이 이곳을 찾을수 있을까’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앞서 두 차례 열린 진주 경기에서 만원 관중이라는 관중동원 대박을 쳤다. 2010년 진주종합경기장 개장 기념으로 열린 경남FC의 전남드래곤즈와의 첫 진주 홈경기는 경남FC 역대 최다관중인 2만5980명을 기록했고, 이듬 해인 지난해 또한 FC서울과의 경기에서 만원 관중을 기록했다.
당초 올해도 만원 관중을 기대했던 관계자들은 이른 아침부터 내린 비에 “날씨 때문에 팬들이 얼마 못 올 것같다”면서도 “그래도 축구도시 진주엔 과연 몇 명의 팬들이 입장할까”로 현장의 관심이 쏠렸다.
오후들어 빗방울은 장대비로 변했고, 현장 관계자들의 얼굴은 더 침울해져 갔다.
경기 시각인 오후 3시가 다가오자 서서히 진주 축구팬들이 빗속을 뚫고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초등학생 부터 가족단위, 친구 모임, 연인들끼리 우산을 받쳐들고 경기장을 찾았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시민 김모(28·진주시 호탄동)씨는 “비가 와서 망설였지만 축구를 워낙 좋아해 찾았다. 경기장 관람석이 비를 맞지 않고 편안하게 응원할 수 있어 놀랐다”고 말했다.
현장의 관계자들 사이에선 이러다 잘하면 5000명을 넘겠다는 말이 흘러나왔다. 이날 공식 관중 집계는 5745명. 억수같이 퍼붓는 비에 텅빈 경기장을 예상했던 양 팀 선수들은 6000여 명의 관중들이 내 뿜는 열기에 깜짝 놀란 듯 했다.
폭우속에서도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은 ‘경남, 경남’을 연호하며 힘을 보탰고, 선수들은 몸을 아끼지 않고 사투를 벌여 수원의 손발을 묶는데 성공했다.
경남의 외국인 선수 까이끼는 “우리 팀 선수 모두가 수원을 상대로 가장 놀랄만한 경기를 했다. 경남에서 내가 뛴 경기중에서 정신력이나 모든 면에서 선수들이 가장 열심히 뛰었다.”고 놀라워 했다.
최진한 경남FC 감독은 “수원이라는 강팀을 맞아 보여준 선수들의 투쟁심과 투혼을 보이며 너무 잘 싸워 주었다. 비가 정말 억수같이 내리는데도 경기장을 찾아주신 진주시민들과 축구 팬들께 너무 고맙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승리했다면 더 좋았을 텐데” 라며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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