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3. ‘로그’를 발명한 네이피어
163. ‘로그’를 발명한 네이피어
  • 경남일보
  • 승인 2012.05.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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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수의 생활 속 수학이야기
곱셈과 나눗셈이 단순한 계산인 덧셈과 뺄셈으로 바뀌는 로그(logarithm)는 네이피어가 발명하였다. 천문학자인 라플라스는 “로그의 발명으로 천문학자들의 일거리가 줄어서 수명이 두 배로 연장되었다”라고 말했다. 요즘은 지수의 법칙에서 로그의 법칙이 바로 얻어지지만 네이피어가 ‘경이적인 로그 체계의 기술(1614)’이라는 책에서 소개되었던 초기의 로그는 지수가 사용되기 전에 발명된 것으로 수학사에서는 매우 특이한 경우이다.

로그는 세상의 관심사가 되었다. 로그가 발표된 다음 해에 런던의 그레샴 대학의 기하학 교수인 브리그스는 네이피어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만나러 가는 동안 네이피어의 머리가 얼마나 클 것인가를 생각하였다고 한다. 두 사람은 만나서 발표된 내용을 약간 수정하여 오늘날 사용되는 상용로그를 탄생시킨 동기가 되었다. 브리그스는 이후에 상용로그표를 만드는 데 전력을 다하였다. 네이피어는 기계적으로 곱하고 나누고 제곱 등을 구하는 데 이용되는 기구인 ‘네이피어의 막대’를 만들기도 하였다.

네이피어는 공상과학 소설가이기도 하였다. ‘반지름 4마일에 걸쳐 1피트 이상의 모든 생물체를 완전히 전멸시키는 병기’, ‘물밑을 다닐 수 있는 배’, ‘살아 있는 입을 가지고 모든 방향을 파괴할 수 있는 병기’ 등을 예언하였는데 제1차 세계대전 때 기관총, 잠수함, 전차 등으로 실현되었다. 네이피어의 뛰어난 상상력과 독창성은 정신적인 이상이 있는 사람으로 여겨질 정도였으며 심지어 마법사로 여겨지는 일화가 있다.

하인들 중 한 사람이 도둑질을 하였다. 그는 수탉을 이용하여 도둑을 알아낼 수 있다며 하인들에게 다음과 말하였다. “범인을 잡기 위해 친구한테 구해 온 이 수탉은 어둠 속에서 거짓말쟁이를 찾아낼 것이다. 만약 거짓말을 한 사람이 수탉의 등을 두드리면 수탉이 달려들어 그의 눈을 쫄 것이다”라고 말한 뒤 하인들을 한 사람씩 깜깜한 방으로 데리고 가서 수탉의 등을 한 번씩 두드리게 하였다. 네이피어는 하인들 몰래 미리 그 수탉의 등을 까맣게 칠해 놓았는데 도둑질을 한 하인만이 손이 깨끗하게 돌아와서 그를 찾을 수가 있었다.

네이피어는 이웃집 비둘기들이 자기 집 곡식을 먹는 것을 보고 이웃집 주인에게 비둘기가 날아오지 못하게 해달라고 부탁을 하였지만 성의를 보이지 않자 앞으로 곡식을 먹는 비둘기는 모두 잡아 가두어 놓겠다고 말하였다. 이웃집 주인은 설마 하며 좋다고 하였다. 며칠 후에 이웃집 주인은 자신의 비둘기들을 줍고 있는 네이피어를 보고 깜짝 놀랐다. 네이피어는 술에 담근 콩을 잔디에 뿌려서 비둘기를 취하게 하였던 것이다.

1971년도에 니카라과 정부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수학공식 열 개’에 관한 우표를 발행하였다. 각 우표에는 삽화와 함께 선정된 공식이 인쇄되었고 뒷면에는 그 공식의 중요성에 대한 설명을 짤막하게 소개하였는데 네이피어의 로그도 한 자리 차지하였으니 ‘로그’가 인류발전에 기여한 공로는 상상하기도 힘들 정도임이 틀림없을 것이다.

/김용수·김용수수학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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