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와 고자질
신고와 고자질
  • 임명진
  • 승인 2012.05.03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임명진 기자

요즘 교육계를 보면 참으로 어지럽다. 언론보도를 보면 학생과 학부모가 교사를 폭행했다는 뉴스도 심심치 않게 보도되고 학생 간에 왕따, 학교폭력 문제도 예삿일이 아닌 것 같다.

지금 학교가 위태롭다. 학생들은 학교를 싫어하고 두려워한다. 학교폭력, 왕따, 학업 부담감 등 학생들이 학교를 싫어하는 이유도 각양각색이다.

일부 교사들은 교사의 권위가 갈수록 떨어지면서 학생들을 통솔하기가 갈수록 힘이 든다고 토로한다. 교사의 권위가 떨어진 데는 여러 원인이 있을 것이다. 존경심의 대상이었던 교사가 이제는 직업군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부터가 변화된 사회인식일 것이다.

그래서일까. 학교 현장에는 언급했던 여러 문제들이 산재해 있지만 해결과정에서 교사의 역할은 갈수록 제한적인 것 같다.

최근 대두되고 있는 학교폭력의 예를 보자. 아예 적발부터가 쉽지 않다. 학교폭력의 심증은 가지만 가해 학생과 피해 학생이 없다. 신고 자체를 꺼리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담당 교사와 상담하는 것조차 꺼린다. 그러니 학교폭력은 정작 피해 학생이 있어도 교사가 이를 모르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최근 언론보도를 보면 경찰, 지차체, 시민단체 등 여러 곳에서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다각적인 협약을 맺고 있다는 뉴스가 나오고 있다. 이것만 보면 정말로 우리 사회가 학교폭력에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만든다.

하지만 교사도 모르는 학교폭력의 실태를 학교 밖에서 통제한다는 것 자체는 난센스다. 내부의 일은 내부 사람이 가장 잘 안다. 학교폭력도 학생들이 가장 잘 알 수밖에 없다. 피해 학생들이 입을 닫고 있는데 학교 밖의 여러 야단스러운 대책들은 백약이 무효는 아닐까.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들의 마음이다. 피해 학생들이 스스럼없이 교사와 학교 당국에 피해 사실을 알리고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그게 안되고 있다. 신고를 해도 교사가 해결해 줄 수 없을 것이라는 인식이 있기에 신고를 꺼리고, 남의 잘못을 신고하는 것을 고자질이라고 해서 매도하는 사회 분위기도 방관자로 학교폭력을 키우고 있다.

왕따로 인한 자살, 학교폭력. 이는 학교를 둘러싼 모두의 책임일 것이다.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여러 종합대책이 제대로 먹혀들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침묵은 방관자요, 신고는 고자질이 아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