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하는 습관을
칭찬하는 습관을
  • 경남일보
  • 승인 2012.05.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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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 이석기의 월요단상>
남에게 칭찬을 듣다보면 기분이 좋아지고 몸 또한 가벼워진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대체로 남을 칭찬하는데 인색하다. 당연히 칭찬 들을 만한, 남의 비범한 행동과 교양 있는 처신마저도 때로는 무의식적으로, 가끔은 의도적으로 깎아 내리고 싶어 하는 좋지 못한 행동을 보게 된다. 아마도 그것은 남의 장점을 장점으로 보려 들지 않기 때문이다. 마음 또한 굴절되어 있다면 주변의 사람이 아무리 좋은 일을 해도 좋게 보이지 않거나 그런 일을 한 저의에는 어떤 이기적 계산이 있었을 거라는 식의 해석을 내리기 때문에 장점이 장점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는 흔히 남의 장점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교양을 가장하여 내색하지 않으려 하는 것은 뭔가 잘못됐다고 여길 수밖에 없다. 어떻게 생각하면 남의 장점보다 단점이 더 잘 보이기 때문에, 그래서 꼬집어내는 사람을 오히려 정직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남의 허물이다 싶어지면 허물이든 아니든 쉽게 나쁜 점을 꼬집어 헐뜯고 판단하는 것은 철없는 이들만이 하는 짓이 아니고 무엇이랴. 더러는 자신이 멋지고 최고인 양 비판하고 판단자의 위치에 선 듯 착각하며 산다면 설익은 그 무엇일 수도 있고 과대망상증에 걸린 자일 수도 있어 성숙된 정상인으로 여길 수 없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위장형이나 또는 복합형으로 먼저 예방법을 쓰고 난 다음 본색을 드러내기도 한다. 즉 자기 교양을 의식한 나머지 남의 장점을 먼저 얘기하고 나서, 그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이런저런 단점이 더 많다는 식의 교활한 방식으로 타인을 평가하기 쉽다. 이를테면 칭찬을 먼저 했으니 생색을 낸 것이고, 양심상으로도 덜 미안스럽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옛말에 남을 평가하는 대로 자신도 평가받는다고 한 것은 이를 두고 한 말인지도 모른다.

인격적인 면에서 조금 벗어난 이기적인 사람들은 그 누구보다도 자신을 가장 사랑하며 살아간다는 점이다. 자기 사랑이 지나쳐 자기 자랑을 하고, 자기를 남으로부터 돋뵈려고 타인을 저평가하는 방식들을 취하는 것이다. 그러나 진정으로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은 즉 본인이 없는 데서 칭찬하기를 좋아한다. 그래서 가장 인간적이란 뜻도 다른 사람과 같은 유사점을 지녔지만 자기만의 그 무엇을 풍겨내면서 남에게 칭찬하되 본인이 없는 데서 칭찬하기 때문에 얼마나 존경스럽고 돋보이는가.

아름답게 살아가는 방법이란 먼저 남에게 칭찬할 줄 알아야 한다. 깊은 내면의 교양에서 울려나오는 진정한 목소리로 칭찬받는 본인이 없는 자리에서 칭찬을 하자는 것이다. 칭찬받는 본인이 있는 자리에서 칭찬을 하게 되면 모두가 겸연쩍게 되기 쉽고, 때로는 칭찬 받는 이를 부끄럽고 당혹스럽게 하기 쉽다. 이뿐만 아니라 칭찬 방법이 세련되지 못하면 도리어 실례마저 될 수 있는 법이다. 본인이 없는 자리에서 칭찬함으로 듣는 이 모두가 그를 칭찬하게 만들고, 나도 저 분의 저런 점을 닮아야지 하는 다짐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면 동시에 즐겁게 사는 습관이 형성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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