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대 입학사정관제 정착을 위한 제언
교육대 입학사정관제 정착을 위한 제언
  • 경남일보
  • 승인 2012.05.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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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유 (진주교육대학교 총장)
우리나라 교육은 대학입시제도가 결정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입제도에 의해 고등학교 교육 방향과 교육과정이 결정될 뿐 아니라 심지어 초등학교의 교육방향이나 교육과정마저 결정하고 학생들의 생각과 생활마저 결정하고 있다. 이렇게 중대한 대입 선발제도가 학생부, 수능시험, 대학별고사 등 성적에 의해, 경쟁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니, 초등학교에서부터 지나친 점수경쟁을 초래했고, 그러한 생활이 즐거울 수 없고 행복할 수는 더더욱 없을 것이다. 유니세프 보고서·한국방정환재단에서 제시한 자료(평균 100)에 의하면 2012년 어린이·청소년 주관적 행복지수가 OECD 국가 중 꼴찌도 비교할 수조차 없을 정도로 월등히 꼴찌이다.(우리 바로 앞인 헝가리 84.8, 우리나라 69.3) 이 자료에 의하면 행복은 한 순간에 생성되는 것이 아니고 돈으로 살 수 없는 쌓아지는 것이고 지금 행복한 아이가 어른이 되어서도 행복하다라고 결론짓고 있다. 물론 누구나 다 아는 얘기이고 그러려니 했던 사실이 통계적 자료가 첨부된 내용을 보니 더욱 실감이 나고 반성과 제도 개혁이 시급함을 느끼게 된다. 일진회로 대표되는 학교폭력은 이러한 입시 제도를 비롯한 교육제도가 잉태하고 있는 시한폭탄에 불과하다. 이러한 사태를 개선하려면 근본적으로는 전 국민의 의식구조 개혁을 들 수 있지만 구체적 실행방안으로는 대학입시제도의 개혁이 우선돼야 함은 불문가지이다.

이에 따라 교과부(2012.2.15)에서는 학교폭력 등 다양한 교실 상황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교직적성과 인성 및 교직에 대한 잠재력을 갖춘 교사 선발을 위한 ‘교사 신규채용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그 골자는 교사선발·양성단계에서 인·적성 요소 강화, 대학의 교직과목 이수기준 강화 및 운영 정상화, 시험단계 간소화, 한국사 능력검정시험 인증 부과 등이다. 이들 중 학생선발 단계에서부터 인·적성 및 교직 잠재력을 갖춘 학생을 선발하는 제도가 바로 ‘입학사정관제’로 대학입학제도의 선진화라는 기치로 도입된 비교적 새로운 제도이다. 과거의 대학 입시제도는 교육대학의 특성과 필요에 부합하는 잠재력과 소질을 가진 학생을 선발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교육대의 경우 2009년 진주교육대학교를 비롯한 2개의 교육대학이 정부의 지원으로 처음으로 입학사정관제를 도입·운용하게 되었고, 진주교대는 그 후 연속적으로 이를 운용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개선·발전시켜 가고 있다. 입학사정관제는 점차 예비교사들의 인·적성을 평가할 수 있는 적절한 제도로 인식되고 있으며, 신규교사채용제도 개선방안과 맞물려 교원양성대학에 크게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이 제도 도입 당시부터 제기되던 몇 가지 우려와 비판이 존재하고 있다. 가장 큰 우려는 입학사정관제가 잘못되면, 기여 입학제로 변질되거나 특정한 학생을 선발하는 장치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미국에서 이 제도를 도입할 때 백인 학생을 선발하려는 목적에 기인한 역사적 배경에서 나오고 우리나라에서도 애초에 이러한 류의 우려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교원양성대학에서의 입학사정관제는 나름대로 잘 정착해 가는 것으로 보이나 선발과정에 대한 공정성, 객관성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이러한 공정성과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해 여러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동일 학생에 대한 복수 평가를 위한 다수 다단계 평가, 지원자의 자기소개서 및 교사 추천서의 표절여부 심의, 지원자의 특수 관계를 배제하기 위한 평가자 회피·제척 시스템 도입, 평가자간 편차 격차 해소를 위한 다양한 사전 교육 등이다. 그 중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부분이 자기소개서 및 교사 추천서 표절에 대한 심의이다. 그 이유는 고교과정의 활동상황이 기록된 자기소개서나 교사 추천서의 신뢰성, 객관성이 이 제도의 성패를 가를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진주교대에서는 입학사정관제의 취지에 부합하는 제도 개선이나 적용 등에 한 치의 소홀함이 없었기 때문에 이 제도를 통해 입학한 학생들의 학교생활을 지속적으로 모니터 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성적이나 학교생활에 대한 적응도 등에서 일반전형 입학생에 비해 상대적 우위를 보여주고 있다. 진주교대에서는 다가올 임용시험 합격률에서의 우위가 입증되기를 기대하고 있으며, 검증이 된다면 이 제도의 현장 착근을 위한 귀중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아무리 좋은 제도라고 하더라고 결국 그 실행은 사람의 마인드에 달린 것이다. 입학사정관제가 도입된 배경과 목적, 그리고 그것을 통해서 추구하는 교육적 효과를 충분히 발현하여 개선된 입시제도로 정착되기를 바라며 이 제도가 어린이, 청소년의 행복지수를 조금이나마 높여 행복한 국민 만들기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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