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량(棟梁)과 서까레
동량(棟梁)과 서까레
  • 경남일보
  • 승인 2012.05.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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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옥윤 (객원논설위원)
도미노는 첫 번째 말이 무너지면 전체 말이 줄줄이 넘어지는 놀이이다. 미국의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베트남이 무너지면 아시아의 나라들이 줄줄이 공산화될 것이라는 아이젠하워이론을 내세우기도 했다. 도미노의 무서운 파급효과를 지적한 것이다.

▶요즘 정치판에서는 도미노현상이 한창이다. 새누리당에서는 당대표 선거에 인물들이 줄줄이 나섰고 통합진보당에서는 당내 경선 투표부정으로 비례대표 당선자가 줄줄이 낙마할 위기에 놓여 있다. 언제부턴가 대선후보를 일컫는 소위 잠룡들도 서서히 물위로 떠오르고 있다. 국민들은 어느 잠룡이 동량이 될 낙락장송인지 아니면 서까래감 춘양목(春陽木)인지 구분하느라 눈알이 팽팽 돈다.

▶대통령 선거의 도미노현상은 경남에도 불어닥치고 있다. 현 도지사가 출마를 굳힌 듯해 도지사 보궐선거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도지사를 하겠다는 현역 시장·군수가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어 만약 이들이 실제로 출마한다면 또다시 시장·군수 보궐선거라는 도미노현상이 뒤를 이을 것이다. 선거 도미노현상인 것이다.

▶본래 동량이 될 나무는 어릴 때부터 특별관리된다. 국가적 역사가 이뤄지면 도목수들은 전국의 산을 돌며 동량을 찾아 헤맨다. 경북의 백두대간을 끼고 있는 춘양이라는 곳에서는 재목감을 일부러 길러와 유명한 ‘춘양목’이라는 이름이 생겨났다. 곧게 뻗은 소나무가 오래된 낙락장송(落落長松)은 동량으로, 덜 자란 것은 서까래로 쓰인다. 선거 천국시대에 동량인지 서까래인지 너도나도 마구 줄을 서니 선산지키는 굽은 소나무가 더 좋아 보인다. 이제는 누구든 출마하면 임기를 마치겠다는 서약이라도 받아야 할 지경이다. 유권자들도 동량과 서까래를 구분하는 혜안을 가져야 함은 불문가지이다.

변옥윤·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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