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병의 고장 의령, 호국 전적지 달린다
의병의 고장 의령, 호국 전적지 달린다
  • 박도준
  • 승인 2012.05.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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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전국의병마라톤대회 5월27일 개최

‘둥~ 둥~ 둥!’ 1592년 왜적의 침략으로 나라가 풍전등화에 놓였을 때, 전국에서 최초로 망우당 곽재우 홍의장군이 유곡면 세간리에 있는 느티나무에 북을 매달아 의병을 일으켰다.

그로부터 400여년이 지난 지난해 의병들의 나라사랑과 희생정신을 오늘에 되살려 이를 계승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제정한 제1회 ‘의병의 날’ 행사가 열렸다.

오는 27일 열리는 2012 전국의병마라톤대회도 이날을 기념하고 전국에 있는 달림이들에게 알려 의병정신을 계승하기 위해서 이다. 의병마라톤대회는 오늘 오후 3시까지 접수를 받는다. 의병마라톤에 참가한 후 의령전적지를 둘러보는 것도 의병정신과 호국의 참뜻을 일깨운데 큰 의미가 있다.

의령하면 호국 의병의 상징이다. 의령지역은 곽재우 홍의장군과 의병들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겠지만, 의령 9경 중 3경이 의병과 직접 관계가 있다. 의령의 제1경은 충익사와 망우당 곽재우 생가이다. 제5경은 정암루(솥바위), 제6경은 탑바위다. 그리고 지난해 새롭게 단장된 의병광장을 중심으로 의병전적지를 살펴본다.

남해 고속도로 군북 IC에서 내려 10분 가량 달리면 충의의 고장 의령의 관문에 다다르고 바로 옆에 의병광장이 자리하고 있다. 7840m²의 면적에 홍의장군 동상과 벽면 전시대, 분수대, 전망쉼터 등의 기반시설과 편의시설이 들어 서 있다.

홍의장군 동상은 기단을 합쳐 높이 17m로 붉은 옷을 입은 장군이 백마를 타고 정암루 앞 남강을 타고 침투하는 왜적을 향해 호령하는 듯하다. 벽면 전시대 2개소에는 왜군들과 전투에 임하는 홍의장군을 비롯한 18장령의 비장한 모습과 정암진 승전도를 부조로 새겨 찾는 사람의 옷깃을 여미게 하고 있다.

이곳에서 도로 하나를 두고 정암루가 서 있다. 남강물 유유히 흐르는 철교아래 가마솥을 닮은 바위 하나가 물위에 솟아 있는데 그 이름이 바로 솥바위이다. 물에 드러난 형상만으로도 솥 모양임을 알 수 있고, 수면이 낮아져 물아래 감춰진 세 발이 모습을 드러나면 그 형상은 영락없는 가마솥이다.

이곳은 그 옛날 선인들이 나룻배를 타고 왕래했던 나루터지만 임진왜란 때는 곽재우 장군이 왜장 혜경이 이끄는 수만의 왜적을 잠복 끝에 몰살시킨 승전지로도 유명하다. 이순신 장군이 지키는 바다를 뚫지 못하고 낙동강과 남강을 통해 전라도 곡창지대로 들어가려던 왜적은 이곳 정암루와 진주성싸움에서 뜻밖의 복병을 만나 참패를 맛본다.

그러나 강물 흐르듯 시절이 흘러 꽃 피는 춘삼월, 정암루에 올라 강물을 내려다보면 누구나 낚싯대를 드리우고 풍류를 즐기며 시 한 수 읊조릴만하다.

이곳에서 2km여 떨어진 곳에 충익사가 남산 자락에 자리하고 있다. 충익사는 1972년 주민들의 성금으로 의병탑을 건립하면서 1976년 국가차원의 정화사업으로 결정되어 1978년 완공했다. 의병탑은 높이 27m로, 가운데 둥근 18개의 백색환은 곽재우 장군과 17장령을 뜻하고 양쪽 기둥의 팔자형은 횃불을 상징한다. 무명의병들의 위패를 봉안하고 있는 사당과 유품들을 모은 기념관도 있다.

충익사에서 17km 떨어진 곳에 망우당 곽재우 홍의장군 생가가 있다. 큰 북을 느티나무에 매달아 두드리며 의병을 모으고 훈련을 시킨 곳이다. 현고수는 수령 520여년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높이는 15m에 가슴높이 둘레는 7m이다. 이 뒤편에 자리한 생가터에는 조선초기 건축양식으로 만든 7동의 건물이 들어서 있다.

망우당 생가와 9km 떨어진 곳에 의령 제6경 탑바위가 있다. 정곡면 죽전리 남강변의 깎아지른 벼랑 위에 1946년에 창건한 불양암이라는 자그마한 암자가 있다. 이 암자에서 내려다보는 남강은 평화롭기 그지없다. 강 건너편에는 함안군의 들녘이 풍경화처럼 펼쳐져 있고 햇살을 받은 남강의 물결은 보석처럼 유유히 흐른다.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절벽 끝에 암자가 자리 잡고 있고 바로 뒤편에는 바위를 층층히 쌓아올린 듯한 탑바위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약 20t 가량의 커다란 바위가 아랫부분을 받치고, 그 위로 높이 8m가량의 작은 바위가 마치 탑층을 이루듯이 천연적으로 층을 이루고 있어 남강과 함께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의령땅에는 의병의 전승지 아닌 곳이 한군데도 없을 정도라 하겠지만 특히, 이곳 탑바위는 망우당 곽재우 장군이 의병들의 거점으로 삼았던 유곡면 세간리와는 가까운 거리에 있고, 남강변에 촘촘히 복병을 매복해 두었다가 왜군의 내습에 대비했던 기록들로 미루어 이곳 탑바위의 싸움도 그 규모를 능히 짐작하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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