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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지역대학 발전'을 생각한다권순기 (경상대학교 총장)
경남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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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5.1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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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학기술부가 ‘지역대학 발전 방안’의 시안을 발표하고 이를 최종 확정하기 위해 권역별로 순회 토론회를 열고 있다. 충청권·강원권·경북권에 이어 동남권(경남·부산·울산) 토론회를 지난 4일 경상대학교에서 열었다. 이주호 장관이 직접 발제를 맡은 이날 행사에 동남권 대학의 총장 10여 명을 비롯해 500여 명의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토론회는 예정된 시간을 훨씬 넘도록 진행됐고 패널과 참석자들의 열의는 매우 뜨거웠다. 지역대학 발전에 대한 기대치가 어느 정도인지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교과부는 ‘지역산업 및 지역사회와 공생 발전하는 지역대학 육성’을 위한 3대 중점과제로 ‘지역대학 특성화 촉진’, ‘지역의 우수인재 유치·지원 강화’, ‘지역대학 연구역량 강화’를 제시했다. 하지만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패널들과 일반 참가자들은 ‘지역대학 발전 특별법’의 제정 필요성을 이구동성으로 제기하는 등 그동안의 처방과 향후 발전계획이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이날 패널로 참석했던 필자의 의견을 몇 가지 정리해 보고자 한다.

첫째, 대학이 산학협력을 통해 대학과 산업이 동반성장해야 한다는 정부의 입장에 동의한다. 이런 의미에서 2012년 1820억 원이던 산학협력선도대학(LINC) 육성사업 예산을 2013년에 3800억 원으로 확대한 것은 바람직하다고 본다. 앞으로 생명과학·기계항공공학·나노신소재 분야를 특성화하여 대학의 역량을 강화시킨 경상대학교처럼 ‘잘하고 있는 대학’에 대한 지원은 지속적으로 늘려나가야 할 것이다.

둘째, 지역의 우수한 인재가 지역대학으로 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3가지가 전제돼야 한다. 즉, 지역대학(특히 국립대학)에 대한 제도화된 재정지원, 공공기관 지역인재 채용목표제, 지역 대기업과의 연계전공이나 트랙 개설 지원이 그것이다. 지역의 대기업과 연계전공·트랙을 개설하는 문제는 지역대학이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하지만 정부와 경제단체 연합회 차원의 지원과 협조가 필요하다.

셋째, 산학협력이 대학의 중요한 역할이지만 지역대학 발전방안이 주로 산학협력 분야에 치우친 것은 아쉽다. 지역대학의 발전전략을 지역산업과 연계한 산학협력에 국한할 경우 지역대학은 산학협력과 인재양성 면에서 그 역할이나 수준이 하향평준화할 수밖에 없다는 것도 기억해야 한다.

넷째, 지역대학의 연구역량 강화를 위한 사업 지원은 주로 5개 과학기술특성화 대학에 집중하고 나머지 대학에는 산학협력과 관련한 사업만 지원한다면, 결국 나머지 대학들은 ‘산업대학화’할 수도 있다. 현재의 거점국립대들이 ‘지역종합연구중심대학’의 기능을 담당하고 각각 특성화 분야에서 과학기술특성화 대학들과 경쟁하면서, 국내 최고 또는 세계적 수준의 연구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BK21 및 WCU후속사업, 글로벌 펠로우십, 대학 리서치 펠로우 지원사업, 과학비즈니스벨트 외부연구단 사업에서도 우수한 지역대학들이 반드시 선정될 수 있도록 할당제를 지속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다섯째, 지역 국립대학에 대한 시각 전환의 필요성이다. 국립대는 국민 다수에게 저렴한 비용에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고 교육의 기회균등을 실현하는 서비스 기관으로 새롭게 자리매김해야 한다. 이러한 체제가 마련되기 위해서는 지역의 일반 학생들이 지역 국립대학에 진학하여 학비와 생활비 부담 없이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지역대학 발전 정책의 핵심이 돼야 한다. 특히 국립대를 통해 국민이 저렴한 비용으로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반값등록금제를 시행해야 한다. 입학 후 지원받게 되는 장학금이 아니라, 등록금 자체를 실질적으로 반값으로 해야 한다. 모든 대학에 일시에 적용하기 어려우므로 우선 지역 국립대부터 시행한 뒤 사립대로 확대해 나가는 것이 좋겠다. 거점 국립대는 특성화 분야 외에도 보호학문분야, 기초학문분야를 육성하고 보호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점에서 국립대와 사립대가 차별화되며, 차별화되는 역할이 있는 만큼 차별화된 평가기준이 필요하다.

선진국형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기술선도형 산업구조를 이루기 위해서는 지역대학의 발전이 필수적이다. 지역대학 발전을 위해서는 지역대학 자체 구조개혁과 자기혁신이 가장 필수적이다. 정부에서는 OECD 평균의 절반 수준인 GDP 대비 고등교육 예산 비율을 대폭 늘려야 한다. 다음으로 지역대학이 연구기반을 확고히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교원의 증원도 이뤄져야 한다. 이러한 지역대학 지원은 제도적으로 체계화되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하는데, 그러자면 가령 ‘지역대학지원특별법’이 반드시 필요하게 된다.

지역대학에 대한 지원은 수도권 대학에 대한 역차별 논쟁이 심화될 때까지, 수도권 대학 교수가 특성화된 분야의 더 나은 연구환경을 찾아 지역대학으로 이직하는 것이 전혀 이상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까지 계속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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