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가정의 달이란다
5월은 가정의 달이란다
  • 경남일보
  • 승인 2012.05.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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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우 (한국국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5월을 ‘가정의 달’이라 한다. 왜 하필이면 5월을 가정의 달로 만들었을까. 계절 중 가장 화려하면서도 푸름이 가득한 아름다운 계절을 가정의 달로 만든 이유가 있을까. 어쩌다 보니 5월에 모든 가정과 가족과 관련된 날들을 모아둔 것일까. 이것 또한 행정편의에 의해, 아니 가족들의 편의를 위해 모아 둔 것일까. 사람들에게 가정이라는 곳도 이 계절만큼이나 화려하고 아름답게만 생각해야 한다고 가정에 대한 환상을 우리에게 가지도록 5월에 모아 둔 것일까. 참으로 쓸데없는 생각이 다 든다. 달력을 가만히 들여다보니 가족과 관련된 날들이 참으로 많다. 5일은 어린이날, 8일은 어버이의 날, 11일은 입양의 날, 15일은 세계 가정의 날, 21일은 부부의 날이면서 성년의 날, 22일은 가정위탁의 날, 25일은 실종아동의 날이다. 5월은 우리나라 가족들이 1년 중에 가족나들이가 가장 많은 달이 아닌가 싶다. 그러다 보니 아이러니하게도 어린이 교통사고와 아동 실종이 또한 많은 달이라는 뉴스도 또한 늘 보는 것 같다.

가족의 범위를 보면 가족법에는 배우자, 직계혈족 및 형제자매나 직계혈족의 배우자, 배우자의 직계혈족 및 배우자의 형제자매(이 경우에는 생계를 같이하는 경우에 한한다)를 뜻한다. 민법에서 친족은 배우자, 혈족 및 인척을 말한다. 이때 혈족은 혈연을 통해 맺어진 친족을 말하고, 인척은 혼인을 통해 맺어진 친족관계를 말한다. 가족과 관련된 이러한 개념들이 참 낯설게 느껴질 때가 있고, 복잡하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7살 꼬마에게 친척에 대한 용어를 설명할 때 가끔은 곤란함을 느낄 때가 있다. 예전에 비해 나 또한 사촌을 만날 기회가 거의 없다 보니 얼굴도 모르는 친척들을 설명한다는 게 벽을 보고 이야기하는 심정일 때가 있다. 오히려 아이를 봐주는 분을 이모라 부르고 내 친구들을 이모라 부르니 꼬마에게 이모는 너무 많다. 또한 학교 학생들을 모두 형님과 누나로 부르니 꼬마에겐 우리 가족은 100명이 넘는다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니다.

최근 우리나라 가족형태는 남녀가 만나 결혼을 하고 자녀를 낳아 가족을 이룬다는 정상가족의 모델은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3대, 4대가 보여 살던 대가족에서 4인 핵가족으로 이어져 온 가족형태의 패러다임도 1인 가구, 자녀 없는 부부, 한부모와 미혼자녀 등 새로운 핵가족에서 분화되고 변형된 형태인 1~2인 가족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과거 핵가족에서는 자녀가 가정의 중심으로 아동은 부모의 보호가 필요한 의존적 존재로 여겨 부모는 자녀를 위해 기꺼이 희생했다. 그러나 최근 핵가족은 가족의 중심이 부부나 부모로, 가족 전체의 욕구보다 개인의 성취와 자아완성에 대한 욕구가 중요시되어 자녀를 꼭 낳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을 갖기도 하고, 아동에게 독립성과 자율성을 강조해 과도한 스트레스를 부여하는 여러 가지 사회문제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대안으로 최근에는 가족구성원 모두의 욕구가 균형을 이룰 수 있는 가족이라는 ‘바이털 가족’이란 용어가 새롭게 등장하기도 했다. 바이털 가족이란 자녀와 부모 모두의 능력이 활성화되고 욕구가 균형을 이루게 되는 가족이라는 의미로 가족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동시에 세대를 초월하는 가족구성원 모두의 발전을 존중하자는 의미를 갖는다.

다시 말해 다양한 가족의 출현으로 핵가족은 계속 더 쪼개져서 자녀랑만 사는 싱글맘과 싱글대디, 아이를 갖지 않는 무자녀 가족, 국적이 다른 이들이 부부로 만난 다문화가족, 독신남과 독신녀끼리 함께 사는 신(新)생활 공동체, 한부모 가족, 기러기 가족, 주말 가족 등 전통적인 가족의 형태에서 벗어난 신흥 가족들이 계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렇게 가족이라는 고정관념을 과감히 깨부수는 새로운 가족은 계속적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이들을 보는 우리 사회의 인식은 여전히 3대, 4대를 사는 대가족이라는 것이다. 5월이 가족의 달이라면 가족의 형태나 구조의 변화만큼 달라진 사회적 변화에 맞는 가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5월이 가족의 달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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