롬니 캠프, 알고보니 '부시 사단'
롬니 캠프, 알고보니 '부시 사단'
  • 연합뉴스
  • 승인 2012.05.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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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방법으로 미국 이끌겠다" 선거공약 무색
조지 W. 부시 미국 전 대통령의 '오른팔'이었던 에드 길레스피는 지금은 공화당 대선후보로 거의 확정된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의 선임 정치 고문이다.

부시 대통령 때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Council of Economic Advisers) 위원장을 지낸 글렌 허바드와 그레그 맨큐는 현재 롬니의 경제 브레인들이다.

롬니 캠프의 외교정책 팀도 마찬가지다.

마이클 헤이든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 마이클 처토프 전 국토안보부 장관 등부시 행정부의 외교 참모진이 롬니의 대(對) 테러 정책을 입안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에 따르면 롬니 대선 캠프 자문단의 면면은 실제로 연방 재정을 광범위하게 확충하고 정부 지원 프로그램을 확대하는가 하면 이라크ㆍ아프가니스탄 침공을 감행한 부시 전 대통령 주변 인물들로 채워져 있다.

이런 선택이 '과거 어느 때에도 없었던, 전혀 다른 새로운 방법'으로 미국을 이끌겠다고 강조하는 롬니의 선거 공약을 무색케 하고 있다고 워싱턴 타임스가 최근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 측도 이를 활용해 롬니가 미국을 금융 위기의 단초가 된 규제 완화와 트리클-다운 경제(trickle-down economics)의 시대로 되돌리려 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적하(滴下) 정책으로 번역되는 트리클-다운 경제 효과는 '넘쳐 흐르는 물이 바닥을 적신다'는 뜻처럼 정부가 투자 확대를 통해 대기업과 부유층의 부를 먼저 늘려주면 중소기업과 소비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것은 물론 국가 전체의 경기를 자극해경제 발전과 국민 복지까지 꾀할 수 있다는 정책이다.

CNN과 시장조사 전문 기관인 ORC 설문조사에서 미국 국민의 57%는 부시 전 대통령과 공화당이 미국 경제 위기에 더 많은 책임이 있다고 응답했고 29%는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이 비난을 받아야 한다고 대답했다.

워싱턴 타임스는 롬니가 유권자들에게 CBS/뉴욕타임스(NYT)가 조사한 임기 마지막 지지도가 22%에 그쳤고 2006년 및 2008년 선거에서 공화당에 패배를 안겨준 부시전 대통령 시절을 너무 많이 떠올리게 하는 위험을 무릅쓰고 있다고 평가했다.

물론 일부 정치 분석가는 롬니가 지명한 전문가 그룹이 이 문제와 연관성이 적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오클라호마주의 석유 억만장자인 해럴드 햄을 롬니가 대선 캠프 에너지 자문으로 선정한 것 등이 그 예로 꼽힌다.

또 정부 지출 삭감을 주창하는 전문가 등을 보완해 '큰 정부'를 지향했던 부시 전 대통령 당시 사단과의 균형을 맞추면 된다는 것이다.

안드레아 사울 롬니 대변인은 롬니가 부시의 전 각료들(ex-Bushies)에 둘러싸여시계를 과거로 돌려놓으려 한다는 지적에 대해 "롬니는 여러 전문가 집단에서 다양한 의견을 수집ㆍ평가한 뒤 스스로 정책 결정을 한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백악관을 떠나고 나서는 대중적 인기가 거의 없는, 또 공화당 경선에서 후보들에게 거의 언급되지 않는 부시 전 대통령과 롬니를 한데 묶는 것을 호재로 삼고 있다.

민주당 선거 전략가인 모 엘리에티는 "유권자들은 과거의 경제 어젠다를 비난하면서 그 시절로 돌아가는데 전혀 관심이 없는 것 같다"면서 "경제를 이 지경으로 몰아넣은 사람들에게 포위된 상태에서 다른 방향으로 갈 수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오바마 대통령도 최근 오하이오 유세에서 "롬니와 의회에 있는 그의 친구들은 과거와 똑같은 나쁜 생각이 전혀 다른 결과를 이끌 수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라며"롬니는 부자 감세, 사회보장 지출 삭감 등과 같은 나쁜 생각을 무조건 찬성하는 '고무 도장'(예스맨)이 될 것"이라고 몰아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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