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4.멩거 스펀지(Menger Sponge)
164.멩거 스펀지(Menger Sponge)
  • 경남일보
  • 승인 2012.05.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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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수의 생활 속 수학이야기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숯과 스펀지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숯에는 매우 작은 구멍이 많아 숯을 집안에 놓아두면 냄새를 빨아들이고 장롱이나 싱크대 밑에 놓아두면 습기를 제거한다. 숯은 더러운 것을 제거하여 모든 것을 깨끗하게 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독가스를 막아주는 방독 마스크에도 숯이 들어 있고, 병원에서 사용하는 영양 수액인 포도당이나 아미노산 등도 숯으로 여과한 것이다. 그리고 스펀지는 고무 등을 이용하여 만든 것인데 숯처럼 구멍이 많다. 스펀지는 탄력이 있기 때문에 소파, 쿠션, 매트릭스 등에 사용되고 있다. 그리고 물기를 잘 빨아들이므로 물건을 닦는 재료로 사용된다. 스펀지가 달린 수세미로 설거지를 하면 스펀지가 물을 잘 빨아들이기 때문에 거품을 더 많이 내준다. 또 집을 지을 때에도 스펀지는 소리를 막는 건축용 재료로 사용되고 있다.

숯과 스펀지가 공통으로 가진 수학적인 원리는 무엇일까? 숯은 오염물질을 잘 빨아들이고 스펀지는 푹신푹신하면서도 액체를 잘 흡수하는 데 이들 내부에는 매우 작은 공간을 많이 가지고 있으면서 동시에 아주 넓은 겉넓이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멩거 스펀지’를 통해서 스펀지와 숯이 가지고 있는 공통적인 원리를 알아보자. 멩거 스펀지는 주어진 정육면체를 가로, 세로, 높이로 3등분하면 27개의 똑같은 작은 정육면체로 나누어진다. 그리고 각 면의 가운데를 도려낸다. 그러면 27개의 정육면체 중에서 20개의 정육면체만 남게 되고 나누어진 정육면체의 한 모서리의 길이는 1/3이 된다. 이런 과정을 작은 정육면체에서도 똑같이 반복하면 처음에 남은 20개의 정육면체에서 또 다시 작은 정육면체가 각각 20개씩 만들어진다. 이와 같은 과정을 계속하여 반복하면 내부에 크고 작은 공간이 많이 생긴다. 따라서 부피는 점점 작아지고 겉넓이는 점점 커진다. 이렇게 만든 멩거 스펀지는 가장 작은 부피 안에 가장 큰 넓이를 갖는 도형이 되어 무엇이든 쉽게 빨아들일 수 있는 구조가 된다.

숯은 1g의 조각이 무려 200~400제곱미터의 겉넓이를 갖고 있다. 30평 아파트 한 채의 넓이가 99제곱미터임을 생각하면 숯 1g은 아파트 한 채 이상의 넓이를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어떤 독특한 기능을 가진 재료는 그 겉넓이가 클수록 더 많은 기체나 액체를 겉면에 달라붙게 할 수 있으므로 기능이 더욱 좋아진다. 습기를 빨아들이는 기능을 하는 제습기나 에어컨에 이러한 재료를 이용하면 3배 이상의 효과를 낼 수가 있다고 한다. 가정에서 청소도구로 이용하는 스펀지처럼 생긴 ‘매직 블록’은 기름기나 먼지를 빨아들이는 겉넓이가 크기 때문에 다른 세제가 없어도 청소를 쉽게 할 수가 있다.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이는 재료와 물기를 빨아들여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재료가 개발되어 환경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를 한다는 반가운 소식이 있다. 이런 재료들은 부피는 매우 작으면서 겉넓이가 매우 넓은 멩거 스펀지와 같은 수학적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김용수·김용수수학학원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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