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 석방요구에 '침묵' 지키는 中
김영환 석방요구에 '침묵' 지키는 中
  • 연합뉴스
  • 승인 2012.05.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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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지원 인권운동하다 체포된지 50여일째 방치
중국이 한때 한국 대학가의 주체사상 교육 교범이었던 '강철서신'의 작가인 김영환(48) 씨에 대한 석방 요구에 침묵으로 일관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연구원 직함을 가진 김씨가 16일로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에서 체포돼 구금된 지 50여 일을 맞고 있지만, 중국 당국은 외부 목소리에는 귀를 닫고 있다.

특히 한국의 새누리당을 포함해 각계에서 석방하라고 압박하고 있으나 중국은 일절 반응하지 않고 있다.

중국 외교부 정례브리핑에서도 언급을 삼갔다.

훙레이(洪磊) 외교부 대변인은 15일 정례브리핑에서 김씨의 소재와 처리 절차를묻자 "현재로서는 제공할 정보가 없다. 관련 상황을 알아보겠다"고 말을 아꼈다.

지난 3월29일 다롄(大連)에서 탈북자 관련회의를 하던 김씨 등을 체포해 단둥의한 시설에서 구금 중이란 사실을 지난달 1일 한국정부에 '간략하게' 통보한 것이 전부다.

김씨는 1980년대 대학가를 휩쓸던 NL(민족민주) 계열 학생운동권의 핵심으로 주체사상 확산의 주역이었지만 1990년대 중반부터 북한 주민의 인권과 민주주의 개선에 전력을 쏟는 북한 인권운동가로 변신했다. 북한 입장에서 보면 반북 인사로 여길만하다는 얘기다.

중국 당국의 김씨 구금이 길어지는 배경도 김씨의 그런 처지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북한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중국이 처리 해법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아울러 올해 들어 한국 정부가 중국의 탈북자 정책에 강한 어조로 불만을 표시해왔다는 점에서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김씨에 대해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 당국이 김씨 등에 한국의 국가보안법 격인 국가안전위해죄를 적용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중국 당국이 김씨 등이 단순히 탈북자 지원만 한 게 아니라 조직적으로 북한 체제 전복을 노린 활동을 했거나 동북 3성 지역에서 불법적인 방법으로 대북정보를 수집하는 간첩활동을 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조사를 하고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사실 중국 공안이 수사를 맡는 타인 밀출입국 방조죄는 상대적으로 처벌이 가볍다. 한중 관계가 껄끄럽지 않은 시기에는 중국 당국이 탈북자를 지원하다 적발된 한국인에게 이를 적용해 추방이라는 가벼운 조처를 했다.

그러나 국가안전부에서 조사하는 국가안전위해죄는 최고 형량이 사형 또는 10년이상의 징역이다.

김씨 처리를 두고 한중 간에 외교마찰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중국 당국은 일단 김씨 등의 중국 내 활동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거친 다음에 내부적인 논의 절차를 통해 정치, 외교적인 상황까지 고려해최종 판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이 입장을 정하기까지 앞으로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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