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
스승의 날
  • 경남일보
  • 승인 2012.05.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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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동섭 (진주향교 사무국장)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누군가의 도움으로 세상을 살아가게 된다. 갓 태어난 아기를 아무도 돌보는 이 없이 방치한다면 아기는 몇 시간도 버티지 못하고 죽음에 이르게 된다. 이에 부모는 온갖 정성으로 아기를 돌보고 사람으로서의 형태를 갖추게 한다. 따라서 이 몸을 낳고 길러준 부모의 공덕은 육신을 다 바쳐도 결코 과하지 않은 것이며 그만큼 부모의 은혜는 숭고한 것이다.

이에 못지않게 귀중한 것이 스승의 은혜다. 동물의 세계에서 보듯 육신만 있고 교육이 없다면 사람은 그냥 짐승에 불과한 것이다. 부모님의 교육과 더불어 스승으로부터 받는 교육에 의해 비로소 사람으로서의 인격이 형성된다.

옛 사람들은 군사부일체(君師父一切)라 하여 임금과 스승과 부모를 똑같이 존경하고 대우하였다. 어떤 스승의 제자였는가에 따라 그 사람에 대한 평가가 달라졌으며, 수백 년이 지난 후에도 "나의 몇 대조 할아버지가 ○○선생의 문하생이었다." 라며 스승에 대해 대단한 자부심과 긍지를 가질 정도로 스승은 귀중한 인물이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고 세상이 바뀌니 스승에 대한 인식도 많이 변하게 되었다. 옛날 교육방식과 현대 학교교육의 차이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 교육의 본질을 두고 볼 때 스승의 귀중함에 큰 차이는 없는 것이다. 음식의 공급으로 육체가 성장한다면, 교육을 통해 정신적 성장이 이루어지는 것이니 그 소중함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그러나 요즘은 교권이 땅에 떨어졌다고들 한다. 부모의 사랑과 스승의 사랑이 차이가 없는데 올바른 교육을 위해 부모가 자식을 나무라듯이, 스승이 제자를 나무랄 때도 그 심정은 똑같은 것이다. 그런데 요즘의 부모들은 자식을 과잉보호하여 가끔 문제가 생기곤 한다. 부모와 같은 마음으로, 사랑하는 제자를 바로 잡아주고 가르쳐 주는 스승의 마음을 믿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니 그 부모의 자식들 또한 스승을 믿고 의지하지 못한다.

스승의 날에 즈음하여 지난 18일, 선비의 고장 단성에서는 아주 뜻 깊은 행사가 있었다. 유학자로서 신안정사에서 후학을 지도하던 남주 이기상(南洲 李琦相) 선생의 묘비 제막식이 있었는데, 생전에 가르침을 받은 제자 10여명이 1000여 만원을 모와 스승의 묘비를 세운 것이다. 교권이 실추되고 스승에 대한 존경심이 사라져 가는 현 시대에, 옛 선비의 도를 실천하는 그 스승에 그 문하생들을 보며 참석 유림들은 큰 갈채를 보냈다.

우리들은 부모의 은혜에 못지않게, 스승의 은혜 또한 소중한 것이니 남주 선생의 제자들만큼은 못하더라도 항상 스승의 고마움을 잊지 않고 살아야 할 것이다.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것이 대가를 바라지 않는 맹목적이듯이 스승의 마음 또한 이와 같기에, 이 찬란한 5월 가정의 달에 부모님과 스승의 은혜를 다시 한 번 되새겨 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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