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창원 중앙역에서는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제작한 시속 430㎞급 차세대 고속열차 ‘해무(HEMU-430X)’를 처음 공개한 것이다. 이날 시제차 출고 기념식을 위해 플랫폼으로 미끄러지듯 들어온 ‘해무-430X’는 마치 얼음을 가르는 봅슬레이처럼 날렵한 모습이었다.

▶해무-430X는 지난 2007년부터 5년 동안 총 931억원이 투입돼 완성된 순수 국산 고속열차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과 현대로템(주) 등 50여개 기관이 개발에 참여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300㎞까지 233초에 도달할 수 있어 KTX나 KTX-산천보다 120초 정도 단축됐다. 이 열차는 2015년까지 10만㎞ 주행시험을 완료하고 2017년께 상용화될 예정이다.

▶해무(HEMU)-430X는 ‘동력 분산식 차량’(High-speed Electric Multiple Unit 430㎞/h eXperiment)의 영어 약자이지만 ‘상서로운 바다의 안개’란 뜻도 담고 있다. 즉, 바다 안개인 해무(海霧)처럼 미래를 기다리는 상서로운 의미를 갖고 있다. 해무는 프랑스(575㎞/h), 중국(486㎞/h), 일본(443㎞/h)에 이어 세계 네 번째로 빠른 고속철도다. 최고 속도는 시속 430km로 기존 KTX의 최고 속도보다 100km나 빠르다. 부산과 서울을 1시간30여 분만에 달릴 수 있다. 지금은 2시간30여 분이 걸린다.

▶이 고속열차가 2017년 운행에 들어가면 전국은 ‘제2의 고속전철 시대’를 열게 된다. 전국 주요 거점을 1시간30분대로 연결해 지역간 교류 확대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고속철도 기술강국으로 도약하고, 고속철도 해외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해 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철도기술을 국가 신성장동력으로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길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