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인 야구 열풍, 지원책은 무풍
사회인 야구 열풍, 지원책은 무풍
  • 경남일보
  • 승인 2012.05.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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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식 (경남도의회 부의장)
요즘 야구의 인기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프로야구는 이제 축구와 함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스포츠로 각광받고 있다. 마산구장이나 인근 부산 사직구장을 찾는 도민들의 발걸음도 여전하다. 창원시를 연고로 하는 프로야구 제9단 엔씨소프트 다이노스 야구단이 출범하면서 경남의 야구팬들은 그 흥을 돋우고 기대감에 젖어 있다.

축구를 좋아하는 필자가 보더라도 야구는 참 아름다운 종목이다. 희생과 헌신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스포츠다. 희생 번트, 희생 플라이란 용어에는 남을 위해, 조직을 위해 자신의 손해를 감수하는 살신성인(殺身成仁)의 자세가 담겨 있다. 야구는 또 가정적이다. 1루를 지나 2루를 돌고 3루를 거쳐 마지막으로 돌아오는 곳이 어딘가. 바로 홈이다. 홈에 들어와야 점수가 난다. 아무리 루상에 주자가 많이 나간다 한들 홈을 밟지 못하면 점수는 나지 않는다. 동료 선수들을 비롯한 자신의 소속 구성원들이 기다리고 있는 홈으로 들어와야 비로소 점수를 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야구예찬은 이 정도로 하고 어쨌든 이런 이유들로 야구 동호인들의 수가 폭발적인 증가세에 있다고 한다. 경남 야구연합회에 가입한 사회인 야구선수는 1만여 명에 육박하고 있다. 연합회에 아직 가입하지 않은 동호인들까지 합치면 그 수는 1만 5000명에 이를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하지만 이들을 반겨줄 만한 야구장은 태부족이다. 주말에 한 게임이라도 하기 위해서는 인근 학교 운동장이나 강변 공터 등을 미리 찾아 다녀야 하고, 경기장 확보에 성공하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대부분 그렇지 못하는 날이 더 많다는 게 야구 동호인들의 푸념이다. 야구를 하고 싶은데 정작 경기를 할 수 있는 구장이 없으니 얼마나 답답하고 안타까운 노릇인가.

제9구단 연고지인 창원시에는 적어도 5000명이 넘은 동호인들이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는 반면 맘 편히 경기를 할 수 있는 구장 같은 구장은 단 8곳에 불과하다. 창원은 그래도 좀 낫다. 경남 도내 지역은 마땅한 장소가 없어 평탄한 농경부지를 골라 경기를 치르기도 한다. 그러나 사천시는 야구장을 시비 2억원, 필자가 도에 건의한 도비 2억 5000만원을 들여서 환경사업소 위치에 야구 동호인의 활성화를 위해 구장을 하나 만들어서 요즘은 즐거운 비명소리를 내고 있다. 보는 야구에서 참가하고 즐길 수 있는 야구장에서 펼치는 백구의 향연을 보노라면 쏠쏠한 재미에 빠져들곤 한다.

얼마 전 TV에 나온 김응룡 전 프로야구 감독의 이야기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베이스만 깔고 선만 그으면 야구장이 되는데 이마저도 관계기관에서 협조를 잘해 주지 않고 지원을 하지 않아 야구동호인들이 애를 먹는다는 것이다. 사실 축구장에 비해 야구장은 턱없이 부족하다. 동호인들이 지방자치단체에 야구장 조성을 계속 건의하고 있지만 예산부족 등의 문제로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현실이다.

필자는 각 지자체마다 정식 야구경기를 할 수 있는 기초적인 야구장 하나 정도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야구도 생활체육의 한 종목으로서 또한 복지차원에서라도 그렇다. 각박한 사회생활에서 억눌려 있는 시민들에게 스트레스를 발산할 기회를 주고 가족들도 아빠를 따라서 나들이 나와 피크닉을 즐길 수 있다면 지역사회에 분명 순기능으로 연결될 것이다. 또 팀과 팀끼리, 지역과 지역끼리 경기를 갖거나 작은 규모이지만 아마추어 야구대회라도 열린다면 사회 통합적인 차원에서도 이롭다는 생각이다.

건전한 스포츠는 건강한 사회를 만든다. 도내 1만 5000명의 야구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야구장이 중.고교 운동장을 포함해 30곳도 되지 않는 현실이 개선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강풍을 넘어 태풍 같이 성장하고 있는 사회인 야구, 그러나 지원책은 아직 무풍이다.박동식 (경남도의회 부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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