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의 늪에 빠진 세계경제, 어디로 가고 있나
불황의 늪에 빠진 세계경제, 어디로 가고 있나
  • 경남일보
  • 승인 2012.05.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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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석 (객원논설위원, 경상대 농업생명과학대학장)
글로벌 경제가 불황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리스 정부가 유럽연합과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은지 2년이 넘었다. 2차례에 걸친 양적 완화에도 불구하고 미국경제는 여전히 신통치 않고, 유로권은 아직도 국가부채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때 소강상태로 접어드는가 했더니 잠복했던 유럽 위기가 그리스의 유럽연합 탈퇴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최근에는 위기가 오히려 확산되는 양상이다. 스페인은 10년간 물어야 할 국채금리가 연 6%를 넘나들며 제2의 불안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프랑스는 추가 신용등급 강등설에 시달리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AAA 신용등급을 자랑하던 네덜란드까지 위기에 휩싸일 조짐이다. 유로존의 위기가 다시 확산된다면 세계경제의 먹구름도 그만큼 짙어질 수밖에 없다.

유럽 재정위기 전염병처럼 확산

특히 유럽 위기가 네덜란드로 번지는 국면이 심상치 않다. 지난해 네덜란드의 재정적자 규모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5%에 달했다. 여기에 부동산 침체로 인한 가계부채가 새로운 위기요인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가계부채 비율이 프랑스의 3배, 독일의 2배로 남유럽 수준이다. 튤립 한 송이가 집 한 채 값이라면서 세계 최초의 투기로 기록된 튤립 버블로 유명한 그 네덜란드다. 유럽대륙 첫 근대국가라고도 불리는 네덜란드는 그동안 물류중심이자 중계무역을 이끄는 강소국으로 이름을 날렸다. 그런 네덜란드마저 위기에 몰리면 유럽은 물론이고 세계경제가 공포감에 휩싸이지 않을 수 없다. IMF는 최근 세계경제 성장률을 3.5%로 상향조정하면서도 가장 우려되는 요인으로 유럽을 꼽았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장기저리 대출프로그램으로 시간은 벌었지만 여전히 불안하다는 것이다. 더욱이 유럽 위기가 금융부문에서 실물경제로까지 확산되고 있다는데 그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과연 세계경제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지금처럼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경제의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지만, 그래도 몇가지 가능성은 어렵지 않게 전망할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글로벌 경제의 기본흐름을 보면 첫째, 당분간 선진국 경제의 빠른 회복은 기대하기 힘들어 보인다.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어디를 둘러봐도 빠른 경기회복을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그래도 한가지 희망이 있다면 그것은 미국경제의 회복에 대한 기대이다. 대체로 통화정책이 1년 이상의 시차를 두고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1·2차 양적 완화가 모두 실패로 끝났다고 단정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하반기로 접어들수록 미국경제에 희망의 새싹이 돋아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둘째, 미국 달러화 가치의 점진적인 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것은 미국이 향후 2년간 저금리 체제를 유지한다고 천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이 당장 재정적자나 무역수지 적자를 크게 개선할 수 없는 처지에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런 이유로 달러화 가치는 구조적으로 하락추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일시적인 충격이나 단기적인 현상에 의해 환율이 단기적인 등락을 거듭하겠지만 기본흐름은 하향세를 유지하게 될 것이다. 오히려 미국경제의 재침체가 가시화된다면 계단식으로 급속히 추락할 가능성도 있다. 이는 곧 기축통화의 불안으로 이어져 금융시장에 상당한 혼란을 야기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달러 이외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는 당분간 계속될 수밖에 없다.

셋째, 글로벌 경제의 V자형 회복에 대한 미련은 이제 버려야 할 것 같다. 그렇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세계경제는 반복적으로 지그재그를 그리면서 느리게 성장추세를 유지할 것이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경제위기의 상흔을 치유하는 데는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었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세계경제 흐름 잘 읽고 대비해야

따라서 세계경제는 V자형보다는 단기적인 등락을 거듭하면서 점진적으로 회복하는 형태로 나타내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 간 상호 연계성이 확대돼 그 어느 때보다도 빠르게 출렁이는 현상은 피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는 우리나라도 조그만 사건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기본추세를 파악하며 종합적이고 체계적이고 단계적으로 위험관리를 잘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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