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5. 전쟁을 승리로 이끈 수학자
165. 전쟁을 승리로 이끈 수학자
  • 경남일보
  • 승인 2012.05.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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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수의 생활 속 수학이야기
기원전 214년 로마는 제2차 포에니전쟁 중에 시칠리아로 클라우디우스 마르셀러스가 지휘하는 원정군을 파견하였다. 시라쿠사의 왕은 카르타고와 동맹관계를 다시 맺었다. 로마군은 승리하는 데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에 시라쿠스와 같은 작은 나라와의 전쟁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로마군은 시라쿠사의 육지와 해안으로 공격을 감행했다. 이 전쟁이 고대 최초의 수학자와의 전쟁으로 기록된다. 한 수학자의 과학기술과의 전쟁이 된 것이다.

현재의 최첨단 기술과 같이 큰 과학기술이 사용된 것은 아니지만 2200여 년 전 당시로는 적군이 충분히 놀랄 만한 기술이었다. 시라쿠사인들은 지레와 다중 도르래의 비밀을 전수받아 대포와 해상 방위에 이용하고 있었다. 시라쿠사군의 소형 닻은 절벽 위에 있는 기중기로부터 로마 군함의 뱃머리에 닿을 때까지 내려서 다중 도르래로 끌어올리기 때문에 군함이 수직으로 매달리게 되어 막강함을 자랑하던 로마 전사들은 바다 속으로 처박히곤 하였다. 도시의 벽을 따라 올라가려던 로마군의 장비는 군함이 성벽에 접근할 때마다 성벽 위에서 흔들리는 기중기에 달려 있는 바윗덩어리에 부딪쳐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 파괴된 군함 중 나머지는 공격 사정권 밖으로 후퇴하였다. 그러나 시라쿠사군은 육지에서 포물경을 이용하여 바다 위에 있는 배를 불질렀다. 로마군은 정말 속수무책이었다. 육지로 공격하던 로마군들도 투석기에서 폭풍우처럼 쏟아지는 화살, 창 그리고 바윗덩어리 속에서 갈팡질팡하며 후퇴할 수밖에 없었다.

마르셀러스는 새로운 작전을 구사하기로 하였다. 로마군은 야밤에 육지를 통해 시라쿠사의 성벽으로 몰래 잠입하였다. 가까이 근접하게 되면 투석기가 효력을 발휘하지 못할 것으로 생각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더 무서운 기계를 만나게 된다. 플루타르크에 의하면 “성벽의 모든 지점으로부터 화살이 쏟아지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셀 수 없는 재앙이 날아들었다” 고 한다. 마르셀러스는 “우리의 배를 바닷물을 퍼내는 컵으로 사용하는 놈들, 단번에 수많은 화살을 발사하여 전설에 나오는 수백 개의 손을 가진 괴물을 능가하는 놈들” 이라며 후퇴를 하였다. 무적의 로마군단은 성벽에서 한 가닥의 밧줄이나 나뭇가지를 보기만 해도 도망치는 신세가 되었다.

3년이 지나고서야 도시는 정복되었다. 연구에 몰두하던 수학자는 로마군의 침입과 도시의 함락을 전혀 알아채지 못하고 모래 위에서 원을 그리고 연구를 하고 있었다. 갑자기 한 군인이 다가왔다. 그는 “내 원을 밟지마라!”라고 외치며 병사에게 화를 내었다. 그러자 그 병사는 그 사람이 바로 마르셀러스가 죽이지 말고 모시고 오라던 수학자인지 모르고 죽이고 말았다. 그 수학자는 고대 최고의 수학자이자 뉴턴, 가우스와 함께 세계 3대 수학자로 추앙받는 아르키메데스였다. 적장은 아르키메데스를 적이지만 존경하였기에 평소의 유언대로 아르키메데스의 묘비에 원기둥에 내접하는 구를 새겨 놓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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