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 여성은 어떻게 살고 있었나?”
“조선 후기, 여성은 어떻게 살고 있었나?”
  • 임명진
  • 승인 2012.05.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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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경상대학교 여성연구소 학술대회 개최
국립경상대학교(GNU·총장 권순기) 여성연구소(소장 이혜숙)는 5월 31일 오후 2시부터 사회과학대학 멀티미디어실(151동 310호)에서 ‘조선 후기, 여성은 어떻게 살고 있었나?’라는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이혜숙 여성연구소장은 “인류의 반은 여성이라고 하지만, 역사 속에 나타난 한국여성의 삶과 활동에 대해서는 자료와 관심의 부족으로 그동안 별로 다루어지지 않았다”면서 “우리 역사 속에서 여성이 어떻게 살고 있었고, 살아 왔는가를 살펴보는 것은 단순히 과거의 역사를 살펴본다는 것뿐 아니라 현재 한국여성의 현실을 이해하고 미래를 전망하기 위해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며 학술대회 개최 의미를 설명했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김명주(경상대 일어교육과) 교수의 사회로 ▲조선시대 여성의 노동과 경제생활(발표 김경미 이화여대 HK연구교수, 토론 김준형 경상대 역사교육과 교수) ▲조선후기 연행(演行)주체로서의 여성(발표 강인숙 경상대 민속무용학과 교수, 토론 이애현 남서울대 사회교육원 교수) ▲대하소설 여성수난담의 성격-‘완월회맹연’을 중심으로(발표 장시광 경상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토론 이경 한국국제대 교양학부 교수) 등의 논문이 발표된다.

김경미 교수는 논문에서 17세기 이후 조선시대의 가정 내 노동을 수행하고, 가정경제를 경영했던 여성들의 경제생활, 그것이 갖는 사회경제적ㆍ여성사적 의미를 밝히고 있다.

김경미 교수는 “조선후기 여성들의 가사노동은 국가적ㆍ가정의 차원에서 권장되었으며, 이는 국가경제·가정경제의 필수적인 부분이었기 때문이다”면서 “따라서 여성교훈서는 방적 등 여성노동을 강조했으며, 행장이나 묘지명 등의 기록에서도 모범적인 행동으로 계속 칭송되었다”고 지적한다. 또 “이러한 경제활동은 여성들의 지위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여성의 경제활동이 가부장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와 연결되는 문제로 새로운 논의를 요한다”며 계속적인 연구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강인숙 교수는 조선 후기 ‘교방가요’에 나타난 진주 기녀들의 공연양상을 살펴보고 있다. ‘교방가요’는 1872년 정현석이 편찬한 서적으로, 조선 후기 진주 교방 정재(呈才)에 관한 모든 정보가 자세히 수록되어 있다.

강인숙 교수는 기녀에 대한 개괄적 이해(기녀의 정의ㆍ유형ㆍ교육), 교방가요에 나타난 기녀의 공연양상 등을 자세히 분석한 뒤 “‘교방가요’를 통해 조선후기 교방정재의 실황을 살펴볼 수 있으며, 또한 척박한 환경에서 자유로운 의식을 지녔던 기녀들의 의식을 살펴볼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강인숙 교수는 진주 교방정재를 통해 ▲기록된 춤의 유형이 다양하다 ▲모든 종류의 춤이 연행되었다 ▲교방정재는 궁중의 정재보다 진행절차나 형식이 매우 자유롭다 ▲궁중정재보다 놀이적 요소가 강화되었다 ▲무언극을 통해 기녀들의 척박한 삶과 자유의식을 표출하였다는 결론을 도출하고 있다. 즉, 연행의 주체로서 여성들의 다양한 삶과 자유로운 의식 등을 엿볼 수 있다는 것이다.

‘완월회맹연’은 180권 180책으로서 한국 고전소설 가운데 가장 긴 소설이다. 작가는 전주 이씨라고 알려져 있으나 공동 창작일 가능성도 제기되어 있다. 창작 시기는 17세기 후반부터 18세기 사이로 추정된다. 장시광 교수는 ‘완월회맹연’에 보이는 여성수난의 계기ㆍ과정ㆍ해결 양상을 살피고 여성수난의 의미를 분석했다.

장시광 교수는 “가부장제 사회에서 여성은 그 존재 자체로 이미 수난이 예고되어 있다”며 “‘완월회맹연’에서도 여성들은 남편과 친부모와의 갈등 사이에서 수난을 당하는가 하면(장성완) 자신의 아들을 종통으로 세우려는 의모의 계략 때문에 수난을 당하기도 한다(정월염). 이외에 남편의 호방한 기질 등으로 수난을 당하기도 한다”고 설명한다.

또 “‘완월회맹연’에서 여성은 수난을 통해 새로운 자질을 추가하며 성장하지는 않는다. 이 점은 수난을 통해 단련되고 성장하는 남성 인물과는 사뭇 다른 점”이며 “여성의 수난 자체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여성으로서의 삶의 기구함을 드러내는 기능을 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임명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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