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발굴은 국가의 무한책임을 다하는것”
“유해발굴은 국가의 무한책임을 다하는것”
  • 경남일보
  • 승인 2012.06.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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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률 (육군 39사단 밀양대대 중령)
이 땅에서 동족의 가슴에 총부리를 겨누고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긴 6·25전쟁이 일어난지도 어느덧 60여 년이 흘렀지만 우리의 삶의 터전 곳곳에는 아직도 전쟁의 후유증과 상흔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6·25전쟁 50주년을 맞아 지난 2000년도부터 시작된 6·25전사자 유해발굴 사업은 지난해까지 5999구의 유해를 찾았고 유가족 유전자 시료채취를 통해 호국용사들의 유해를 국립현충원에 안장하여 모시고 있다.

6·25전쟁 당시 풍전등화의 위기 상황에서 오직 국가를 위해 가장 소중한 자신의 목숨을 바쳤던 수많은 선배 전우님들이 아직까지 이름 모를 산야에 묻혀 소리 없이 후배들을 기다리고 있을 것으로 생각하면서 한 달여간 올해 창녕지역 유해발굴 책임부대장 임무를 수행하게 되었다.

창녕지역은 낙동강 전투의 마지막 보루로 경남지역에서는 전투가 가장 치열했던 곳이다. 유해발굴단 장병들은 치열했던 전투현장 곳곳에서 말없이 숨져간 전사자들의 소중한 유해 26구와 숟가락, 전투화, 만년필, 탄약, 수류탄, 먹다 남은 전투식량 등 1430점의 다양한 유품들을 발굴하였다. 어떤 유품에는 전사자의 이름이 새겨져 유족을 찾는 결정적인 단서가 되기도 하지만, 대부분 참혹했던 당시 상황과 오랜 세월의 풍파로 인해 신원을 쉽게 확인할 수 없어 임시 감식소와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 보내져 정밀감식을 통해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

유해발굴 현장에 투입된 장병들과 60년이란 세월을 거슬러 선배 전우님들의 치열한 전투현장을 되새기며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구국의 일념으로 온몸을 아끼지 않으신 선배님들의 참 군인정신을 새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60여년이 지난 지금, 전쟁의 상흔이 채 가시지도 않았지만 북한은 극심한 경제난으로 주민들이 굶어 죽어 가는 최악의 상황인데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에 포격도발을 일으켜 국군장병과 선량한 민간인까지 희생시켰으며, 최근에는 장거리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고 핵실험을 하겠다고 우리를 위협하는 등 위협의 수위가 도를 넘어서도 있다.

이에 우리 군은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적과 24시간 맞서고 있다는 항재 전장의식을 갖춘 상태에서 이 땅에 다시는 6·25전쟁과 같은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전투형 강군 육성에 매진하고 있다. 그리고 이 땅 어딘가에 묻혀 있을 선배 전우들의 머리카락 한 올이라도 반드시 찾아서 사랑하는 가족의 품으로 돌려 보내드리기 위한 유해발굴 사업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이제 올해 경남지역 유해발굴은 모두 마쳤지만 앞으로 있을 유해발굴에 소중한 단서가 될 참전용사와 지역주민들의 제보를 수시로 접수하고 있는 만큼 지역주민들의 변함 없는 관심과 참여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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