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제로에 도전하는 런던 베드제드
탄소 제로에 도전하는 런던 베드제드
  • 경남일보
  • 승인 2012.06.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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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철현 (진주시의원)
영국 런던 서튼(sutton) 지구에 있는 베드제드(BedZED)는, 베딩톤 제로 에너지 개발(Beddington zero Energy Development)이란 화석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고 개발한 지역이라는 뜻이다. 친환경 주거단지로 세계적 명성이 있는 곳이다.

이번 진주시의원 연수일정에서 가장 기대되는 곳으로 숙소에서 설레는 마음으로 출발했다. 약속한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한 일행은 버스에서 잠시 쉬다가 베드제드를 설명하고 안내할 사람을 만났다. 40대 초반의 한인여성은 베드제드를 설계한 제드팩토리(Zed Factory)에서 근무하는 건축설계사라 소개하고 열정적으로 설명하는데 환경운동가처럼 보였다.

베드제드는 원래 오수처리시설 부지였는데 이곳을 저소득층 지원 자선기관인 피버디 트러스트(Peabody Trust)가 부지를 매입하고, 바이오 레지오널 개발그룹(Bio Regional Development Group)과 합작으로 건설했다. 설계는 제드팩토리(Zed Factory)에서 맡고 설계담당은 회사의 대표이며 수석 건축가인 빌던스터(Bill Dunster)가 맡았다. 2000년부터 시작해 2002년에 완공된 친환경 주거단지로 100가구의 주택과 사무실, 헬스클럽, 유치원, 카페, 회관이 있으며 건물의 수명은 120년을 기준으로 건축됐다. 베드제드의 건축특징은 이 지역 기후환경을 정밀 분석, 설계에 최대한 활용해 에너지 절감효과를 극대화했다. 패시브 하우스(Passive house) 도입으로 주거용 공간은 남쪽으로 배치하고 유리창을 크게 해 햇볕을 최대한 활용했다. 이 유리창은 3중으로 하고 외벽은 단열용 목재가 들어 있는 50cm 뚜께로 해 기밀성과 단열성을 높게 했다.

지붕에 닭 볏 모양의 환풍기 장치는 실내외 통풍과 온도를 조절할 수 있도록 열 교환기가 부착돼 있다. 바깥의 찬 공기가 실내의 더운 공기와 섞이면서 따뜻해져 70%의 에너지 손실을 줄이도록 설계됐다. 별도의 난방기구를 사용하지 않아도 적정한 실내온도를 유지할 수 있다. 또한 지붕에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해 에너지를 활용하고 옥상의 잔디를 이용한 빗물 집수시설을 갖춰 지하에 저장해 화장실, 정원수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건축자재는 50km 이내에서 구입할 수 있는 자연소재나 재활을 최대한 이용했다. 건축에 필요한 철의 90%는 인근의 브링톤 철로를 재활용해 건축자재 수송으로 발생되는 탄소배출도 최소화했다.

입주 첫해는 교육 프로그램 운영으로 환경과 공동체 의식을 높여 줌으로써 영국의 일반 이웃 주민들의 이름을 평균 5∼6명 알고 있는데 반해 여기는 평균 20명 정도라 이웃과 친밀감도 높고 생활의 만족도도 높게 나온다. 식자재는 가구별 텃밭이 있어 채소의 40%는 직접 재배해 사용한다. 다른 재료는 로컬푸드(Local food) 시스템을 활용, 운송할 때 배출되는 탄소도 최대한 낮추도록 했다. 자전거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단지 내 턱을 없애고 전기자동차도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시티카(City car)사와 계약해 사용하고 있다. 이로써 인근 지역주민들보다 전기 사용량이 45%가 줄었다. 물 사용량은 58%, 온수용 에너지는 80%, 쓰레기 배출량도 60% 감소되고 있다.

산업혁명 이후 무분별한 화석연료가 사용되면서 생활은 풍요롭고 편리해졌지만 과다하게 배출되는 탄소로 인해 지구의 온난화가 심각해지고 있다. 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으로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상승되고, 사막화가 점점 가속화되고 많은 동식물이 멸종위기에 놓여 있다. 또한 폭풍과 집중호우로 피해도 심각해지고 있는 현실이다.

우리나라도 2010년부터 탄소배출권 거래제를 시행하고 있다. 탄소를 줄이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우리 생활주변에도 생각 없이 배출되는 탄소가 많다.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실천한다면 많은 탄소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특히 진주는 최첨단 주택을 짓는 LH가 이전하게 된다. 영국 런던의 베드제드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친환경 주거지라 하지만 앞으로 우리나라 LH가 연구·개발해 베드제드보다 더 진보적인 주택을 지어 세계에서 주목받는 날이 올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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